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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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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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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BY yks1121 2002-12-04

새벽에 나오려고 하는데 동건이 엄마에게서 전화가왔다.
아침을 배달 했으니 먹고들 가라고 하셧다.
모두들 점심때 쯤 들어갈거니까 부담 갖지 말라는 배려 전화였다.
정말 대단 하신 분이셨다.
몇은 교회로 성당으로 나갔고 우린 좀더 남아 있기로 했다.
아침잠이 많은 정효를 깨어 밥을 먹고 10시쯤 밖으로 나왔다.
동건이도 우리와 함께 나섰다.
사실 밤새 놀아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분위기상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아 그냥 있었다.
세현인 버스 타고 한 바퀴 돌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정횬 파트너 였던 경화를 데려다 줘야 한다고 해서 빠지고 나와 서희 동건이 세현이만 버스 타고 돌기를 했다.
종점이 제일 긴 버스를 잡아 타고 시내를 한바퀴 도는 것도 재미 있었다.
차가운 바깥 공기완 다르게 스팀을 틀어 따뜻한 버스에 올라 타다 잠이 왔다.
세현이 어깨에 머릴기대자 너무 편했다.
그냥 헤어지긴 아쉬어서 버스 타기를 권한 세현이의 배려였다.
우리중 나에 대한건 정말 제일 먼저 눈치 체는 세현인가 보다.
서희와 동건인 손을 마주 잡고 앉아 바같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눈이 내렸으면 정말 분위기 짱일 텐데.....그래도 행복한 크리스마스니까....눈을 주지 않은 하나님을 용서해야지.....
바깥으로 들려오는 캐럴송을 자장가로 들으며 잠을 청했다.

12시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갔다.
세현이 날 바래다 주면서 주머니에서 작은 선물을 하나 더 꺼냈다.
공원으로 자릴 옮겨 풀어보았다.
작은 악마몽이 달려 있는 귀여운 핸드폰 걸이 였다.
악마몽 몸통에 세현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커플링을 하고 싶었지만....그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암튼 네가
빨리 맘의 문을열여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그얘긴 그만해....너 한테 미안한 마음 뿐이니까..."
"주희에게 얘기 들어서.....미리 방패막 못 되준것도 ...."
"알았어.....이젠 그 얘긴 정말 그만하자...."
"그래....3학년 되면....그때 가서 또 수험을 핑계로 헤어지자 하는 그 비슷한 말 하면 알지....?그땐 절대 용서 못해..."
"알았어.....열심히 해서 그런 생각 안들게 할게.....네가 많이 도와 주면 되잖아..."
내말에 세현이 웃으며 그렇겠다고 했다.

연말이 되어서 종로로 보신각에 갔다.
정효는 경화와 사귀기로 했는지 이번에도 함께 나왔다.
경환 우리와도 어색하지 않게 잘 지내었다.
낯설지 않은 어색함이 없어 더욱 편한 친구가 될 것 같았다.
동건인 3학년을 마치고 바로 형이 있는 미국으로 들어갈 거라고 했다.
미국에서 로 스쿨을 다닐 생각이라고 해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서흰 이미 얘길 들었는지 놀라는 얼굴이 아니였다.
순간 동건이가 다른 세계에 사는 애처럼 보여줬다.

보신각 종소릴 듣고 종로에서 명동으로 나왔다.
거리거리가 화려한 네온사인과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 되어져 있어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중간에 세현이가 찢어 지자고 해서 좀 당황스러웠지만 남자애들 끼린 벌써 약속이 되어있었는지 금방 오케이 했다.
나와 세현인 서희와 동건이 명동 성당으로 향하는 걸 보고 남산 타워로 향했다.
정효가 자기가 먼저 생각해낸 거라며 우리에게 비키라고 했지만 발빠른 세현이 지하계단을 먼저 내려가는 바람에 우리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남산으로 가는 길목엔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더 운치가 있었다.
국립국단 앞에 세워진 대형 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환상의 빛도 보기 좋았고 그제 내린 눈으로 쌓여 있는 언덕도 보기 좋았다.
드라이브 족들이 너무 많이 지나다녀 그게 좀 통행에 불편을 주었지만 그런데로 기분이 상하진 않았다.
내게 팔을 두루고 있어 손이 시렵지 않냐고 하자 그럼 손잡아 줄거냐고 해서 난 웃었다.
손을 잡아 주머니에 넣는데.....많이 차가워져 있었다.
금방 따스해질 거라며 세현이 다가와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이젠 전 처럼 놀라거나 하진 않았다.
그냥 설레임이 있어 좋았고....세현이라서 더 좋았다.
마치 익숙한 ....공기처럼 생각되어 졌다.

타워에 올라 가기는 하늘의 별을 딸 정도였는데 세현이 어느새 예약을 해 두었는지 우린 쉽게 올라 갈 수 있었다.
타워 꼭 대기에서 본 시내 거리는 마치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처럼 보였다.
지나다니는 차도 별들이 행성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것 같았다.
아름다운 밤이였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마치 우리가 모두에게ㅜ 선물을 가져다 주는 산타의 순록이 되어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

1시쯤 타워에서 나와 남대문 시장으로 나섰다.
새해 첫날 이였다.
날씨가 많이 추워서 포장마차에 들러 오뎅을 사먹었다.
감기 기운이 있는지 세현이 콜록거렸다.
혜린 언니 시집가던날 세현이와 정효가 축가를 불러줬는데.....그때가 생각이 났다.
사랑이라는 곡이였는데....정말 좋았다.
둘의 기타솜씨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갑자기 혜린언니가 왜 생각이 나는건지......혜린언니도 호주에서 오늘을 맞고 있겠지....거긴 벌써 어제 였나...?
세현이 기침을 몇번 더해 그만 집으로 가자고 했다.
세현인 괜찮다고 했지만 내가 걱정이 되어서 안되겠다고 했다.
자기가 감기 걸려서 뽀뽀도 못하겠다며 세현이 아쉬워 하길래 내가 해준다고 했다.
정말 용감하지 않나....?

아파트 입구에서 세현이에게 약속대로 뽀뽀를 해주었다.
입술만 살짝 대었다가 금새 떼어버리는 날 보며 세현인 좀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여기서 더 어떻게.....
그런 날 보며 세현이 싱긋 웃었다.
"나도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 ......앞으로 연습많이 해서 우리 서로 잘해보자 알았지...?"
".....너...그말 정말이야....?"
"무슨말....?"
"....너 우리학교 바람인데.....키스가 첨이라는것 ....믿을수 있는 말이냐구...?"
"당연하지....난 아무에게나 함부러 입맞추고 그러지 않아....감정건드리기는 좀 해봤지만....육체적인 접촉은 없었어....다 더하고 처음으로 할거야.....내가 얼마나 순진남인지 ...넌 알아야해...."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말하는 세현이가 너무도 귀여워 보였다.
정말일까 하는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지만.....세현이 성격상 그런 거짓말은 하지 않을거라는걸 알기에 믿기로 했다.
정말 세현이 말대로라면......너무도 기쁠 것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랑얘기....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