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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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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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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BY Mia0409 2002-01-23

******************* 운명의 이끌림 *********************

"오늘 스케줄은 성형외과 전동준박사와의 면담으로 시작됩니다"

차속에서 윤기자가 오늘의 일정을 확인시켜주고 김기자는 옆에서 카메라를 조율하면서 은수와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미소를 지어준다

"참 부러워요 두분"
"저희가요?"

은수의 부럽다는 말에 윤기자와 김기자가 동시에 서로를 쳐다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은수를 다시 쳐다본다

"네 두분은 젊음을 가지셨고 게다가 자신의 커리어에 확고한 자신감과 열정도 가지셨고 어쩌면 내가 갖지못한것들을 다갖고계시네요"
"그런가요 전 은수씨가 저희가 같지 못한 삶을 바라보는 원숙함 그리고 자신의 사랑하는 가정 역시 저희가 같지 못한걸 가지셔서 부러워하고 있었는데"
"그런가요? 이런 대로주고 말로 받았네요!"

은수의 말에 셋은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을 터트린다

은수는 윤기자와 김기자를 바라다보며 자신이 결혼을 하지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이 되어있을까 하고 생각에 잠긴다
과연 자신은 자신의 꿈대로 여행을 하고 작가가 되어있을까?
아니면 자신이 졸업한 대학에 남아 도서관을 지키고 있을까?
또 어쩌면 교수님의 권유대로 유학을 다녀와 후배들을 가리키고 있을까?

은수는 고개를 젓는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왜 자신은 이제와서 후회하는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라면 자신이 너무 불쌍해진다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달라고 살아오진 않았지 않는가 그런데 이제와서
왜 자신은 흔들리는 나무의 가지와 같은 존재가 되어있는가?

왜? 왜? 왜?
꼬리를 무는 질문에 은수는 머리가 아파온다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이 도대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일까? 또한 자신의 가정에는 어떠한 의미일까?

어제 남편과의 일로 통화한 오늘아침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온 전화가 은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은수야 어제 진성애비랑 통화했단다]
[진성애비랑요]
[그래 네가 지금하고자 하는일이 가정보다 중요하니?]
[엄만 진성애비가 뭐래요?]
[네가 요즘 예전에 진성에미가 아닌것 같다고 그러더라]
[저같은게 어떤거래요?]
[은수야]
[알아요 엄마 엄마가 무슨말씀 하시고 싶어하시는지
하지만 엄마 엄마도 이때껏 엄마 인생은 없으셨지요 오로지 아버지 그리고 나, 아버지 형제, 교회식구들 엄마 행복하세요?]
[예전엔 다 그렇게 살았단다 나또한 하나님이 주신길에 순종하며 살아왔고 그 길이 나자신의 행복이전에 나의 소명이었단다
그래 요사이 젊은 사람들은 우리하곤 들리지 그래도 은수야 넌 결혼이란걸 했다
한사람의 아내이고 두아이의 엄마지 이제와서 네행복을 찾겠다고 한다면 네남편과 네아이들은 어떻하니?]
[엄마 난~~ 나중에 이야기 할께요 지금 나가봐야해요]
[은수야 그래 알았다 일간 한번 들리려무나 지난번 한 김치가 아주 알맞게 익었더라 진성애비는 이렇게 익은 김치를 좋아하잖니?]
[네 그렇게 할께요]

자신의 어머니는 끝까지 사위생각으로 전화를 끝맺음하셨다
그런 당신의 사위는 얼마나 장모님을 생각하는지 당신은 아실까?

"당신 미쳤어~"

어제 저녁 남편 진우는 나에게 미쳤다고 했다
교육과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길이 막혀 집에 들어오니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이 지체되어있었다 남편 진우는 어제 따라 일찍 퇴근하여 거실에서 책을 보고 앉아서 그녀가 집안으로 들어서도 아는척도 않고 책만을 보고 있다가 미안해진 마음에 서둘러 저녁준비를 하는 은수의 등뒤로 그가 차디차게 내뱉은 말이 "당신 미쳤어"였다
그말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은수의 등뒤에 와서 꽃혔었다
은수는 외마디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아픔을 참으며 입술을 깨물어 그녀의 입술에 한점 혈흔이 흐르는지도 깨닫지 못하고 저녁준비에 열중했었다
저녁을 차려준후 은수는 답답한 마음에 산책을 나갔었다 그사이 남편은 은수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나보다 평소에 오로지 자신하나가 자식의 전부인 장모에게 자상하게 전화한번 드린적이 없는 사람이 자신이 은수의 행동을 막을수 없음을 알고 은수자신의 어머니에게까지 알려 해결하려했나보다 어리석은 사람 그렇게 해서 해결될 일이라면 은수 자신이 여기까지 오지도 않을거란걸 정말로 그는 모른단 말인가?

