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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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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BY Mia0409 2002-03-07

**************** 또 다른 사랑 - 2 ***********************8


은수는 회의 시간내내 굳어있는 승규의 얼굴에 신경이 쓰여 신재욱 광고기획 실장이 발표할때는 거의 아무런 이야기가 귓속에 들어오지 않고있었다

"지금 저희가 이번 광고에 주 포인트로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

은수는 옆에서 윤기자가 자신의 옆구리를 찌르자 윤기자의 얼굴을 바라보니 윤기자는 고개 방향을 회의실 탁자 가운데로 향하라는 고개짓을 살짝 한다
그제서야 은수가 고개를 회의탁자쪽으로 돌려보니
회의실에 앉아있는 사람들 모두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있어 무슨일인지 몰라 얼른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가락만을 만지작거린다

"하하 우리의 광고모델께서 잠시 딴눈을 파셨나보군요?"
<광고 모델?>

한이사가 잠시 티타임을 갖자고 해서 회의는 중단되었고 은수는 얼른 윤기자에게 어떤 내용을 이야기 중이었는냐고 귓속말로 물어본다

"언니를 이번 정경패션의 모델로 쓴데요"
"나~를?"
"네 정경광고의 신기획실장님이 예정보다 빨리 언니를 이번일에 투입하면 좋겠다고 추천하셨어요"

윤기자의 이야기에 은수는 얼른 고개를 들어 승규를 찾아보니 그는 기남종 정경패션기획실장과 신재욱 광고기획실장과 회의실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10분후 회의는 다시 시작되었고

은수의 아직은 자신이 없다는 고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의 광고모델로 은수가 선정되었다

금테 안경의 약간은 마른듯 하면서도 강단이 있어보이는 신광고기획실장은
일사천리로 카다로그 사진촬영날짜까지 정해주며 은수의 결정여부와는 상관없이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저의 광고팀에서는 우선 완성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의상으로 카타로그제작을 먼저 시작하려고 합니다 카다로그 촬영의 메인으로 우먼시대의 패션담당 사진기자인 최영진사진담당기자와 그동안 서은수씨의 곁에서 은수씨의 기록사진을 찍어서 은수씨의 이미지를 제일 잘표현해낼수 있는 적격자인 김기자도 이번 작업에 착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전 패션사진은 찍어본적이 없는데요"
"겸손도 지나치면 폐가됩니다 김기자, 김기자 사진은 그사람의 분위기를 제일 잘푠현하기로 소문났지않습니까?"
"칭찬인지 꾸짖음인 분간이 않갑니다만 월급쟁이가 하란대로 해야겠네요 지금 분위기로 봐선 않하면 않될것 같아서"

하며 김기자는 씨익 웃으며 한손으로 자신의 모가지를 만지작거리다가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해서 사람들을 웃긴다

"하하하 김기자 속못숨기는건 여전하군요"

신재욱기획실장도 김기자의 익살스러운 행동을 보고 실소를 하고만다

은수는 하늘이 깜깜해진다 점이가경이라더니 자신을 이제 모델까지 하라는데는 아무리 앞으로 자신있게 자신을 삶을 살기로한 은수로써도 난감해진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자신의 얼굴이 세상에 알려진다는것도 여간 신경쓰이지만 더구나 회사에 폐가되지는 않을까 더욱 신경이쓰인다

은수는 박은서패션디자인 실장을 따라 디자인실로 가서 칫수를 재고 다른 디자이너들이 와서 여러칼라의 니트샘플을 가지고와서 그녀의 얼굴과 대조하고 계절의 주제별로 칼라를 정한다음 은서에게 자신들의 디자인을 보여주며 조언하고 싶은말은 없는냐고 묻는다

"글쎄요 아깐 자리가 어려워서 말을 못했지만 니트는 여러가지 색깔이 들어갈수 있으니 두벌을 구입해도 칼라 배색을 맞추면 4벌을 산것처럼 입을수 있게 디자인되면 좋을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가 빨간 니트 한번과 까만 니트한벌을 구입했다면 같은 종류의 디자인이라면 빨간색으로도 한번입고 까만색으로도 한번입고 그리고 서로 상의 하의 바꾸어가며서 입을수 있으면 해요 칼라를 뛰었다 붙였다 할수 있으면 칼라를 따로 구입해서 여러가지로 분위기를 바꿀수 있다면 어떨까도 생각해보았어요 말하자면 까만 니트를 구입했지만 칼라를 하얀색 빨간색 초록색등으로 만들어 골라서 구입할수 있다면 주부들이 저렴하게 여러가지로 즐길수 있어서 좋을거 같단 생각이예요"
"어머나 멋져요 그렇군요 아무래도 이번에 저희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과도 여러가지로 일치하네요 그러니까 모든 의상의 파트를 세분화해서 커스톰메이드 기분을 느낄수도 있게 하자는 OK 자 여러분 지금 우리의 환상적인 모델께서 하신 말씀 잘들었죠 저는 이분을 다시 회의실로 모셔다드리고 와서 회의를 시작할테니 준비하세요"

