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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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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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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BY yks1121 2002-12-01

물론 친구들은 굉장히들 좋아하며 낭만적이니 너무 멋있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우리들은 으례히 그런 얘기들을 좋아하니까....
나만 좀 예외지만.....
겨울 방학이 끝나면 바로 고3수험생이 된다는 생각에 모두 벌써 부터 긴장들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들도 매일...매 시간마다 수업 앞에 내년부터 수험생이니까...정신 바짝 차려라 하는 얘기들 뿐이다.
하긴 고교 입학과 동시에 시작된 이야기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니 거기에 대해서 토 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선생님들도 하시고 싶으셔서 하시진 않을 것이다.
그저 모두가 다 그러니까...혼자만 안하면...괜히 왕따 당할까봐...그런말 매일 하시는 선생님들과 매일 들어야만 하는 우리들....불쌍하긴 매 한가지다.
그래서 일까.....우린 늘 긴장의 고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습관 처럼 집에 들어오면 책상앞에 앉게 되는 것이다.
내게 있어 좋은습관이 있다면 숙젠 꼭 집에서 해간다는 거다.
중학교 때 부터 지금까지 숙제를 빠뜨려서 친구의 노트를 보고 베낀적은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매번 보여주는 쪽이였다
반 친구들은 매번 내게 숙제를 보여 달라고 했고 난 으레히 있는 일이니까 기꺼이 보여준다.
방과후에 함께 못하니까 점심시간에 매점에 다녀오는 친구가 있으면 가끔씩 내 간식도 챙겨주곤 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고 보면 은근히 반에서 한 인기하고 있는것도 같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기분이 업그레이드 된다.
또 행복한 저녁이 되었다.

아침에 세현이 내 책상위에 박하사탕을 두개 얹어 두고 갔다.
방송 끝내고 들어오는데 짝인 재영이 그렇게 말하며 물었다.
"윤세현이 이거 너만 먹으라고 당부까지 하고 갔어얘...무슨 일이야..?"
궁굼해 하는 재영일 보며 난 아무일도 아니라고 했지만 ...신경이 쓰였다.
왜 갑자기 학교에서 까지 이러는 걸까...
굳이 이렇게 티 안내도 되는 일을....
마마보이로도 부족해서 이번엔 떠벌이로 각인 되고 싶은 걸까...?
뒤돌아서 세현일 봤다.
동건이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핸드폰으로 문자 메세지를 보내는지 연신 손을 놀리고 있었다.
난 교실로 들어오면 늘 핸드폰을 끈다.
방송실에 들어서면서 꺼놓는 거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동건이와 세현이 동시에 날 보며 눈인사를 보낸다.
동건이에게만 응답을 하고 고갤 돌리는 날 보며 인상쓰는 세현이 보였다.
수업벨이 울리고 첫 시간인 영어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날 쏘는 세현이의 전자파가 느껴졌지만 짐짓 태현한 척 하느라 목이 뻣뻣해 아팠다.
괜한 행동을 해서 뒷감당을 못하고 일교시를 보냈다.
세현이가 날 찾을 것 같아 재영일 데리고 화장실로 향했다.
별로 가고싶지 않았는데...다른 탈출구가 없기에...

점심시간에 서희에게 갔다.
점심시간 동안 음악을 틀어주고 있는데 서희가 점심 담당 이였다.
방송실 문을 열자 점심을 막 끝내고 일어서는 서희가 보였다.
내게도 율무차를 한잔 타주며 서희가 말했다.
"아까 복도에서 영은이 만났거든...걔 ..알고 있더라....너하고 세현이 사귀는것......그럼 주희도 알고 있다는건데....넌 모르고 있었지....?"
서희의 말에 난 율무차를 식히려 후후 입김을 불고 있다가 멈칫했다.
걔들이 어떻게 알았을까?
세현이 말한걸까...?
아님....어제 옥상에서 우릴 본 애들이 소문을 낸 것일까...?
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던 세현이 얘길 그냥 곧이 믿어버린 나의 단순함...정말 어떻게 안걸까...
혹시...설마...세현이가 직접 말한건 아니겠지....
순간 어제 엄마일도 있고 해서 난 세현이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율무차를 반쯤 마시고 내려놓고 난 대답을 구하는 서흴 뒤로 방송실에서 나왔다.
농구를 하러 나갔는지 교실에 세현인 없었다.
점심후 세현인 동건이와 함께 늘 농구대를 찾곤 했다.
그래서 여자애들 팬이 더욱 많은 건지도 몰랐다.
핸드폰을 켜고 문자 메세지를 날렸지만....역시 응답이 없다.
전원이 꺼져 있다는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침엔 내가 피하고....필요할 땐 옆에 없고....

