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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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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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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BY yks1121 2002-11-30

흘겨보는 내 시선을 짐짓 못본척 하며 세현인 고갤 돌려 버렸다.
"너무 보지마 .....이제 부턴 공짜로 안보여 줄거니까...."
"...뭐...?"
"댓가를 받을거라구.....알았지...?"
"무슨 댓가를 어떻게 받을 건데...?"
정말 흥미로왔다.
세현이의 대답이......
자길 올려다 보는 내게 세현인 뭔가 일을 꾸미고 있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호기심 어린 내 시선에 세현이의 얼굴이 왜 이렇게 가까이 내려올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11월 중순의 서늘한 바람을 맞고 있어서 였나....조금은 찬 듯한 부드러운 입술.....내 입술위에 내려 앉은 세현이의 입술은 순간의 찬 느낌이 지워지고 따뜻해져 갔다.
옥상엔 다른 아이들도 몇 있어보였는데.....
순간적인 돌발사태에 놀라고 있으면서도 난 혹시 누가 우릴 보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들었다.
입술을 떼며 세현이 벽에서 몸을 떼며 말했다.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네.....사실 은근히 바라고 있었던 건 아냐...?"
순간 불화살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먹을 올리는 내손을 잡으며 세현이 경쾌 하게 웃었다.
다른 애들이의 시선이 신경쓰여 가만히 있었던 건데....
창피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기분이 꿀꿀해 졌다.
잡힌 손을 빼는 날 보며 세현이 말했다.
"내려가자.....이번엔 이렇게 넘어 가지만 담부턴 잊어버리면 안돼...알았지...?"
자기 할 말만 다하고 내려가는 세현일 보며 난 더이상 할 말이 없어 따라 내려갔다.
내가 점점 세현이의 페이스에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저녁이었다.
감기 기운이 있어 일찍 들어온 엄마가 날 호출했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모처럼 클레식을 듣고 있는데....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호수 서막을 듣고 있었다.
오미자차와 함께...오데뜨가 되어 빙판위에서 우아한 춤을 춰보고 싶었는데.......

