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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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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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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Y 혜미 2002-05-30

유달산을 오고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몰린 시간에는 손님이 많을 것이라고 하였다.
오전 10시까지도 한가하던 숍에서의 수연은 민서에게 탁자에 찻잔을 놓는것과 손님께 공손히 메뉴를 묻는것등을 전수 받아야 햇다.

늘 손님으로만 갔었던 곳 커피숍이란 낯선곳에서의 수연은 새로운 인생을 묻게 되는 것이였다.

한시간정도의 연습이 끝나고 12시가 다된 시간에 쌍쌍으로 공원을 찾은 손님들의 발길이 시작 되었다.

수연의 움직임은 극히 느렸다.
빼빼마른 체구에 멀쑥한 키는 그녀를 보면 누구나 말랑깽이 캔디를
연상하게 하는것을 알수 있었다.
아마도 그녀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만화속의 주인공을 단번에
생각했을것이 자명하였다.

찻잔을 들고 가는 그녀의 손은 떨리기 시작 하였다.
그녀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무던히 노력을 하는것이 비쳤다.
그리 넓지 않은 20평쯤 되는 홀안엔 두셋테이블만 빼구는 손님이 메워 졌다.

오월의 나들이를 하는 사람들의 인파가 한결이였다.
점심을 떼우는 시간조차 지켜지지 않는 일이 서어비스 업종이였다.
1시를 가까이둔 시간때 수연이의 이모가 가방을 들고 들어 오셨다.
수연이의 이모는 얼굴빛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이모가 테이블에 앉은모습을본 수연인 쥬스를 가지고와선 이모앞에 앉는다.
그저 듬듬하다고나 할까 별일 아니란듯 수연이에게 가방을 전해주며
"할만하냐, 네만 잘하면 되야 이런덴 다른데하군 달라서 괜찮을거여"
"네, 이모 괜찮아요, 잘있을께요"
"한달엔 몇번 논다고 안하더냐두세번 논다냐"
"아직 안물어 봤어요, 오늘 민서언니, 아 마담언니가 이야기 한대었요"
"그려 좋은 사람 같응께 내 믿고 간다야, 내 담에 또올께 너두 놀러와라잉"
"네이모 이것 드세요, 시원하네요"
"그랴 가서 일봐라 내먹고 바로 일어 날긍께"
수연은 이모에게 인사를 하곤 손님이 나간 테이블위를 치우기 시작 한다.
이모는 어느새 가고 없었다.
왠지 씁쓸해지는 수연의 가슴엔 빈바람이 들어온것 같았다.
눈물이 날것 같음을 꾹 참으며 테이블을 다 치우고는 잠시 뜸한 시간에 민양은 수연을 카운터로 불렀다.

"수연아 오늘저녁에 우리 놀러갈까"
"네에 어디로...."
"응 오늘 우리동생 군데가기전에 나보러 온다네 함께 놀러가자"
"글쎄요, 난 아직모르겟어요"
"응 괜찮아 내가 좋은데로 구경 시켜 줄께"
아무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수연의 눈은 겁이난다고 이야길 하는것 같았다.

노을이 서산을 향애 넘어지려할무렵 작은 키에 양복을 빼입은 한남자가 혼자 들어왔다.

민서는 이젠 수연이가 가서 직접 주문을 받아보라고 권하였다.
지금까진 민서의 뒤에서 배운터 였다.

수연은 메뉴판을 들고선 냉수를 조용히 놓으며 "뭘하실건데요..."
겨우기어나오는 목소리는 떨림이 잇었다.
그남잔 수연일 쳐다보며 한참동안 있더니"사이다 주쇼"한다.

아마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수연의 말씨에 당황했을것이리라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부끄러?m다, 홍당무가 된 얼굴은 볼연지를 발른것 같아 보였다.
민서는 그모습이 참 우스웠다.
물끄러미 바라보며 수연이와 얼굴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수연은 민서의 미소를 보며 조금은 안도하고선 사이다를 들고 그자리로 갔다.
쟁반이 떨렸는가 그녀의 손이 떨렸는가?
사이다가 출렁이며 간신히 탁지위로 내려졌다.

