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여명이 창을 열고 000
여명이 창을 열고 있었다. 낮선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니 누군가 밥을 짓나 보다.
꽃무늬 천정 도배지가 나란히 나란히 줄지어 맥을 같이하고 있다. 유독 귀퉁이 쪽에 비뚤어진 꽃송이 하나가 눈에 뜨인다. 왜 저렇게 붙였을까..다시는 돌이킬 수 없겠지...새로 도배를 하기전에는...
어제의 일들을 짚어 본다. 민아와 이모 그리고 예나가 스치고 지나 간다.
참 다행인 것은 난 아직 예나를 어린애로 인정 했다는 것이다. 뭔가 반대급부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를 다독여 잠을 자도록 한 내가 아직도 사람일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지 않은가.
예나의 엉터리(?) 아침상을 받으면서 난 그 애의 난처해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삼촌, 밥먹고 바로 갈께요..."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 보았다. 무언가 내 기분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었던것 같다.
"왜? 가고 싶어?"
"그냥 무서워요.."
"뭐가?"
"삼촌이 나를 왜 데리고 왔는지.."
무어라 말해야 할까..생각이 나지 않았다. 한참 얽혀버린 예나의 사고와 멀리 떠나온 나의 이성이 미로를 헤메고 있는게 확실한데 나는 누구며 예나는 내게 누구로 다가 오는가...
"삼촌, 밤새 잠 못잤어요. 혼자 잠자본게 너무 오래 되서 그런가봐.."
"밥은 할줄 아나?"
"할머니하고 살 때..."
그럴지도 모르지. 광야에 나딩굴어진 홀로핀 잡초꽃 한송이. 누가 밟고 간다고 나무랄 사람도 없고, 누가 눈여겨 보지 않는다고 원망할 사람도 없는 처지인 그녀가 그 긴 밤을 미쳐버린 사람들에게 밟히고 찢기지 않고야 제 잠을 잘라고...
"안가면 안돼?"
"뭐하고 살아요?"
"학교 다니면 안되나?"
"학교요.?"
예나의 눈에서 별이 떠오르는 걸 잠깐 볼 수 있었다.
학교라는 말이 사람을 선하고 착하게 만드는 단어가 아닌가. 학창시절을 생각하며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고 안타까워 하거나 지팡이를 삼지 않았던가.
"예나, 우리집에서 살아. 아무 조건도 없어. 그냥 내가 그렇게 해주고 싶거든.."
그녀의 눈이 동그라졌다. 망설임과 나의 진실을 재고 있겠지. 밥숫가락이 약간 떨리는 걸 볼 수 있다. 나도 가슴이 쿵쿵 거림을 참느라 국을 한 술 퍼 넣었다.
"그런데 삼촌, 왜 저한테 그런 생각을 한거예요?"
믿기지 않는다는 그의 말투다.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꿍꿍이 속이 무어냐 솔직히 말해라 그런 투였다.
사람들은 때로 그렇게 말한다. 증거가 없으면 믿지 않으려 한다.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냐를 놓고 증거를 대라 한다. 진화론자들은 진화에 필요한 화석을 늘어 놓고 증명을 한다.
그냥 생겨 났단다. 우연이 세상이 생겨 나고 작은 아메바가 수억년을 거치면서 고등동물인 사람으로 진화 되었다고 하여 우린 그걸 배웠었다.
이와 대조되게 창조론자들은 이 세상이 스스로 존재한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 되었다고 한다. 위대하신 그 분은 6일 동안에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시고 이레째 되는 날 쉬셨다고 성경이 기록하고 있지 않은가...어릴적 천지창조라는 활동사진을 보면서 우린 성경의 설명을 들었었다. 성경 첫머리에 나오는 이 말씀을 우린 금과 옥조로 여기며 신기해 하기도 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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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게 하리라 하시고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하나님이 가라사대 천하의 물이 한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칭하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칭하시니라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과목을 내라 하시매 그대로 되어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세째 날이니라.하나님이 가라사대 하늘의 궁창에 광명이 있어 주야를 나뉘게 하라 또 그 광명으로 하여 징조와 사시와 일자와 연한이 이루라
또 그 광명이 하늘의 궁창에 있어 땅에 비취라 하시고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두 큰 광명을 만드사 큰 광명으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으로 밤을 주관하게 하시며 또 별들을 만드시고 하나님이 그것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에 비취게 하시며 주야를 주관하게 하시며 빛과 어두움을 나뉘게 하시니라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네째 날이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들은 생물로 번성케 하라 땅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 하나님이 큰 물고기와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어 가라사대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다 물에 충만하라 새들도 땅에 번성하라 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다섯째 날이니라.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육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고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육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시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 식물이 되리라. 또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풀을 식물로 주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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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아니면, 증거가 확실치 않으면, 타당한 이론이 없으면, 사람들은 모든걸 의심한다. 사심없는 호의에 대해 늘 경계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이는 것만 존재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전기는 늘 열을 내고, 우리의 생활로 와서 편안함을 주고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은 세상의 계절을 변화 시키는 임무(?)를 감당하고 있지 않은가.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예나에게 어떤 말이 가장 설득력이 있을까...난 아무말이나 하고 싶었다.
"나, 혼자 사니까 식구가 필요해. 너무 흔들리거든 네가 날 잡아 줄래?"
"내가 삼촌을 잡아 줘요..?"
"그래, 그냥 너는 학교만 다니면 돼. 내 딸처럼 알겠지..?"
내 말투가 사정조로 바뀌었나보다. 뭔가 자기의 계산에 맞지 않는다는 것일까. 그녀는 머리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나도 이게 나의 진실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이건 아마도 공주의 연구소에서 원조소녀로 예나를 만난 찰나의 인연부터 자라난 내 가장 질기오 처절한 양심의 배아였구나 하는 어렴풋한 확증이 서 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죄송해요. 속상하신분께 용서를 빌께요. 너그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