<그래요 나 미쳤어요 아니 차라리 미치고 싶어요
당신은 15년을 당신과 산여자를 그렇게 모르나요
당신은 고작 나에게 그이야기뿐이 할수가 없었나요?>

이런 저런 우울한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은 은수가 병원에 도착하고 성형외과에 앉아 닥터전과 마주 앉은 은수는 이내 자신이 왜? 성형외과 진료실까지 와서 앉아 있어야하는지 참을수 없는 역겨움이 치솟아 견딜수가 없어 정신없이 진료실을 뛰쳐나간다
그런 은수를 부르며 뒤따라오는 윤기자와 김기자를 뒤로하고 병원을 빠져나와 뛰던 은수는 숨이 턱에까지 차서야 멈추어 주위를 들러보니 높은 병원건물이 눈에 보이지 않을정도로 제법 멀리온것 같아 그제서야 주위도 아랑곳 없이 주저앉고 만다
계속해서 치미는 자신에 대한 역겨움과 이제와서 무엇을 하겠다고 이렇게 발버둥치고 있나 하는 15년을 함께 산 남편도 알아주지 않는데 은수는 자신에 대한 연민에 가슴속에선 뼈까지 저리는 서러움이 밀려든다

<서은수 서은수 너 불쌍해 불쌍해서 미치겠어 서은수>

하늘을 바라보니 파아란 하늘이 눈이 시린다

"저 괜찮으세요"

은수의 의식 넘어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겨우 자신으로 돌아온 은수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그사람들중에 한여자가 자신에게 굽히며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있는것을 알고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제서야 밀려드는 챙피함에 시선둘곳을 찾지못하고 자신을 걱정스레 쳐다보는 여자에게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네 괜찮아요 조금 어지러워서"

은수는 황급히 사람들을 헤치고 나와 자리를 뜨면서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목적없이 걷고 있을려니 누군가 자신의 팔을 잡아 당기는 바람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한승규이사 그가 걱정스러운 눈길로 서있다

"괜찮아요?"

은수는 갑자기 나타난 그에게 놀라움과 막상 갈곳 몰라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자신에게 마친 구원자와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의 냉정한 표정 안에 숨겨진 걱정스러운 눈길에 은수는 또다시 서러워지는 자신이 눈물을 흘릴까봐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한다

"네 괜찮아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여기엔"
"민편집장이 제방에 와있다가 윤기자 연락이 와서 놀라서 이리로 왔어요
지금 모두 병원 주변을 흩어져 은수씨를 찾고 있어요 정말로 괜찮은거예요?"

은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지친 그녀의 표정을 발견한 승규는 문득 자신이 한없이 여린 이여자를 늪으로 빠뜨린 기분에 사로잡혀 그녀를 안아 주고 싶은 생각을 참으며 그가 잡은 그녀의 팔을 더욱 꼭 잡고는 그녀를 발견하고 세워둔 길가의 자신의 차로 데리고가 차에 태운다 그리고
민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어 은수를 찾았음을 이야기하고는 은수가 너무 지쳐보여 집으로 데려다 줄테니 오늘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자고 한후 자신도 차에 올라 은수를 쳐다보니 그녀는 파리한 얼굴로 시트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있다

승규는 아무말 없이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 시킨다
은수도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 않았다 아니 물어 볼수가 없었다

차는 서서히 도로로 진입을 하지만 차안의 두사람은 여전히 말이 없다
한사람은 운전을 하며 또 한사람은 마치 잠이든냥 눈을 감은체 그들은 말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어디로든 쉬고 싶어요'
'미안해요'
'아니예요 제자신이 선택이었는걸요 제가 오히려 미안해요 이런 나약한 모습보여서'
'자 갑시다 한잠자요 내가 아주 좋은곳에서 당신을 쉬게 해줄께요'

은수는 억지로 눈을 떠보려하지만 한이사 그가 틀어놓은 감미로운 음악에 취해 잠이들고 만다

<내일은 내일에 태양이 떠오른다고 했다잖아 지금은 아무런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뿐이야>

그때까지만 해도 은수 자신도 한승규 그도 자신들의 운명을 몰랐다
그저 무엇인가의 끌림에 이끌리고 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