매점에 다녀왔는지 통통이 내짝 재영이 웨하스를 내밀었다.
내 피부가 존슨즈 cf에 나오는 애들보다 더 맑고 깨끗하다며 우유만큼이나 내게 잘 어울리는 과자가 웨하스라며 매점에 가면 사다주었다.
사실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면서.....
웨하스를 하나 입에 무는데 복도 창에 영은이와 주희가 보였다.
복도쪽에 자릴 하고 있는 친구에게 날 불러달라고 부탁하는듯 했다.
역시....반 친구가 내게 고개짓을 했다.
웨하스를 마저 입에 집어 넣고 복도로 나갔다.
좀전에 서희의 얘기를 확인하려고 날 찾은듯 했다.
둘은 좀 위화감을 주는 분위기 인데...
나의 유일한 편 서흰 아직 방송실에 있고....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재영이가 날 보고 있긴 해도...힘을 나눠달라고 하기도 뭐했다.
그냥 혼자 당해야지뭐....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고...옆에 없는 세현일 탓하면서.....

점심시간이 얼마 안남아 있는게 다행이였다.
주희가 동쪽 베란다로 먼저 향했고..그 뒤을 내가 따르고 영은이 왔다.
무슨 얘기인지 금방 감이 잡혔다.
주희와영은이 얼굴이 굳어 있었다.
주흰 좀 충격을 먹은 듯한 얼굴이였다.
역시나 얘긴 주희의 영원한 오른팔 대변인인 이영은이 시작했다.
"시간이 별로 없어 단도직입으로 묻겠는데.....너하고 윤세현 사귀니..?"
정말 간단 명료하게 물었다.
그만큼 급하다는 뜻이겠지...
얘기를 돌려 말하면 더 기분 나빠 할것 같아 난 사실이라는 뜻으로 고갤 끄떡였다.
마치 확인 사살이라도 당한듯 둘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 굳어졌고 좀 무서운 기운 마저 풍겼다.
"네 생각이 아니라....세현이도 네가 사귀자는 말에 OK 한거란 말야..?"
"잘 못 알고 있는것 같아서 말하는데....사귀자는말은 세현이 먼저 했어...내가 아니라구..."
"암튼....그건 됐구....유서린 너 윤세현한테 전혀 관심 없었잖아..?이게 어떻게 된일이니..?"
영은이 말에 난 좀 벙뜬 기분이였다.
내가 세현이에게 관심이 없었던게 무슨 상관이야....지금 관심이 있으면 됐지....?
"그렇잖아...?말좀 해봐....서린이 너 세현이에게 관심 없었지...?"
"관심이 없진 않았어....그게 이런 마음이였는지 깨닫지 않고 있었을 뿐이였어.....세현이가 말하기 전까진 잊고 있었던 감정이였어.."
"넌...나빠...것도 아주 많이..."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주희였다.
울음 가득문 화난 말투....
영은이 태도도 신경이 거슬렸는데....내게 나쁘다고 말하는 주희의 말은 더 내 신경을 거슬렸다.
"무슨소리야...?내가 왜 나쁜데...?내가 너 한테 뭐 해되는 일이라도 한거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거야...?너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기나 한거야....지금 이게 얼마나 말도 안되고 기분 나쁜 상황인지..."
흥분한 어조의 영은이였다.
수업 예비벨이 울리고 있었지만 흥분으로 뛰는 가슴을 진정 시키진 못하고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왜 기분이 나쁜진 모르지만...내가 세현이하고 사귀는건 우리 둘 사이의 일인데...왜 아무 상관도 없는 니들이 날 찾아와서 나쁘다느니...상황이 나쁘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거야....이게 더 이해가 안되는 상황아니니..?"
덩달아 언성이 높아진 나였다.
"얼마나 ....얼마나 오래된 감정인줄 알아....세현이에 대한 내 감정...햇수로 5년 째야....다른앤 한번도 담아둔적 없었어....동건이가 그애와 친하다는 이유로 잠시 이용한것 빼곤....단 한번도 없었어...내가 세현일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둔건.....넌 상상도 못할 아픔도 있는 긴 시간이였는데...단지 나보다 더 빨리 세현일 만났다는 이유로 그애의 맘을 얻은건 ....너무해....더구나 너 걔한테 진실한 눈 빛 한번 준적 없었잖아..."
