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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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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허브향 2002-04-30

92년 11월 4일 2.30am

세월은 누군가가 스쳐 지나가면 그 향기속에 그리움으로 퍼져 있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한 사람.
강원도 횡성이라는 작은 마을 사람들의 인적이 끊긴 그 곳에 그 향기의 주인공이 누워 있다.
수잔의 아름답고, 하얀 볼을 지나는 눈물과 함께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울고 있는 그 모습이 어찌나 애처로운지.
이것이 얼마 만인가. 그동안 학교 생활이니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그런 생활에 사뭇혀 눈물 한번 제대로 흘려보지 못했는데...
그건 죽은 사람에 대한 예절이 아니다 라고 말하던 그 사람 앞에서 이렇게 소리내어 울고 있다. 한바탕 울고 나니 세상의 평화가 깨어나, 새들의 지적임 바다물의 잔잔함이 춤추는 듯 했다.

수잔은 갑자기 애처로운 생각이 들었다.
이틀에 한번. 삼일에 한번. 사일에 한번.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 특별한 날에 한번... 그렇게 그 사람을 잊어 가고 있다.
처음 그 사람이 내 곁을 떠났을때 나는 이틀에 한번 꼴로 이 곳을 드나들었다. 서울과 꽤 먼 거리 였지만 나는 그 사람이 외롭지 않도록 말 벗도 되어주고, 그 사람이 내게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았을때는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터져 버릴것 같은 포부를 느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사랑이라서... 라고 말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닌가 보다.
아님 사랑이 아예 이세상에 존재 하지 않은것인가.
수진은 산을 내려오는 동안 길 한쪽에 차를 세워 두고, 손을 흔들며 밝게 웃고 있는 유태를 바라봤다.
사랑했던 사람. 죽음도 같이 하겠다고 했던 사람앞에 저 남자와 함께 나타났다.
그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미안하다고... 사랑했다고...

-사랑은 향기 같은 존대다.
그래서 나는 그 향기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