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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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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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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BY Mia0409 2002-02-22

때로는 보고싶은것을 보지 못하고 살때가 있지요
그럴땐 어떻게 하세요? 저는 상상을 하고 꿈을 꾸죠
그리운것을 그리워하고 보고싶은것은 꼭 보시는 날들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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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하루가 짧다는걸 실감하고 산다
아침부터 몰아지는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전에 느끼는 짜증은 느낄수가 없고 무엇인가 가슴을 메우는 뿌듯함을 간직하고 남편을 대할때도 아이들을 대할때도 날이 서지를 않는다

"엄마 엄마가 변한것 같아요"

가족중에 은비가 제일먼저 엄마인 은수의 변화를 눈치채고 모처럼 온가족이 모여서 저녁을 먹는자리에서 은수의 변화를 화제로 삶는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엄마 이뻐졌다"

동생의 이야기에 그제서야 진성이도 은수의 모습을 보더니 엄마가 이쁘다며 은비와 함께 탄성을 질렀고

"애는 엄마보고 못하는 소리가 없네"

하면서도 은수는 기분이 좋아지는걸 감출수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를 가득히 띄운다

남편 진우도 그제서야 은수의 모습을 눈여겨 보며 은수를 찬찬히 살펴보니
항상 부수수했던 머리는 세련된 헤어컷으로 윤기있게 다듬어져있고
핏기없던 얼굴엔 홍조가 어려있다 옷차림도 항상 그옷이 그옷이었는데
하얀 반팔 목폴라에 까만 롱스커트가 보기에도 꽤 고급인거 같으며 더욱이 진우를 당황시키는것은 은수의 변화된 표정이었다
늘 고민이 있거나 화가난 사람같았는데 표정에 생기가 넘치고 있었다
어떻게 받아들려야 할까 아내의 변화를 진우는 좋게만 받아드릴수가 없어 밥먹던 수저를 놓고 서재로 간다

은수는 남편의 옹졸함에 또 한번 가슴이 답답해지지만 우유를 한잔 데워서 남편의 서재로 간다

"왜 밥은 먹다 말아요?"

서재의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진우는 담배를 끄고 자신의 책상에 우유잔을 올려 놓는 은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묻는다

"지금하는일이 나와 사는일보다 행복해?"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무슨말이 아니라 그렇게 보여서 하는 말이야"

진우의 진지한 표정에 은수는 말문이 막힌다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만 이남자가 나를 이해할까 그러나 은수는 이내 우박사의 이야기가 생각나 생각을 고친다

"서은수씨 서은수씨는 자신이 희생해서 남편이 성공했다고 믿는사람이죠?"
"뭐 꼭 그렇다고는"
"한국 여성들은 여성들의 직업을 갖는 비율이 활발해졌다고는 해도 아직은 가정을 지키는 여성들이 많지요 자신의 배운 지식을 활용하지 못하고 가정에 파뭍히면서 자신이 가정에 귀속된다고 생각해요"
"사실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은수씨 여성은 절대로 가정에 귀속된 귀속품이 아니고 가정을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 리더의 역활이지요"
"리더요?"
"네 남자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일터에서 하고싶은 일이 무엇입니까? 바로 남들의 리더로 올라가는 일이지요 여성들은 자신이 속한 제일 기본적인 사회의 리더가 되는일이 있는데도 자신을 가정의 하나의 귀속품정도로 자신을 낮추고 스스로를 자학하죠 스스로를 자학하면 본인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 모두가 피해를 보는 그런 중요한 사람이 자신인걸 깨닫지 못한답니다 은수씨 은수씨가 자신의 성공을 남편의 성공으로 대리만족하고 싶었지만 남편의 성공후에 오히려 그걸 즐기는것이 아닌 공허한 허무만이 가슴을 시리게 할뿐아니었나요 난 뭔가? 그리고 남편의 사회적 위치만큼이나 자신과 남편의 거리감 그런것들로 상처받고 상처주고 아니가요?"
"네 맞아요 그랬어요 정말 그랬어요 남편이 성공할수록 기쁘기도 했지만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점점 전 자신을 잃어갔어요"
"은수씨 겁내지 마십시요 그리고 가정의 진정한 리더로써의 자신의 자리를 찾으십시요 남편이 성공한것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자라고 있는것도 은수씨가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기때문입니다"
"그러면 뭘하나요 남편은 자신의 사회적위치에 충실하느라 나의 생각 나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아이들도 저들의 세계에 빠져서 저를 등안시 하는데요"
"아니죠 등안시 하는게 아닌 은수씨 자신이 먼저 스스로 겁먹고 그들의 세계에 끼어들지 않은거죠 리더란 뭡니까 자신의 뜻을 자신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관철시키고 자신의 뜻대로 무리를 이끄는겁니다 물론 그뜻이란는것이 무리의 이익과 상관없고 리더의 독선과 아집뿐이라면 반역도 있는겁니다만 은수씨가 본능적으로 미리 피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겁니다
리더로써의 역확을 본인이 스스로 거부한거죠"
"리더로써의 역활을 거부했다고요 제가? 된적도 없었는데요"
"하하하 은수씨 아닙니다 은수씨는 리더였습니다 남편이 유학을 망설인때 서슴없이 앞장섰던 리더였고 아이들을 낳아서 젖을 먹이고 자신의 뜻으로 그들을 키운 분명한 리더였습니다"
"후후 그랬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네 분명히 그랬습니다 이제 스스로 다시 일어서십시요
그리고 가족들에게 자신의 뜻을 잘관철시킬수있는 현명한 리더의 자리를 다시 찾으십시요"