오열하듯 울먹이며 말하는 주흴 보며 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주희의 눈물에 같이 울음을 터트리는 영은이의 행동도 쉽게 이해가 안되었다.
수업벨이 울려서 인지 복도엔 수업을 준비하려 교실로 들어가는 선생님들과 아직 복도에 남아있던 학생들의 발소리에 웅성거림이 더해 들렸다.
하지만.....우린 움직일 수 없었다.
너무도 기막혀 하며 제감정에 취해 울고 있는 주희와 그앨 달래며 내게 원망의 눈빛을 보내는 영은이의 시선....모든게 날 갑갑하게 하고 있었지만...난 못이 박힌 사람처럼 아무 미동도 할 수 없었다.
동건일 이용할 만큼 세현이에 대한 마음이 컸다는 주희의 고백은 조금은 날 흔들리게 했다.
그래서 내 친구 서희의 작은 행복을 깨트린 거란 말인가...
자기의 행복을 위해서....자긴 다른 사람의 맘을 짓밞아도 되고 다른 사람은 그러면 안된다는 건가....이런 생각이 들자 슬슬 화가나기 시작했다.
눈물 흘리며 오래된 사랑에 가슴아파하는 주희의 마음이 이해가 안되는것도 아니지만.....남의 감정은 생각하고 자기 감정만 중요하다고 말하는 주희가 첨 처럼 곱게만 생각되진 않았다.
침묵이 좀 길어지자 영은이 말했다.
수업중인 복도는 조용했다.
창밖에서 체육을 하는 소리만 간간히 들릴뿐 고요한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그걸 의식해서 인지 영은이 목소린 낮았지만 아직 내게 많은 감정을 담고 있었다.
소릴 지르고 싶은걸 애써 참고 있음을 느낄수 있는 정도의 낮은 톤의 목소리로 내게 확인하듯 물었다.
"주희 맘 알았으니...이젠 어떻게 할거야....?"
웃음이 나오려 했다.
난 다른애들이 보기에 나쁘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아이도 아닌데....할수 없이 나쁘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아이가 될수 밖에 없었다.
"내가 주희 맘 알았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거라고 생각하니....?그럴 생각도 없지만....만약 내가 물러선다면 세현이랑 주희가 잘?튼킷遮쨘맛揚?있니....그렇게 자신있냐구...그러니..?"
좀 심술궂어 졌다.
"그럼....그런 기대치도 없는데 널 찾아 왔을것 같아....난 많이 준비했어....긴 시간동안 세현일 잘 관찰하고 보아왔어...그애가 원하는 여자친구가 어떨지 알고 있다구....덧 붙여 말하자면...넌 한번도.단 한번도 생각지 못했어...단 한번도...."
주희의 말도 상당히 심술인것 같았다.
아까 흐르던 눈물은 다 어디로 갔는지....
평소의 강주희로 돌아왔다.
자기아래엔 사람있고 자기위엔 아무도 없이 자기가 제일 이라는 얼굴의 강주희 ....
그편이 상대하기가 더 쉽고 편했다.
상처생각하며 조심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렇게 많이 준비했으면.....한번 고백이라도 해보지 그랬어....아무것도 못하고 내게 당하기 전에...."
나의 조소에 주희와 영은인 좀 쇼크를 먹었는지 금방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정통으로 먹혀 들어간것 같다.
평소에 물에 물탄듯 아무생각없어 보이던 흐리멍텅구리라고 생각했던 내게 일격을 당한게 기분이 상했나보다.
금방 얼굴을 찌뿌리면서 응해왔다.
"못한게 아니라....좀더 기횔 옅보고 있었던 거야...너도 알다시피...난 우리학교 애들이라면 거의 알게 끔 윤세현인 나 강주희가 찜한 남자애라고 공공연히 공표하고 다녔어...너도 그건 알고 있었지....?설마 몰랐다곤 하지 않겠지...?"
따지듯 묻는 주희에게 난 다시 한번 상황판단을 위해 알려주었다.
"분명 말하는데....내게 먼저 사귀자고 말해온건 윤세현이야....내가 아니라구,...."
"내 감정 알고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허락하지 말았어야 하는것 아니니....우린 친군데.....넌 그순간 내가 한번도 걸리지 않디..?
자존심 바닥까지 버려가며 세현일 좋아한다고 표내고 다니는 내가 정말 한번도 맘에 걸리지 않았던거야....우린 남도 아닌 친구인데...."

