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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포옹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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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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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Mia0409 2001-12-30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지나면 새해겠군요(여긴 세밤지나고 이지만요)
2002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내년엔 유난히 짝수로 겹쳐지는 날이 많겠지요
1 하나 아닌 2 둘의 짝수 짝수의 진리를 많이 깨우치시는 한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 화려한 유혹 *******************8

뜬금 없는 축하한다는 전화를 은수는 얼떨떨 해진 목소리와
울음뒷끝의 코맹맹이 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축하라니요"
"네~에 여기는 우먼시대란 잡지사에요"
"우먼시대요"
"네 정경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알아요 우먼시대 모르면 한국 아줌마 아니지요"

일단 축하한다는 말에 전화건 상대방을 뛰워주는 이 민첩함 이싱황에서도
이런기지가 발휘되는 자신에 대해 내심 당혹스러움을 삼키며
은수는 속으로 나 확실히 아줌마 맞어를 외치며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호호호 감사합니다 지난번 2월호 특집으로 발렌타인 퀴즈대잔치에
공모하신거 기억하세요"
"아~~네 기억해요 당신을 잃어버리 세계로 보내드립니다"
"네 맞아요 정은수씨께서 보내신 에세이가 대상으로 당첨되셨어요"
"제가요 "
"네 아직 3월호 안보셨어요"
"미안해요 애들이 개학을 하는바람에 아직 읽을 시간이 없었어요"

속으로 미안했다 정안이 엄마가 구독하는 잡지를 정안이 엄마가
대충보고 나면 빌려보는거였는데 아직 정안이 엄마가 다 보지 못하여
못빌려다보고 있었다

"저 잡지사에 한번 나오시겠어요 당선 인터뷰도 해야하고"
은수는 잡지사 편집장이란 서영과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잃어버린 당신의 세계로 당신을 돌려보내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찾고 싶은 세계를 자신의 사진과 함께 보내주세요> 였던걸로 기억되었다

