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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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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BY Mia0409 2002-01-06

여기를 올때마다 가슴이 마구 설레입니다
그리고 너무나 감사합니다 미력하나마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강넘고 산넘어 ***********************

은수는 모인 시댁식구들의 긴장 된 얼굴들을 보며 고소를 금치 못한다

오랜 세월을 죄인아닌 죄인으로 살아온 세월이었다 자신이 지은죄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면서 그저 죄인이되어 네네로 일돤되어온 시간들

오늘부터 자아를 찾아가는 은수는 더이상 죄인이 될수 없음을 그들은 알까?
은수는 저녁식사를 자신이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화려한 만찬으로 준비해본다

“언니 이거 혹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 같네요”
“애는 흉하게 언니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앞에 최후의 만찬이라니”

작은 시누 연우의 이야기에 웬일로 시어머니가 자신의 역성을 들자 은수는 의외라는듯 시어머니를 쳐다보고 그런 자신의 시선을 외면하는 시어머니의 뜻을 알것 같아서 혼자 살며시 미소짓는다

저녁을 먹고난후 과일을 준비하는 은수의 곁으로 큰시누 정우가 다가서며 도와 줄일이 없는가를 물으며 은수의 내심을 알고 싶어하는 눈치다

“언니 뭘 그렇게 많이 차렸어요 뭐 도와줄일은 없어요”
“아가씨 하던데로 해요 친정에 와선 손에 물한방울 뭍히는 법없잖아요”

은수의 예전과 같지 않은 직격탄에 정우는 움찔하며

“언니 는 언니가 항상 빨리 빨리 다 알아서 하니까 내가 할일이 없어서 그랬지 뭐”
“됐어요 저기 찻잔쟁반좀 들고 들어가요”

차쟁반을 들고 앞서가는 정우를 보며 은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시집와서 지금껏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지 몰라도 시집오기전 부터 시댁 식구중에 유일하게 자신에게 제일 살갑게 굴며 잘통하던 시누 였다 그런 시누 조차도 시댁의 시자가 붙는 자리에서는 거리감이 느껴지게 변하곤 해서 자신을 당혹시키곤 했었다 그게 시자라는건가? 자신은 형제가 없어서 그런 분위기를 못느껴서 저들을 이해 못하는것일까 정안이 엄마가 친정을 다녀와서 이런말을 했었다

["참 은비엄마 나도 시자드라"
"정안이 엄마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야"
"이번에 내남동생 결혼해서 올케가 생겼는데 친정에 가면 안그러고 싶어도
괜히 트집 잡고 싶고 괜히 못마땅하고 그러데 오늘에야 우리 시어머니 시누 이해가 가더라고 나 자신도 우습고"]

은수는 자신이 왜이리 우스워지는지 유치하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자신을 인정해주는곳이 생겼다고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일에 배에 힘이 들어가는 자신이 우수으면서도 그래도 한편으로 고소하고 자꾸만 승리의 미소가 자신의 얼굴에 나타나는걸 숨기려고 살짝 얼굴을 찡그린체 시댁시구들이 모인 거실로 과일쟁반을 들고 들어서자 가족들 시선이 일제히 은수를 향해 모아진다


“저 오늘 이렇게 가족 모두를 모이시라고 한것은 민우도련님 혼사 문제와 제 개인 문제를 의논드리기 위해서예요”
“민우 혼사문제는 알겠다만 네 문제라니 어디라도 아픈게냐?”

시아버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들여다보자 은수는 콧날이 시큰해지며 이렇게 따듯한 말한마디에도 감동하고 사는게 여자인데 남자들은 여자들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예요 아버님 이번 에 민우 도련님 혼사에 돈이 많이 든다고 아범이 걱정을 하길래 집을 내놨어요”
“집을 내놓다니 무슨 말이냐? 너 혹시 아범이 집융자하자고 했다더니 그래서 그러는거니 혹 집이라도 팔아서 이혼이라도 하겠다고 그게 네 문제라는거야? 원 요새 여자들 무서워졌다더니 너마저 그러니?"

은수는 시어머니의 날이선 말끝에

<네 어머니 지금 기분 같아서는 정말로 집팔고 갈라서고 싶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앞서가시는군요>

라고 대답하고 싶어서 목구멍까지 걸리는걸 참느라 애쓴다

“이이가 1억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대요”
“아니예요 형수님 그렇게 신경쓰실 필요 없어요”