은수를 다시 회의실로 데리고온 박실장은 은수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며
은수를 고개도 못들정도로 칭찬을 늘어놓고 은수에게 살짝 윙크하고는 디자이너 회의를 하겠노라며 자리를 떴고 그동안 조용히 메모만을 하던 이전명광고 디자인실장이 자신에게 아이디어를 줄게없느냐고 물으며 베이지색 정장이 깔끔하게 어울리는 하얀얼굴의 이전명광고디자인 실장은 하얀이빨을 가지런히 내보이며 얼굴만큼이나 예쁘게 웃고 있었다

"실장님 얼굴이 예쁘셔서 저대신 모델을 하시면 이번 광고가 성공할꺼란 아이디어인데 받아주실래요"

은수의 대답에 근엄하게 앉아있던 한승규이사마저 폭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다음주에 의상디자인이 완성되는데로 주얼리와 제화쪽도 같이 미팅을 하자는 말로 회의를 마친다음 일정이 끝이나서 예정보다 일찍 끝난 일정에
은수는 모처럼 시장을 봐서 저녁을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윤기자와 김기자의 같이 가서 집에 데려다주겠다고했지만

"두사람은 데이트도 없어 맨날 나하고 그렇게 시간보내면서 오늘은 데이트도 하고 밀린일들도 하고 그래"

하며 억지로 정경패션빌딩앞에서 헤어지고는 은수는 모처럼 지하철을 타기위하여 지하도 입구를 향하여 걷고있는데 차도쪽에서 빵빵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눈에 익은 승규의 차가 비상신호등을 켠체로 길가에 서있고 창문이 내려지더니 승규가 은수를 차에 타라고 손짓을 하고있었다

"저 오늘은 시장가려고 그래요"
"가는데까지 데려다 줄테니 타요"
"괜찮아요 지하도에 가면 바로 노선이 있어요 바쁘실테니 어서 가세요"

은수의 거절에도 움직이지 않는 그의 차때문에 뒤에서 다른차들이 빵빵거리는데도 승규는 고집스레 움직이지를 않자 은수는 하는수 없이 얼른 승규의 차에 오른다

"참 한이사님 고집도 어지간하시네요"
"한이사 한이사 하지마요 우리친구하기로 했잖아요 그러니 승규라고 불러요"
"어머 우리가 언제 친구한다고 했어요?"

승규의 말에 은수가 눈이 동그래져 승규를 쳐다보자 승규는 그동안 굳어졌던 얼굴을 그제서야 풀면서 하하 하며 웃음소리를 차안가득실른다

"참 이사님도 재미있는 취미가 있으시네요"
"제가요?"
"네 사람놀리는 악취미"

순간 승규의 표정이 다시 굳어지며 두손이 운전대를 곽잡는다
은수는 순간 자신이 무슨 말실수를 한건 아닌가 하고 긴장하며 승규를 바라보자 그가 은수쪽으로 고개를 돌려 자시 표정을 풀며 미소를 짓는다

"저랑 술한잔 하실래요"
"술이요?"
"네 은수씨랑 술한잔 하고 싶어서요"
"왜 하필이면 저같은 아줌마하고요?"
"왜 싫으세요?"

은수는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바닷가 이후 아무리 그당시 어떠한 연애감정이 아닌 모성과도 같은 감정을 갖고 포옹을 했다해도 남편이외의 첫이성과의 포옹이었다 그따듯한 느낌이 다시금 전해져와서 은수는 순간 그런생각을 하는 자신이 한없이 추하게 느껴져 세차게 고개를 젓고는 승규의 청을 거절한다

"저오늘 남편이 일찍 들어온다고 해서 시장가서 장좀 봐서 들어가려고요 가시다가 가까운 시장에 좀 세워주세요"

그런 은수를 바라보는 승규의 눈에 고통이 젖어든다

"은수씨 참 잔인하네요 그렇게 남편을 사랑해요?"