{제 어릴적 꿈은 화려한 유럽여행을 해보는거였습니다
여행을 하고 느낀것들을 글도 써보고 그렇게 여행을 하며 작가가 되는것이었죠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알뜰한 어머니에게 배운데로 근검절약하며 돈을 모았지요 유럽여행을 가보려고 말입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릴적부터 꿈꾸어 왔던일을 포기해야했던일은 바로 제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것이었습니다 평범한 가정의 수재였던 제 남편은 유학은 꿈도
꾸지 못할 입장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던
동생이 셋이나되어서 유학을 갈수 있는 형편이 않되었습니다
자신이 열심히 해서 유학 않다녀와서도 교수해보겠다는 남편의 의지는
힘없어 보였고 그가 하는 조교의 생활이 끝나면 언제가 될지 몰라도 시간강사를 시작해서 올라가야할 끝없는 그 시간들이 저를 막막하게 하였습니다 목사님이신 친정아버지는 덕망있으신분이셨지만 개인의 사욕엔 너무나
관심이 없으신분이시라 저를 하나만 바라보고 사신 어머니에게 사위될사람 유학비를 대어달라고 할처지도 못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행을 하기 위하여 차곡차곡 대학교때 부터 과외를 하고
졸업후 사서를 하면서 모아둔 모든돈을 털어서 남편과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저에겐 제 꿈을 접는 가슴 아픈일이었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꿈을
이루어줄수 있어서 모든걸 기꺼이 포기할수 있었습니다
남편의 능력을 인정받아서 장학금을 지급받고 기숙사에 살게되었지만
그래도 먹고 입고 아무리 저렴하다 해도 기숙사비까지 게다가
그렇게 조심했건만 큰아이 진성이를 임신하게되어서 무척이나 어려운
유학생활이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도
입덧하는 저를 위하여 자신의 점심값을 아껴서 과일을 사다주곤 해서
얼마나 가슴이 따사했는지 모릅니다
남편이 유학을 간 도시는 정형적인 미국의 학교만이 있는 시골 마을로
한국사람들도 유학생이 다섯 손가락 셀정도여서 더욱 외롭고 힘들었습니다
제일로 힘든건 유학생이라 보험들 형편이 않되어서 애기가 아플때 였죠 그래서 전 3년 유학생활을 화장품 한번 않사며 옷한번 못사고 돈벌 궁리를 하다가 기숙사 주변의 강통도 모아서 폐품을 사고파는 리싸이클 회사에
가져다 주고 돈을 벌어서 그걸로 애기우유와 기저귀값을 충당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재활용 쓰레기통이 따로 있어서 더러운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아도 되었죠 혹 남편의 동료에게 발각이 될까봐 머리에 모자를
푹뒤집어 쓰고 허름한 스웨터를 입고 했지만 어느날 남편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깡통봉지 들고 있는 저를 보고 눈물을 뚝뚝 흘리던 남편의
모습을 지금도 저는 잊을수가 없습니다 둘째 은비를 낳고 1년후
남편은 유학 3년만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박사모를 제머리위에 쒸워주던날
저는 모든 고생을 잊을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꿈을 포기했던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도 10년째입니다
큰애 진성이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고 돐때 돌아온 은비가 국민학교
5학년입니다 전 아직도 근검절약하며 살고 있습니다 남들은 돈잘버는
유명한 교수 부인이라고 말하지만 남편은 가져오는 월급 외에는
연구밖에 모르고 그동안 집에만 있던 저로써는 알뜰하게 절약해서
사는게 유일한 제 돈벌이였기에 그런데 요사이 제가슴 한구석에도
한점 바람이 들어옵니다 앞만 보며 남편과 자식을 위하여 살아온
저를 가족들은 늘 그렇게 지독하게 살며 일해주는 아줌마 취급하는것
갔습니다 저를 찾고 싶습니다 예전에 꿈 많고 예쁘던 은수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진성이 엄마도 아니고 은비엄마도 아니고 어느 교수의 부인도
아닌 저 정은수 어느덧 40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더욱이 한번 돌아갈수만
있다면 과감히 지금의 저를 버리고 유럽여행을 꿈꾸던 저로 돌아가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사랑에 모든걸 내던진 여자가 아니라 내자신을 위하여
모든것을 포기하고 나만을 위하여 한번 살아보는 여자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란 에세이를 써서 보내었는데 당첨되었다니 그럼 어떻게 해준다는거지
나를 유럽여행을 보내준다는건가 하지만 남편이 허락해줄까 애들 도시락은
여러가지 생각이 복잡했지만 잃었던 꿈을 이룰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냥 가슴이 설레여 저녁을 준비하자니 피아노학원까지 들렸다 오는 은비가 들어선다 낮에 엄마에게 심하게 굴었다고 생각되었는지 한결 애교있는 모습으로 엄마에게 다가서다가 엄마가 입고 있는 스웨터의 올이 풀려 구멍이 난것을 보자 학교에서 친구들이 정안이 엄마와 자신의 엄마를 비교하던일이 생각나 왈칵 짜증을 낸다

"엄마 학교 올때 멋좀 내고 오면 않되요"
"은비야-"

반항하는 딸을 향한 그녀의 목소리에도 날이 선다

"애들이 정안이 엄마 이쁘다고 난리였단 말이야"
"벌써 몃살들이라고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것들 같으니라고"
"엄마 내친구들에게 무슨말이야"
"무슨 말은 엄마가 급식 나르러갔지 패션쇼하러갔어 공부잘하는것들은
않그래 은비 너도 공부잘하면 친구들이 아무말 못해"
"엄마 도대체 지금 무슨 시대에 사는지 아세요 요즘은 공부잘하는것만
최고가 아니란 말이예요"
"시끄러 어서 씻고 숙제해"
"엄만 말만 막히면 시끄럽대"