그는"아가씨 첨이요, 어데서왔소 여그사람아니쟈"
또다시 입을 꾹 다문 수연의 눈엔 이슬이 맺히기 시작 하였다.
당황했을것이다 수연의 그런 모습에 그남잔 더욱 놀라워했다.
사이다를 울컥울컥 물처럼 들이마시더니 "미안하요, "한다.

수연은 그냥 아무소리도 못하였다.
그럴땐 무슨 소릴 해야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이였다.
민서가 빠른 걸음으로 오며 "아휴. 어제 첨왓어 이런덴 초보지,하하동생이 이해해줘요"
"아그래요, 긴것 같앗서 물어본것인디 울라고 하요, 말도 못하겟네잉"
수연인 무안했다. 그냥 고개를 떨군채 주방쪽으로 빈잔을 들고 걸어갔다.

그남잔 한시간을 넘게 앉아잇닥 홀연히 나갔다.
"또오께요, 잘마셔슈"게산을 하면서도 친절한 인사말을 남겼다.
다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 하였고 주인마담은 늦은시간밤10시를 조금넘긴때에 숍엘 왔다.

다른곳에 식당을 겸하고 있다는 주인마담은 저녁 파장할 시간때에 매상이 얼마나 되엇는지 확인차 오는거라 하였다.
"오메메 오늘 어제보단 좀 낯네 수연이가와서 잘?楹?
"그래요언니 수연이가 있으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네"민서가 받아친다.
주방아주머니와 세사람은 호탕하게 웃으며 수연이를 오라한다.
손님에게 주문을 한후 수연인 주방 바로 앞 테이블에 앉고
"민양아 저손님들 가시면 문닫으라잉, 간판 불지금끄거라잉"
"네에 알았어요,"
커피숍안엔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손님들은 곧 나가셨다.

주인은 금고의돈과 전표를 모두 맞춘후 수연에게 "너돈 필요하냐 필요하면 선불로 줄까 여그오는 아그들 대부분 선불로 다받는디"
"아뇨, 아직은 필요하면 그때 이야기 할께요"수연이 대답을하자
"그랴 섭섭지않게 다른사람주는 만큼 줄텐게 오래있어주라잉, 여그 는 다방보단 좀 싸서그랑가 처자들이 얼마 안잇다 나가사서 전에 하던 사람들이 골치아팟다던디 내가함서 실내장식도 새로 했구잉 간판도 새로햇구 좀다르게는 하려는디 우야튼 열심히 잘해줘잉"
주인여잔 귀티가 줄줄흘렀다, 그리큰체구는 아니였지만 말솜씨 하나는
뭇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일듯한 애교가 섞엿다.

그날은 주방 아주머니외 민서의 월급날이기도 하였다.
주인여잔 봉투에다 언제 담았었던지 각자의 노력의 댓가를 지불하여 주었다.

그리곤 주방아주머니와함께 집으로 간다며 나갔고 민서와수연은 둘이 남았다.
수연인 피곤하진 않았지만 일찍 쉬고 싶었다.
민서는 옷을 갈아입고나왔다.청바지와 티셔츠차림으로 나오며 수연에게
"너두 편하게 옷입어라야. 놀러가게"한다.
수연은 쾌히 좋지는 않았지만 민서를 실망하게 하기싫었다.
수연이 옷을 갈아입기위해 들어갈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동시에 났다.
수연인 어제오며 입고온것으로 갈아입었다. 면바지에 긴소매 라운드티였다.
홀엔 민서의 동생이란 분이 와있었다.
민서는 가볍게 둘을 소개하고는 먼저 나가라며 불을 다끄고 나간다고 하였다.

민서는 가요주점으로 둘을 데리고 갔다.
수연은 그런곳은 첨이였다.
친구와도 어울리지 않았던 수연은 그런곳엔 취미가 없었고 관심도 가져보지 않았기에 그런곳을 23살이된지금 첨 온거였다.
너무시끄러웠고 수연은 민서의 팔을 꼭 잡았다.
민서는 수연을 이해할수 있었다.
그녀도 그런때가 있었으니 민서의 동생은 잘놀았다.
군데엘 간다는 고정관념때문이엿을까 열심히 놀았다.
3년동안 못놀것을 미리 다하는것 같았다.
수연은 박수를 치며 그들의 노는모습을 관람만 하였다.

그렇게 밤은 이슬을 피해 찐하게 타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