자꾸자꾸....친구라고 말하는 저의는 뭔지.....
맘이 편치 않았다.
강한 일격을 받은 기분이였다.
친구라.....뭐라고 대 받아 칠 말이 선듯 생각이 나지 않았다.
무릎을 굽혀 앉는 주흴 보며 난 심란한 기분이였다.
기를 너무 써서 힘이들어서 인가....주흰 얼굴이며 손목도 하얗게 질려 있었다.
"미안하다....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그때 상황이 갑자기 일어났던 거라...내 감정 수습도 힘들었거든....그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세현이와 사귀는 것 다시 한번 생각해봐....정말 미안하다면 말야....그래 줄 수 있지...서린아...."
정말 ...어떻게 이렇게 말꼬릴 물고 늘어드는지....얜 정말 자존심이 없는 걸까...
내 말에 금세 정신이 든듯한 얼굴로 일어서며 주희가 말했다.
날 얼르는 어조로.....
몇분새로 이렇게 내 감정의 기폭이 심하게 차이가 나다니.....
혈관이 흐르다가 멈추기를 몇번씩 되풀이 해서 인가 머리가 어지럽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게....뇌의 흐름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럼.....노력이라도 해볼께 기횔줘.....세현이에게 고백하겠어...내 오래된 마음을 전해 볼꺼야....그리고 나서 승부해...."
"승부...무슨...?"
"너도 세현이와 사귀는게 아니라 나와 똑같은 위치에서 승부를 내 보자구...누가 더 세현이에게 어울리는 여자친구인가....모두에게 인정받을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페어플레이 해보자구..."
"이미 사귀고 있는데....무슨 .....?"
"거절 하란말야....세현이에게 말해서 사귀는 걸 보류하자고 하란말야....이대론 내가 너무 억울하지 않겠니...?다시 같은 조건에서 시작해보자...그래서 세현이의 맘을 붙잡는 사람이 ...세현이의 옆에 있는걸루....들어 줄 수 있는 부탁아니니....네가 날 친구로 생각한다면 말이지....."
간단명료 해서 좋다.
친구라는 말에 내가 움찔한다는 걸 알고 그게 마치 내 아킬리스건 이라도 되는양.....
내키지 않았지만 주희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말 에 난 그만 쉬고 싶었다.
긍정하는 뜻으로 난 고갤 끄떡였다.
"지켜야 할 룰이 있어..."
규칙씩이나...있다구....연구 많이 했군...내가 이렇게 함정에 빠지길 미리 알고 있었나 보군......
"절대 ...여기서 있었던 일을 세현이가 알게 해선 안돼....그 누구도...물론 조서희도 알면 안되지....알아들었어..?"
알아들었어...?라니.....정말 기막히군...
아까 보였던 눈물은 연기였나....
순간 강주희가 무서운 애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함정에 빠져도 아주 깊은 함정에 발을 들여다 놓은 것 같았다.
벌써 저 밑 바닥에서 알 수 없는 강력한 것이 내 발을 잡고 끌어내리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 ....세현이에겐 어떻게 말할까...?갑자기 사귀자는 걸 보류하자고 하면 많이 놀라고 당황할 텐데...."
"그건 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조언을 듣고 싶다면...."
"........"
"갑자기 사귀게 되어서 적응이 안된다고 얼버무려.....좀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구 하던가....이유는 많잖아...정말 널 많이 생각한다면 그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지 않아...사실....그런 커플도 많고...그지 영은아...?"
간드러지는 목소리의 주희 말에 영은인 금방 그렇다고 고갤 끄떡였다.
가증스러운 것들.....
뭐라 한 마디 쏘아주려다가 난 관뒀다.
어차피 그렇게 하기로 해놓고서 지금와서 딴 말 하기도 그렇고 이젠 정말 쉬고 싶었다.
더이상 상대하고 있기엔 내 신경줄이 너무 팽팽히 당겨져 있었다.
둘과 헤어져 난 양호실로 향했다.
빠진 수업시간의 핑게도 되고 사실 둘과의 언쟁에 너무 신경을 섰더니 정말로 머리가 아팠다.
수업끝종 울리기 10분 정도를 남기고 난 양호실에 들어가 타이레롤을 받아 먹고 침대에 누웠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세현이에게 뭐라고 얘길 해야할지....
세현인 정말 주희 말대로 내 얘길 선듯 이해 해줄까....
난 정말 큰 실수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갑자기 두려워졌다.
내 말에 내게서 실망을 하고 등을 돌려버리는 세현이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자 생각지않던 눈물이 새어 나왔다.
왜 좀더 약지 못했을까...?
괜한 만용은 어디서 나온 걸까.....세현이가 날 저버리고 주희을 선택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왜 한번도 해 보지 못했던 걸까...?
때늦은 후회에 자꾸 눈물이 나왔다.