은비는 입을 쑥 내밀고는 방으로 들어가서 저녁도 먹지 않고
남편 진우가 늦은 시간 생크림케익을 사가지고 들어오자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는 아빠가 자신이 좋아하는 생크림 케익을 들고 들어서는걸 보고는 문을 활짝 열고 아빠를 향해 달려들어 뽀뽀를 해대며 애교를 떤다 그런 딸아이를 바라보며 은수는 저게 누구를 닮았나 싶어 딸아이에게 눈을 한번 흘겨주고는 케익 한조각과 우유를 한잔 받혀들고 아들 방으로 가니 아들은 컴퓨터 앞에서 뭘하는지 들어서는 자신을 본체도 않한다

"뭐하니"
"맘 노크를 해야지요"

참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더니 이젠 유일하게 집에서 곰살맞게 굴던
아들 녀석까지 자신을 찬밥 취급하자 은수는 열이 확솟구쳐서
아들에게도 시비를 건다

"언제부터 마미가 들어올때 노크해야해-"
"맘 아임 낫 베이비"
"알아 누가 너보고 아가라고 했어"
"엄마가 저를 아기 취급하시잖아요"
"내가 언제"
"아침에도 밥떠서 들고 쫓아다니고 지금도 다큰 아들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오시고"
"내참 기가 막혀서 그래 알았다 알았어 니네들 다잘났다"

은수는 아들방 문을 조금 세다 싶을 정도로 닫고는
자신의 방에 들어서 침대에 누우니 남편이 기름 쏟은데 불을 긋는다

"에티켓도 없이 씻지도 않고 누우면 어떡해"

그녀는 대꾸도 할기분이 아니라 돌아눕는데
이젠 아예 그녀를 홀랑 태워버릴 작정인 남편의 말이 비수처럼
은수의 등에 꽃힌다

"오늘 은비학교에 갔었다며 애 기죽일있어"
"뭐가 기가 죽는다는거죠"
"은비가 그러더군 당신이 너무 초라하게 입고 와서 속상해서
죽는줄 알았다고 당신 도대체 왜그래 내가 돈을 못버는거 아니고
명색이 한국에서 다 알만한 대학교수 부인이 왜그렇게 촌티를 못벗어"
"촌티요"
"내가 말이 심했군 그런게 아니고 이젠 사회적 배경도 생각해야지
지나번 조교들이 당신이 파출부아줌마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점점 파출부 아줌마요 개네들 조교 맞아요 명색이 배웠다는 애들이
겉모습 보고 사람 판단한데요 당신은 겨우 개들 한테 그런것만 가르쳐요"
"이사람이 왜이래 당신의 검소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한 이야긴데"
"왜 말돌려요 내가 앤줄 알아요 아하고 어도 못알아듣는"
"잡시다 자 무슨 말이 통해야지"

고상하게 안경쓰고 읽던 책을 덮고 돌아눕는 남편이 남편이 아니라
웬수 같다는 생각에 손에 뭔가가 있으면 당장 내려칠것 같아
자신의 흉해지는 마음에 ?들짝 놀란 은수는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고 찬물을 마시려다 보이는 청주병을 병째로 입에
대고 마셔본다 평소 술이라곤 입에도 대본적이 없던 은수는 한병을
단숨에 마셨지만 전혀 취기를 느낄수 없어 응접실 진열장에 놓인
양주를 한컵 따라서 베란다창을 열고 베란다로 나서지만 3월의 꽤나
쌀쌀한 추위도 조금전에 마신 청주때문인지 별로 느끼지 못한체
그녀는 손에 들린 양주잔을 입에 대고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을때
아래층 정안이네서 간간히 들려오는 정안엄마의 윳음소리가 오늘따라
그녀를 더욱 처량맞고 외롭게 만든다 같은 여자인데 누군 행복에 겹고
누군 혼자 청승떨고 세상이 공평치 않다 학벌로 보나 살림솜씨로 보나
절대로 정안엄마에게 꿀릴것이 없건만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알뜰하게 살림하는건 궁상떠는거란건 말이 않된다 그녀는 추체할수 없는
외로움에 몸이 떨려온다

전화벨 소리에 눈을 떠보니 어느덧 해는 중천이었고
무거운 머리와 메스거리며 아파오는 속을 겨우 진정시키며
응접실로 나와보니 애들과 남편은 벌써 나갔는지 빈 공간이 더 적막보인다

