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야? 지금 여기 뒤집어진거 알어?"
춘순은 그렇게 명숙에게 화부터 냈고, 명숙은 춘순에게 미안하단 얘기만 할뿐이었다.
"춘순아...우리 아버지는? 아무일 없는거지?"
"지집애야, 그렇게 걱정되면서 그렇게 야밤도주하냐? 나한테라두 얘길하구 갔어야지! 니 아버지야 맨날 그렇지뭐... 술먹으면 널 많이 찾더라.. 정말 너 어디있는거야?"
"저기... 동네엔 아무일 없는거구?"
"동네일까지 챙기긴..별일 없지뭐....아,참! 동훈이 오빠있지? 그 오빠 다쳐서 병원에 있어. 밤에 길가다가 강도가 찔렀다나? 근데, 믿을만한 얘긴 아니야.. 시골에 무슨 강도? 누가 앙심품구 찔렀겠지..앙그냐? 야~ 근데 정말 어디냐니깐!"
"여기 서울이야...담에 내가 또 전화할께...동전이 없어서..안녕.."
동훈이 살았다....
죽도록 증오했던 그가 살아있다......
명숙은 그렇게 4년을 그 방직공장에 다녔다.
그동안 야간고등학교두 졸업하고, 야간대에 진학할즈음 다른 직장을 찾아 그 곳을 나왔다.
다행히 진섭이 근무하는 무역회사에서 경리일을 보며 지낼수 있었고, 그리고 그와 이렇게 결혼까지 이어졌다.
문득,정신을 차린 명숙은 진섭이 대문을 나서는것이 보였다.
어딜 가는걸까?
혹 서울로 가려는것인지.....
잡고싶었다.
날 혼자두지말라고.... 두렵다고......내 곁에 있어달라고.....
매달리고 싶은 맘을 접으며 그렇게 명숙은 멍하니 진섭이 사라진 대문을 바라보았다.
진섭을 놓아줘야겠지....
명숙은 쓴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신혼여행지에서 그들은 엇갈린 단추가 채어진걸 깨달았다.
첫날밤, 진섭은 부드럽게 명숙을 안았고 명숙도 진섭의 리드에 이끌려 침대에 누웠다.
진섭이 명숙의 잠옷을 벗기려했을때, 명숙은 징그럽게 웃고있는 동훈의 얼굴과 진섭의 얼굴이 겹쳐졌다.
"안돼요!"
명숙의 외침은 진섭을 당황하게 했고, 명숙의 어깨를 가볍게 안으려할때 또다시 명숙은 몸서리를 치며 완강히 반항했다.
이해할수 없다는 얼굴로 진섭은 그렇게 침대에 덩그러니 앉아있었고. 명숙은 욕실로 향했다.
거울저편에 보이는 얼굴은 명숙이 아니었다.
창백하게 일그러진, 겁에질린 가련한 어린 소녀의 얼굴이었다.
'두렵다'
남자가 두렵고, 나의 이런 행동이 진섭이 어떻게 받아줄지 두렵다.
"명숙아... 괜찮은거야? 왜 그래? 무슨일이야?"
욕실문 밖에선 진섭이 돌연한 나의 행동에 어쩔줄 몰라했다.
문을 열고. 명숙이 내뱉은 말은...
"우리 헤어져요..."
멍하니 말을 잃은채 서 있던 진섭은 갑작스런 명숙의 행동과 말에 충격을 받은듯햇다.
"무슨말 하는거야? 오늘 결혼했는데 헤어지자구? 왜? 이유가 뭔데?"
"나 나쁜여자에요...진섭씨가 생각하는 그런 내가 아니에요.. 나 그냥 놔줘요...이유 묻지말구..미안해요...잊을줄 알았는데....사랑의 힘을 믿었는데.......내가 너무 몰랐어요...."
무슨말을 하고있는지도 모른채 눈물을 보이며 얘기하는 그녀를 진섭은 감싸안았다.
"나...너 못놔줘...이유도 모른채 그냥 널 보내라구? 싫다!"
눈물범벅이 된채 진섭의 품에서 울고있는 명숙.......
이대로 그의 곁에 있을수 있다면....
** 정말 힘들게 하는 제 얘기입니다.....
처음 이 글을 쓸때에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얘길 이젠 훌훌 털고 잊고 싶어서였는데, 쓸수록 더욱 힘들어지네요
마지막까지 마칠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너무나 힘들었던 제 얘길 여기에 옮기며 저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