"서린이 많이 아프면 ....조퇴증 써줄까.....?"
울음이 세어 나갔는지 양호 선생님이 다가오셔서 이마에 손을 대보셨다.
"열은 없는 것 같은데.....힘들면 집에 가지 그래...어차피 남은 수업도 두개 뿐인데......"
"아녜요....좀 있다 벨 울리면 갈께요....걱정 끼쳐 죄송해요 선생님.."
"괜찮아....우리 예쁜 음악배달부 아가씨가 아프면 안되지....아침방송 내가 얼마나 열심히 듣고 있는데....3학년 되면 방송반에서 아예 손 떼는건가...?"
"처음 몇달은 함께해요....나중엔 완전히 떼지만....."
"벌써 아쉬운데....아픈데 붙잡고 말 시켜 미안하다...좀 자둬.."
선생님의 배려가 얼어붙었던 마음을 조금 녹여주었다.

수업벨에 맞춰 교실로 들어가자 재영이며 동건이 세현이 내 주위로 몰려왔다.
난 미리 준비해간 말로 모두들 물리쳤다.
"점심 먹은게 체했나봐....양호실에서 소화제 먹고 누워 있었어..."
"정말이야...?너 강주희하고 이영은 만나러 나가서 안들어오길래....무슨일 있는거 아닌가 했잖아...걔들이 너 한테 무슨 않좋은 얘길 한거아냐...멀쩡하던 네가 왜 갑자기 체해....?"
재영이 말에 동건이와 세현이 신경을 세우는게 느껴졌다.
"아냐....급첸가봐....주희와 영은이 내일 아침 방송때 자기 들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 틀어달라고 부탁하러 온거야...."
얼렁?州?넘기며 교과서를 꺼내 수업준비를 했다.
재영인 그냥 믿으며 넘어가는것 같은데...날 오래 알고온 둘은 내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는것 같은 얼굴이였지만 더 묻지 않고 자리로 가주었다.
너무도 고맙게도....
재영이 5교시 노트필기를 자기거랑 같이 해주었다.
생긴거 답게 글씨체도 예쁜 재영이였다.
나중에 점심시간에 떡복기 쏘기로 했다.

