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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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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BY 허브향 2002-11-29

"주희 많이 아픈거예요?"
"아침 먹이고 좀 쉬라고 했어. 힘이 없어 보여서..."
"맞아요! 아플땐 쉬어야죠. 학교가 문제겠어요?"
집이 같은 방향이라 아침마다 함께 출근하는 우리 병원 새내기 간호사였다. 딸 주희가 아플때 마다 친언니처럼 항상 걱정해주고, 시원시원한 성격이 호감가는 스타일이였다.
"선생님! 저기 잠깐만요"
"왜? 화장실 급해? 아님 집에 뭐라도 두고 왔어?"
"아뇨. 저기 환자 같아 보여요"
내가 운전을 하며 창을 봤을때 30대 초반 정도의 여자가 트렁크를 옆에 두고 몸을 잔뜩 움츠린채 새파랗게 질려 고통을 호소 하고 있었다.
김간호사와 나는 환자를 뒷 좌석에 옮기고 보니 그녀의 몸은 임신 만삭이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선생님 어쩌죠? 양수가핸드백에서 보호자 연락처라도 있나 찾아봐"
김간호사는 급하게 그녀의 다이어리에서 터졌는데요!"
"거기 남편의 전화번호를 찾아 냈다.
"여기 있네요 선생님 0.1.6. 8.9.9. **** 김태윤"
나는 핸드폰으로 급하게 번호를 눌렀다.
김태윤? ... 김태윤... 설마... 저기 고통을 호소하는 여자가 그 사람와이프 일지도 모른다구? 그럴리가 없어.
신호음이 가는 동안 애간장이 다 녹았다.
새벽까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몸도 피곤했고, 환자도 걱정이었다
그 사람... 첫사랑 김태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여보세요"
"김태윤씨세요?"
"그렇습니다만"
"부인께서 지금 양수가 터져서 병원으로 향하고 있거든요
여긴 성산대교 구요. 수술을 할려면 보호자 동의서가 필요한데 급히 와주실수 있나 해서요"
"네 그 근처예요. 지금 갈께요 10분 후면 도착 할껍니다"
전화가 끊겼다.
짧은 통화 시간이어서인지 아님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몰라도 김태윤 그때 그 사람인지는 알기가 어려웠다
병원 앞에 도착 해서 병원측에서 미리 준비한 이동용 침대에 그녀를 옮기고 병원안으로 들어갔다
보호자로 보이는 60대 초반의 부인이 고통스러워 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물을 지어 보였다. 아마도 어머니인듯 보였다
"장모님!" 깔끔하고 다정스러워 보이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뒤에서 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