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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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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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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Y gihing 2002-05-17

어느정도 걸었을까 한참을 걷다 생각하니 내가 이렇게 까지 심하게 달려갈 필요는 없는데 라는 생각에 빨리 걷던 걸음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그는 아까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로 내게 정중히 다가와 사과를 했고 그 뒤이어 그에게서 나온 말이 나의 가슴을 더욱 져미게 했다.

"YOU 나는 YOU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에 그리고 내가 YOU와 함께 있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서 아무 생각없이 그저 내 솔직한 마음을 표현 한것 뿐인데 그렇게 YOU가 화를 내며 가버리니 아무 할 말은 없지만 이것만은 꼭 받아줘" 하며 내 손에 쥐어주는 것은 아까 나와 함께 골랐던 누나의 생일선물이

"그런데 이것을 왜 내게 주지"

"누나생일은 무슨 생일 아직도 멀었어"
"YOU에게 무엇인가를 주고싶은데 그래도 YOU가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주고 싶어서 그렇게 했어"
"오늘 일로 나를 아주 나쁜놈으로 생각 안해주었으면 좋겠는데"
......................................
침묵이 흐르고 우린 어느새 버스정류장있는 곳까지 와 있었다.

그와 나는 아무말 없이 서 있다가 버스 오는것을 타고 쓸쓸하게 서 있는 그를 신촌거리에 남겨둔채, 나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서며 그가 건네준 누나의 선물을 두손으로 만지작거리며 그의 체온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후 사무실로 편지가 날아왔다.
편지 겉봉에 써 있는 '이 우현'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나는 반가움과 기쁨을 애써 감추며 뜯어 보고 있었다.

'안녕'

YOU와 헤어진 후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졌어요.

책을 펼치면 책속에서 YOU의 화난 모습이, 그리고 나의 못난 행동이
자꾸 자꾸 맴돌다 가기에 이렇게 몇자 적어 봅니다.

사회생활을 나보다는 먼저 한 YOU이지만 어느새 나의 생각은 순수함에서 멀어진 인간처럼 느껴집니다.

오늘은 YOU가 너무나도 보고싶어 진한 coffee한잔을 타서 마셨습니다. 다음 나의 전화를 거절하시지는 않겠죠 하는 믿음으로 또 하루의 오늘을 충실히 보내고 싶어서요

항상 그 밝고 맑은 순수한 눈빛으로 나를 지켜봐 줄 수 있겠지요.
오늘은 YOU와의 재회를 기대하며 공부에 충실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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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어제와 똑 같이 흐르는 것 같으나 내가 느끼는 시간은 아주 천천히 지나는 듯 무미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학력고사 시험이 있는 날 난 전화 벨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하루를 보냈다.

그 다음날 아주 저음의 목소리

"강 미소씨 좀 부탁합니다."
"저 실례지만 누구신가요?"
"아 네 친구라고 전해 주세요"
"제가 강 미소인데요"
"벌써 저를 잊으신 건 아니시겠지요?"
"잊었는데요. 시험은 잘 치루셨나요?"
"예, 덕분에"
"아 그럼 축하를 드려야 하나요"
"네 그렇죠! 그래서 제가 벌써 사무실 앞에 와 있는데요."
"그럼 잠시 기다려줄 수 있겠어요?"
"아니요? 기다릴 수 없는데요. 그냥 있을께요."
"그래요. 곧 나갈께요"
기쁨과 반가운마음이 나의 이성과는 전혀 다른 행동으로 돌출되어져 나오고 있었다.

우리 꼭 그렇게 40일만에 다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