종례때 담임에게 난 5교시 결석을 보고드렸다.
담임은 양호선생님에게 들었다며 이젠 좀 괜찬냐며 물으셨다.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근데 진짜 머리가 아파 청소당번인데....아이들이 양해를 해주어서 교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늘 우리보다 종레가 늦어 내가 데리러 갔는데 오늘은 서희가 우리 복도에 서 있었다.
서희를 보는 순간 왜 눈물이 차오르려는지....
순간 당황스러워진 난 눈물이 미처 새어나오지 못하게 복도 천정 한 쪽 끝을 향해 눈에 힘을 주었다.
다행히 서흰 별다른 눈치 체지 못한 얼굴이였다.

"세현이가 버섯동자로 오라던데....갈래...?"
"...아니 통과....나 지금 몸이 좀 않좋거든...."
"맞아...너 5교시 빼먹고 양호실 갔었다며....."
"....응....그냥 집에가서 쉬고 싶어..."
"그래 ...그러자 그럼....세현이 에게 문자 메세지 남길께...."
걸음을 멈추며 서흰 문자 메세지를 보내었다.
세희가 발신음을 누루고 몇초가 흐른뒤 세현이에게서 문자 메세지가 왔다.
정말 빨리도 누룬다....
여자손처럼 가느다랗지도 않은 손끝으로...
초등학교때 배운 몇달간의 피아노 탓에 손가락에 유연성이 생겨서 인지...우리들 중 세현일 따를 사람이 없었다.

핸드폰을 닫으며 서희가 말했다.
"정류장에서 보자는데....얘 정말 열심이다얘...그동안 이러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되니..."
??거리며 웃는 서희의 웃음 마저도 아픔으로 다가오는건 왜인지...
또다시 눈물이 나려는걸 .....다시 한번 참으려고 눈을 부릅떳다.
위에 계신 하느님이 많이 노여워 하시지나 않을까.....?