민우가 당황하며 손을 내젓자 시아버님이 노한 표정으로 가족들을 둘러본다
“무슨 말이냐 1억이라니?”
“저 어머님이랑 의논해 보니 상대가 상대라서 민우 체면도 있고해서”
“당신 내가 않된다고 했지 않소”
“의논도 못해요 그럼 결혼식 부터 꿀리고 들어가란 말이예요”
“ 아닙니다 제말을 끝까지 들어봐주세요 저희 빈손으로 유학 다녀와서 겨우 집장만하고 나니 1년 사이에 큰아가씨 작은 아가씨 모두 결혼을 했습니다 그때 들어간돈도 집 담보로 융자 받은돈이었습니다 작년에야 다 갚고 이제 돈좀 모아서 좀더 큰집으로 가서 아범이 장남이니 언젠가는 부모님 모셔야 하기에 부모님을 모실 생각을 했습니다 아범 서재도 좀더 크게 꾸며주고 싶었고요 지금은 애들 공부방과 같이 쓰는데 이이 책만으로도 좁아서 발디딜 틈도 없어서 더욱 제마음은 급했고 그래서 짠순이 악바리 소리도 감수하며 살았습니다”
“아가야 괜찮다 내말은 않해도 네 고생을 안다 인두껍을 쓰고 어찌 너를 더 고생 시키겠니”
“아닙니다 아버님 그래서 제생각은 이렇습니다 집을 팔아서 민우 도련님 혼사를 치루고 나머지 돈으로 지금 사시는 아버님댁을 개조해서 저희가 그리로 들어갈까 합니다”
"우리집으로 말이냐?"
"네 어머니 어머님만 괜찮으시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뭐 나야"
"그대신에 아버님댁을 명의를 아범와 제이름을 넣어서 공동명의로 해주세요"
"여보 부모님앞에서 무슨말이야 내 허락도 없이 집을 내놓지 않나 도대체 왜그래 당신 그리고 당신 문제라는게 뭐야?"
"당신 제게 또 집을 담보로 융자하자고 하셨잖아요 은행융자 한번 해보니 이자 아까워서 혼났어요 융자않하고도 해결할수있는데 뭐하러 또융자를 하겠어요 그리고 당신 항상 부모님 모시고 싶다고 했잖아요 하지만 우리도 아이들이 있어요 아이들 장래 대책도 마련해야지요 도련님 아가씨 모두 의견 없으실줄 알아요 아가씨 두분 혼사도 부끄럽지 않게 치러드렸었고 도련님 혼사비용도 저희가 드릴께요 저야 그당시 사정이 그랬다치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 섭섭하지 않게 해주고 싶어요 체면이 아니라 마음으로 새로 들어오는 식구 첫출발 잘해주고 싶어요 그러나 제겐 아이들이 두명이고 이런식으로 가다간 아이들 공부도 어떻게 시킬지 걱정도 됩니다 그리고 저도 손에 뭔가가 있어야 사는데 힘이 나지 않겠어요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하셔도 충분히 이해가 가시리라고 생각됩니다"
"형수님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죄송하다는 소리 듣고 싶어서 이러는게 제가 장남에게 시집왔고 제가 해야할 도리람 어떤일이든 해야죠 하지만 모두가 좋은쪽으로 하자는 이야기예요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알았다 그렇게 하마 내이름과 네 이름을 공동 명의로 하자꾸나 진우 이름 넣을것도 없다"
"아버지"
"여~봇"
"진성에미가 시집 올때 내가 제자 빛보증을 잘못서서 제대로 예물도 못해주었고 게다가 진우 유학도 진성이 에미가 번돈으로 갔소 그리고 진우 너도 기억 나는지 모르겠다만 어느날 네가 술에 잔뜩취해서 내게 전화를 했더구나 진성이 에미가 유학와서도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깡통줍기를 해서 애들 우유값 기저귀값을 벌고 용돈도 준다고 그이후론 내 진성이 에미 볼 면목이 없었다 시집와서 골한번 않내고 열심히 장남 며느리로써 살아준거 고맙다 진성에미야 집을 네명의로만 해주고 싶다만 네어머니도 시집와서 고생많이 했단다 내이름 마저 없으면 네말대로 네어머니도 힘이 없지 않겠니 내가 죽으면 네어머니가 상속을 받으실거고 네어머니 마저 돌아가시면 진우가 상속을 받을것이고 네남편이 죽으면 진성이가 상속을 받도록 해놓으마 다들 의견이 없을줄 안다 진성에미가 여지껏 너희들에게 해준일은 부모인 우리도 못한일이었다"

은수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아시는구나 아버님은 알고 계셨구나 늘 말씀이 없으시고 시댁을 가도 서재에서 책만을 보시는 분이시라 늘어렵기만 했는데 오늘 이자리에서 자신의 편을 들어주시는 시아버지가 은수는 너무나 감사할뿐이였다

"감사합니다 아버님 그럼 집이 팔리는데로 민우 도련님 혼사비용을 내놓고 어머님께는 집수리비용을 드릴터이니 그돈으로 어머니가 평소하시고 싶었던데로 고쳐보세요 이것이 이 며느리가 어머니에게 드리는 선물입니다"
"글쎄 이젠 다 당신 뜻대로 되었으니 당신 문제가 뭐냐고"

은수는 자신을 재촉하는 진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무엇이 자신이 원하는데로 다이루어졌는지 궁금했다

<당연히 내가 받아야할것을 받았을뿐인데 이남자가 도대체 내남편이라는 말인가?>

"제가 우머시대라는 잡지에서 공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유럽여행을 다녀오게되었습니다"
"언니가요?"