은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화를 내고 싸우고 짜증내고 그런 삶은 이제 싫다는 생각이 들며 또한 남편과 자신이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인데 더이상 이사람에게 상처받고 상처주고 싶지 않았다

"진성 아빠 아니 진우씨"

남편은 은수가 다른때와 달리 애들아빠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순간 긴장한다는걸 은수는 느낄수 있었다

은수는 진우가 앉아있는 의자의 뒤로 돌아가 그의 어깨에 두손을 얹는다
낮에 전경그룹이 경영 하는 백화점에 6층에 자리잡은 스파에 갔다가 받은 지압이 생각나 은수는 서서히 진우의 어깨를 맛사지 하기 시작한다

"진우씨 힘들지?"
"............."
"미안해요 그동안 사실은 나 진우씨 성공이 내성공인냥 좋아만 한것은 아니었어요"
"............."
"내가 공부를 포기한거 다 진우씨 탓이라고 그렇게 탓만하고 살았어 미안해요"

진우는 여전히 묵무부답으로 책상만을 내려다 볼뿐이었다
은수는 진우의 어깨가 많이 뭉쳐있기에 그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음을 느끼며 낮에 배운데로 그의 목에서 귀뒤까지 림프의 흐름에 따라 맛사지를 하고 머리 꼭대기 부분의 천정혈을 눌러 주면서 그의 스트레스를 풀어는 두피맛사지를 겸하여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을 정도로 열심히 진우를 맛사지 해준다

그때 진우가 손을 뒤로 돌려 은수의 손을 잡는다

"됐어 그만해도 돼"

진우는 의자를 돌려 은수를 바라본다

"행복하니?"

은수는 진우의 질문에 잠시 당황한다
진우는 그런 은수를 바라보며 책상위의 담배를 한대 꺼내서 불을 부친다

"그래 넌 항상 나를 앞서갔어 도서관에서 첨 너를 보았을때 창가에서 돌아온 책들을 정리하던 너는 햇살에서도 그랫겠지만 눈이 부셨지 마치 여신이 금방 하강한것처럼 당시 유학을 가고 싶어도 갈수 없었던 나는 네가 마치 나에게 구원의 존재갔았지 정말로 그후로 넌 나에게 그랬어 너의 유학을 포기하고 게다가 유학에 드는 생활비는 물론 어느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데 한 한국 친구가 나에게 와서 그러더군 은수씨가 깡통줍기를 하는것 같다고 아는냐고 하늘이 노래지는것 같았어 그래서 달려갔지 너무나 화가나서 내무능력이 너의 변해가는 모습이 짜증이 나서 참을수가 없었어
그런데 넌 햇살속에서 진성이를 업고 은비를 가져서 남산만한 배를 끌어 안고 깡통을 줍고 있더군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려고 달려간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넌 당당한 모습이었어 난 마음에 빛을 늘여만갔고 유학에서 돌아와서도 신혼 방한칸 없는데도 찡그리지 않고 더욱 억척스럽게 변해가는 너에게 나는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진우씨"
"네가 행복하다면 난 말리지는 않을께 하지만 그동안 네모습에 익숙해진터라 어색해 네가 나를 떠날것만 같아서 더욱"
"아니예요 내가 이러는건 우리가족이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서예요"
"알아 알면서도 쉽게 인정할수가 없었어 예쁘다 아름다워 졌어 너에게 이런 기회를 한번도 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진우씨"

은수는 10여년간 가슴속에 쌓여진 응어리가 한순간에 씻겨내려가는 느낌을 받는다 부부란 이런건가 말한마디에 천냥빛을 갚는다고 그동안 섭섭하고 이사람때문에 상처받았던것이 언제적이야기인가 싶어질만큼 진우의 솔직한 고백에 은수는 모든것을 잊기로 한다

그날밤 오랫만에 진우와 은수는 두손을 꼭잡고 잠자리에 들수 있었다

진우의 굿나잇 키스까지도 신혼때 보다 더욱 열정적일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