버스 정류장에서 서흰 정효와 함께 먼저 갔다.
동건인 과외가 있는 날이라 먼저 갔다고 했다.
둘을 먼저 보내고 우린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벗어나 걸었다.
그냥 집에 가지 그러냐는 세현일 끌고....인적이 드문 오솔길로 갔다.
계속 내 안색을 살피던 세현이 먼저 입을 뗐다.
"많이 않좋아 보이는데....그냥 집에가자....바래다 줄게..."
"괜찮아....너 한테 할 얘기도 있고....좀 걷자..."
"할 얘기...?뭔데.....중요한 얘기 아니면 담에 해...너 진짜 얼굴 안좋아 보여....걱정 시키지 말구 그냥 가자 ....응..."
"너 말야....남자가 왜 그렇게 입이 가벼워...?"
"무슨 소리야...?내가 입이 가볍다니..."
깜짝 놀라는 세현일 보며 난 흘기는 시선을 던지곤 내 키지 않은 말로 세현인 신경을 건드렸다.
"너 우리 사귄다고....뽀뽀 한 얘기도 모두 엄마한테 말했지...?..그게 다 큰 남자애가 할 일이니...더구나 우리엄마와의 관계를 알면....내 입장이라는 것도 있는데....너무 한것 아냐...?"
"아..그건 ....내가 말한게 아냐....우리엄마가 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본걸꺼야....내 메일도 다 알고 있거든....인터넷이 날 망가트린다고 엄마가 모든걸 꿰 뚫고 있거든...그리고 사실 숨길 생각도 없어.."
"....뭐..? 정말 실망이야 윤세현 ...네가 마마 보이일 줄은 정말 몰랐어..."
"그게 왜 마마 보이야...너 지금 컨디션 않좋다구 나 한테 말 심하게 하는것 알지....이번만 참는다...유서린...."
머릴 쓰다듬으려고 내게 펼친 팔을 비키며 난 또한번 속에 없는 말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깊지 못한 너의 생각이나 태도 ...화가나....어제 옥상에서 있었던 일만 해도 그래....거기 있던 애들이 우릴 보고 소문이라도 내봐....그런 생각은 한번도 한적 없지...내게 올 파장 같은건 생각못했겠지....."
"너..오늘 아주 오버한다....뭔가 무슨 일이 있었던거 아냐..?5교시에 무슨 네가 감당못 할 일이 있었던 거야....왜그러는데....아프면 그만하고 집에 가...나 한테 할 얘길 있으면 다음에 해도 되잖아..."
달래듯 말하는 세현이에게 난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너의 그런 무신경함이 ...날 화나게 해....우리 사귀는것 다시 생각해봐...좀 있음 고3이고...시기가 않좋은 것 같아..."
"야...너 ...지금 날 차겠다는 거야....?"
너무 놀라고 기막혀 하는 얼굴의 세현이....
난 마주 볼 용기가 나지 않아 고갤 돌려 버렸다.
"그래....네 말 들어 보니까 내가 잘못했네.....네가 작은일에도 금방 반응하는 예민하고 민감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잠시 잊고 있었어...앞으론 깊게 생각하고 행동 할께...그러니까 다신 ...아까같은 말은 하지마...부탁이야..."
천하의 윤세현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생각밖이였다.
내가 아는 세현이라면 내가 자기 같은 캉카를 겁도 없이 찼다며 길길이 뛰고 화를 내어야 정상인데....저렇게 저 자세로 나오다니....
더 힘들어 지고 있었다.
지금도 자존심 많이 숙이고 있는데...저기다 다시 일격을 가하면 ...난 영영 세현일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약속은 약속이니까...
마지막 남은 지푸라기라도 있다면.....만약 그거라도 남는 다면 그거 하나에 기댈수 밖에.....제발 단 하나의 기댈 거리가 남았으면...
난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 세현일 밀어 내는데 힘썼다.

"내 말대로 해줘....엄마도 아직은 시기단계라며 걱정하고.....학교에 소문나는 것도 시끄러워 질거니까 싫어....네 감정에 수시로 반응하기도 사실 난 힘이들어...경험많은 넌 어떨지 모르지만...이런 상황이나 이런 감정에 첨인 난 좀 네가 벅차....."
".....그렇게 힘이 들어....날 보고 얘기도 못 할 만큼.....?"
".....응....미안해 세현아....날 좀 이해해줘...."
잠시 침묵이 흘렀다.
몇분 안흐른 것 같았는데...마치 천년이라도 흐른것 처럼 서있기도 힘이들 만큼 ....힘든 순간이였다.
세현이가 내 가방을 빼앗아 자기가 들었다.
먼저 성큼성큼 걸음을 내 디딛으며 세현이 말했다.
"마치 망치로 세게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야....머리에만 멍이들어야 할텐데.....이 멍이 가슴까지 내려오면 ....네가 치유해줘야 하는거 알지..?네가 푼 독에 내가 감염되어 숨이 끊어지면 .....해독할 사람은 너뿐이잖아.....오래 기다리게 하진마.....부타이야 유서린...."
정말 가슴이 메워왔다.
어떻게 세현인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난 얼마나 못되고 비겁한 아이인지.....
세현일 두고 주희와 이기적인 신경전이나 벌이고....나중에 세현이가 알게되면 ....이런 날 용서 할까.....?
주희의 함정이 얼마나 깊고 무서운지 뼈져리게 느꼈다.
이 모든걸 주흰 다 계획하고 내게 왔겠지.....
세현이 돌아다 볼까봐 떨어지지 않은 무거운 걸음을 떼었다.
집에까지 바래다 준다는 세현인 뒤로 하고 택시를 탔다.
행여 올려다 보다 눈이 라도 마주칠 까 겁나 ....머리에 무거운 추라도 달고 있는것처럼....택시에서 내릴 때까지 계속 그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