여지껏 뾰루퉁해서 앉아 있던 정우가 그제서야 표정을 풀며 궁금하다는듯 은수의 다음말을 재촉한다

"당신의 잃어버린 꿈을 이루어드립니다라는 주제로 에세이를 공모했는데 장난 삼아 응모했다가 대상으로 당첨되었다는군요 그래서 진성이 에비 만나기 이전부터 꿈꿔 왔다가 못이룬 제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잘됐구나 그럼 며칠이나 가는거냐?"
"참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당신 에세이가 대상으로 당선되었다는 이야기야?"
"당신 툭하면 저보고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큰 굼뱅이 보셨어요?"
"아범이 실수했다 자신의 안사람이 굼벵이면 너도 굼벵이란말이냐 너를 아들로둔 우리도?"

시아버님의 말에 한바탕 폭소가 일었다

"그런데 단순히 유럽여행만을 가는것이 아니고 저에게 우먼시대의 본사인 정경사 차원에서 지원받는 프로젝트인데 평범한 가정주부를 말하자면 아줌마를 아름다운 여성으로 변화시킨다는 기획으로 많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가정만을 위하여 살아가는 아줌마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 취지랍니다 그래서 6개월간 저를 교육시키고 그다음에 한달가량으로 유럽여행을 떠나서 그쪽 여성들의 사는 모습도 보고 여행을 하고 제교육 기간부터 여행이 끝날때까지 제느낌을 글로 써서 연재를 하고 나중에 책으로 엮어낸다는군요"
"정경사 차원이라면 대단하겠네요? 언니"

작은 시누도 관심이 많다는듯 은수의 옆자리로 옮겨 앉으며 은수를 다시 보았다는 표정이된다

"그럼 당신이 내와이프란것도 공개해야하는거야 당신에게는 뭐가 돌아온다다는거고?"
"글을 쓰는 원고료도 주고 정경사 계열사의 C.F.도 몇편 찍고 나중에 책이 나오면 인세도 준답디다"
"와 언니 대단하다 나 언니 코디할래 내 전공도 살리고"
"애는 은경이는 어쩌고 젖먹이 놓고 한다는 소리하곤"
"피이 언니가 하고 싶어서 그러지"

그때까지 침묵하고 계시던 시어머니가 자꾸 마음에 걸려 은수는 시어머니를 쳐다본다

"너 우리하고 살자더니 애들하고 애비 밥 날더러 챙겨주라고 그런거 아니냐?"
"아닙니다 어머니 일이 그렇게 되었을뿐입니다 그리고 여행을 가기전에는 5시전엔 집에 들어와서 저녁은 제가 준비를 할것이고 여행가는 동안에는 일하는 사람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추호도 어머님을 힘들게 하는일은 없을겁니다"
"아주 결정을 다해놓았구나 오늘 보니 너 참 당돌하고 똑똑한 아이구나 벌써 결정 다해놓은일을 우리가 하지 말란다고 않하겠니?"
"당신 말을 너무 심하게 한는구려 장하구나 에미야 그문제는 우리보다 아범이 너를 도와주어야할 문제이지 쉽구나"
"정말이지 어머니 말씀대로 하지말란다고 않하겠어요 하다가 지치면 않하겠죠 말만 들어도 대단한일인데 쉽지 않을겁니다"

은수는 여전히 자신을 무시한는 남편때문에 오기가 솟는다

<두고봐 멋지게 해내서 보여줄테니 나 예전에 서은수가 아니라고>

어찌되었던 예전 같으면 시댁에서 이루어지는 일에 말한마디 못하고 속으로 끙끙거리고 있을텐데 모든일이 자신의 계획대로 이루어져서 시아버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떨떠름한 얼굴로 앉아있는 시댁식구들의 얼굴을 보자 은수는 다시금 고소를 금치못하면서도 마음 한켠으론 불편해진다

<지는게 이기는건데!>

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는 엎지러진 물이었다 강넘고 산을 넘었으니 이젠 자신은 바다로 나가야한다 누구에게 떠밀려서도 아니고 스스로 택한 길로
바다를 정복하고 멋지고 당당하게 돌아와야한다 이곳이 싫건 좋건 은수 자신이 선택한 종착역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