"요즘 뭐하고 지내......"
엄마의 생뚱한 물음에 난 멀뚱히 서있었다.
옆에 있던 유린언니도 엄마의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것 같은 얼굴로 엄말 보고 있었다.
커피의 향이 내 코와 감성을 자극하고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매일 보면서 뭐하고 지내냐니....다른 엄마들과는 달리 좀 엉뚱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이번엔 그 엉뚱함이 더 했다.
"와서 앉아봐....할 얘기가 있으니까..."
진작그럴 것이지...괜히 사람 긴장시키고......
유린언니 옆으로 가서 앉는 날 보며 엄만 유린언니에게 자릴 피해달라는 눈짓을 했다.
"싫어.....내가 제일 먼저 나와 있었어...좀 있음 드라마 한다 말야..."
들어가기 싫다는 언니의 말에 엄만 한번더 눈에 힘을 주었지만 언닌 끝까지 버틸 심산인지 계속 앉자 있었다.
엄만 그런 유린언닐 흘기더니 나중엔 포기 했는지 피식 거리며 웃었다.
반응 안보이며 앉아 있는 언닐 보며 나도 웃음이 나왔다.
호기심 천국의 왕 팬인 언니가 자길 빼려하는 이 상황이 너무도 궁굼하겠지......
커피를 마저 마시고 내려 놓는 엄마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너 ...수연이모네 아들네미 하고 사귀기로 했다며...사실이야..?"
수연이모라면 세현이 어머니였다.
언니의 깜짝 놀라는 얼굴.....엄마의 사실이냐는 얼굴.....
엄마가 어떻게 알았을까.....
"너 정말 이야.....그 윤기현 동생하고 사귀는게.....?"
자기와 중.고교 동창인 기현오빠 까지 들먹이며 확인을 하고 있었다.
아무말 없는 날 보며 엄마가 다시 말했다.
"사귄지 얼마 안됐지.....그래...?"
".....응....엄마 .....어떻게 알았어.....?"
정말 궁굼했다.
"어떻게 알긴....이모가 전화해서 알았지....자기 막내아들마저 자길 배신 했다며 너무도 슬프게 얘기하더라....."
유린언니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알게 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정말 로맨틱 드라마작가 다우시다.
세현이 엄만 TV와 영화등에 스토리 작가로 유명하다.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너 왜 그런 중요한 일을 엄마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은거야.....엄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런걸 누가 엄마에게 일일히 말하고 그래....."
"누가 라니..?모두들 그런 얘긴 엄마들한테 먼저 말해...세현이 봐라 남자앤데도 자기 엄마한테 말하잖아....근데 넌...."
세현인 정말 우습다.
아무리 엄마와 사이가 좋은 막내아들이라고 해도 그런 얘기까지 엄마에게 다 말하다니...더구나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리고...너 걔랑 뽀뽀 몇번했어...?"
"....뭐..?"
가슴이 철렁하고 기가막혔다.
걘 그런 얘기 까지 지 엄마에게 다하는 그런 마마보이란 말야.
정말 어울리지 않게.....윤세현 가지가지 한다......
옆에서 킥킥 거리는 유린언니에게 눈 흘김을 주는데 엄만 더 기막힌 소릴 했다.
"...이런만 너무 성급하긴 하지만....엄만 이성교재 그렇게 반대할 생각은 없어....어차피 너랑세현이랑 결혼시키자고 예전에 선배와 구두약속을 해놓은적도 있고 하니까...말릴 생각 없지만...그래도 너무 감당하기 힘든 스킨쉽은 자제해....알았지....나중에 문제 생겨서 후회하지 않게...."
"엄마...!"
"엄마 맞어....?"
나와 유린언니가 동시에 소리 지르자 엄만 놀란척 하는 모션을 취해보이구선 쇼파에서 일어났다.
어쩜 ....저런소릴 ....
마마보이 일줄은 정말 몰랐는데.....조금 실망이였다.
엄마의 나중말엔 가슴 까지 울렁거렸다.
날 어떻게 보고....내가 그렇게 가벼운 여자애로 보였나....
난 한번도 그런 생각해 본적도 없는데....
오히려 학교서 남자친구 있는 애들이 그런 얘길하면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척 들어줘도 속으론 불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씨.....화가 났다.
엄마가 되가지고 지금 한창 예민한 시기를 겪고 있는 딸에게 저런 소리나 하고....엄마 맞아....?
내 얼굴의 표정 변화를 보며 재미있어 하던 유린 언니가 말했다.
"자유연애 주의인 엄마에겐.....당연한 소리겠지....뭘 그렇게 놀라....너도 좀 있음 19살 되잖아....아직 성 이라든지 스킨쉽 얘기가 그렇게 놀랄 정도야...?"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생겼다면 한번쯤 진진하게 생각해볼 문제라 그거지....너무 무지해도 안되는게 연애 감정이거든.....너 키스가 뭔지는 아니..?"
"..됐어...그런거 하나도 안궁굼해..."
신경질 적으로 쇼파에서 일어서는 날 보며 유린언닌 킥킥거렸다.
주방에 있는 엄마에게 시위라도 하듯이 방문을 세게 쾅 닫았다.

여전히 내방엔 차이코프스키가 흐르고 있었지만 따뜻한 온기를 잃어버린 오미자 차 처럼 내 맘도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어떻게 나랑 뽀뽀한 것 까지 엄마에게 다 말할수 있담....
아주 어린 10대 소년도 아니면서.....수연 이모도 그렇지....어떻게 아들에게 그런 말을 물어볼 수 있을까....?
이해가 쉽게 되지 않은 모자 관계였다.
생각보다 심한 마마보이 아냐.....
엄마도 그렇다.
아무리 자기가 결혼을 일찍하고 아일 빨리 낳았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딸에게 그런 얘길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걸까?
우리엄마와 아빤 같은 동네에서 자란 초등학교 동창이였다.
고3 졸업시험을 끝내고 만난 미팅에서 극적으로 재회해 대학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사귀다가 대학 2년때 덜커 오빠를 임신해 학생부부로 결혼했다.
20대 초.중반에 이미 3명의 부양 가족이 생긴 아빤 덕분에 군대에 가질 않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또래들 보다 아이들의 나이가 많고 아빠.엄만 젊으셨다.
날 낳았을 때가 요즘의 미혼 여성의 결혼 적령기 라는 28세였다.
난 가끔 너무 일찍 결혼해서 학생부부 였다는 엄마와 아빠의 얘길 친구들이 알고 물어올까봐 조심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