은수는 순간 아무말도 못하고 승규를 바라본다

"한이사님 무슨 말씀이세요?"
"나의 청이 당신에게 아무런 생각할 가치도 없이 거절당할만큼 당신은 당신 남편을 사랑하느냐고 묻는거요"
"그럼요 당연하거 아닌가요 남편을 사랑해요 우린 이런 질문을 주고받을 사인 아니것 같은데요"

자신을 쳐다보던 한이사의 냉정해보이는 눈에 순간 눈물이 맺히는걸본 은수는 자신의 눈을 의심한다 그도 은수를 바라보던 눈을 급히 운전대쪽을 향하여 돌려서 은수는 자신이 잘못본걸꺼라고 애써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자신도 고개를 창밖으로 돌린다
한동안 고요한 정적이 한이사의 차를 감쌀뿐 두사람다 말이 없다 아니 아무런 말도 할수 없을만큼 두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어 그저 통할수 없는 감정의선 앞에서 침묵할뿐이었다

차는 어느새 은수가 살고 있는 집근처의 시장어귀에 다가와있었고
은수는 고맙다는 말한마디를 남기고 차에서 내려 한치의 감정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은체 승규의 차가 않보이는 시장안으로 들어서서야 가까운 가게의 벽에 가까스로 몸을 기댄체 잠시 자신의 몸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승규에대한 감정을 다스리려 애를 쓴다
혼돈스럽고 어지러운 마음에 눈을 감으니 아까 차안에서의 승규의 눈에 비치던 눈물이 생각나 그눈물이 의미를 헤아려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머리속이 더욱 혼돈스럽고 자신이 한없이 부정스럽게 느껴져 얼른 애써 생각을 접고는 단골 생선가게로 간다

"싱싱한 찌개거리 주세요"
하고는 생선가게 아줌마가 하는대로 가만히 서있자 아줌마가

"어디아퍼요?"한다
은수는 그제서야 퍼득 정신이 들어 생선가게 아줌마를 바라다보자

"아니 어디 아픈가하고 딴데 같으면 생선 아가미 보고 눈보고 싱싱하니 값이 얼마니 하고 나보다 더 난리를 치던 사람이 얼굴이 허여가지고 그러고 보고만 있으니 하는말이지"
"아니예요 그냥 좀 피곤해서요 그동안 제가 좀 지나쳤었죠?"

은수가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생선가게 아줌마는 정말로 별일이네 하면서 더욱 신경이 쓰이는지 자신이 생선을 여러번 고르더니 재빨리 다듬어 포장을 해준다
생선 주머니를 받아 돌아서는 은수에게 생선가게 아줌마가 한마디 던진다

"병원에 가봐요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데"

은수는 그동안 자신이 억척스럽긴 무척이나 억척스러웠나보다 실소를 머금으며 몇가지 찬거리를 더사들고 시장을 나오려니 여전히 승규의 차가 자신을 내려준 장소에 서있음에 놀라서 얼른 몸을 숨기고 차안을 보니 승규가 운전대에 얼굴을 뭍고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은수의 가슴에 쏴아하고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며 한쪽 가슴에 심하게 통증이인다

<미안해요 무엇때문에 그런는지 난 물어볼 자신이 없어요 당신에게
이건 아니란걸 아니까 당신도 알잖아요>
은수는 야채가게 모퉁이에 주저앉았다가 얼마가 지났을까 다시 일어서보니마침 그도 운전대에서 얼굴을 들더니 시장입구쪽을 한참을 바라다가
차를 돌려 가버린다
은수도 그제서야 시장에서 나와 바삐 집쪽으로 걸음을 돌리는데 또다시 차소리가 나서 떨리는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의 남편 진우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빨리 타 무겁겠다"

은수는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남편의 얼굴을 보고서야 비로서 안도 비슷한 한숨을 내쉬고는 남편의 차에 오른다 남편 진우는 자신의 복잡한 기분도 모른체 은수의 안색이 나쁘다며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묻자 은수는 눈물이 날것같아서 고개를 가만히 저으며 남편의 한손을 살며시 쥐어본다

"이사람이 않하던 짓은 하고 그래 힘들어"
은수는 남편의 따듯한 말에 승규때문에 잠시 괴워한 자신이 한없이 미워진다
<이사람이 내사람 내아이들의 아빠인데 어쩌려고 내가 부정한 생각을 했던가 어쩌지 그가 나를 좋아하나? 난? 나는?>

은수는 남편의 손을 잡고 가볍게 몸을 떤다
피할수 없는 또하나의 사랑이 다가왔음을 감지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