"에미냐"
"네 어머니세요"
"아니 집에 있는 사람이 전화를 그렇게 오래 않받니?"
"네~에 머리가 아파서 쉬고 있었어요"
"별일이구나 네가 아플때도 다있고"
<내가 애들 만화에 나오는 철인이라도 되는줄 아시나보다>
"어쩐일이세요"
"응 다른게 아니고"

시어머니 목소리가 부드러워 지는걸 보니 부탁이 있으신가보다

"막내 민우 결혼때문에 너랑 의논좀 하려고"
"민우 도련님 결혼날짜 잡혔어요"
"그래 이번에 놓치기 너무 아까운 혼처라서 내가 서둘렀다 집안도 좋고 아가씨가 재주도 있고"
"예전에 혜숙씨도 착했잖아요"
"요즘 착하면 뭐하니 같이 벌어야 빨리 성공하지"

자신 들으라는 소리신것 같다 교회 권사님이신 시어머님이
은수 자신의 아버지 성한만 듣고 어머나 하며 반색하셨고 나중에
아버지가 모아놓으신 재산도 없으시고 명예뿐인걸 아시자 적잖이 실망했지만 교회에서 저마다 훌륭한 사돈 축하한다고 하자 작으나마 위로 받으신걸
알고 있는 은수로썬 씁쓸할수 밖에 없다
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은퇴하신 시아버님이 무슨 돈이 있으시겠냐며
결혼자금을 의논하시는 시어머님말씀에 진우와 의논하고 연락 드리겠다며 전화를 끊는데 시어머니의 마지막 한마디가 은수의 귓가에 송곳이 되어 날아든다

"얘 이번 혼사는 예물도도 섭섭하지 않게 해주어야할꺼야"

유학에서 돌아와서 박봉의 초임교수 월급으로 시작해서
겨우 집장만하고 살만해지자 연달아 큰시누 둘째시누 혼사에
허리 펼날이 없었건만 이젠 아예 그나마 우리집 잡히시자는 말씀 이신가보다
시어머님은 내가 조폐공사에서 돈찍어내는 기계인줄 착가하신는건 아닌가 싶어 착찹해 하고 있는데
전화가 다시 울린다

"나야 웬술을 그렇게 마셨어 술냄새에 잠을 잘수가 있어야지"
"웬일이세요 제 걱정때문에 전화하셨을리는 없고"
"무슨 말을 그렇게해 전화한 사람 무안하게"
"막내 도련님 결혼때문이라면 어머님께 전화 받았어요"
"점심시간에 맞춰 나올래 당신 좋아하는 냉면이나 먹지"
"겨울에 웬 냉면이요 약속있어요 이따 들어와서 이야기 해요"
"그러지 뭐 그런데 당신이 웬 약속이야"
"전 약속도 없는줄 아세요"

은수는 메몰차게 이야기 하고 전화를 끊은걸 후회했지만
잡지사와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열심히 않하던 화장을 하고
옷장을 뒤적거려보지만 입을 만한 옷이 없음에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았던지 바보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밑에 정안이 엄마에게 코트라도 한벌 빌려볼까도 했지만 생각을 고쳐먹는다
열심히 모아서 내돈이 되는것도 아니고 시집 뒷치닥거리에 다들어가는
돈인데 은수는 통장을 꺼내들고 오늘은 세일하는 겨울 코트라도
하나 장만 해야겠다는 생각에 도장을 찾아서 핸드백에 쑤셔넣는다

은행에서 현금을 빼서 지갑에 넣은 은수는 내 생전에 이렇게
많은돈을 지갑에 넣고 활인 매장이 아닌 백화점에 가보기도 처음이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자신의 어머니의 얼굴이 떠오른다
7명 시동생에 3명의 시누이까지 목사님이신 대쪽같은 아버지 성미
받으시며 한번도 자신처럼 골한번 내시는 얼굴을 못보며 그런 어머니 답답해하며 난 엄마처럼 살지 않겠노라고 그래서 화려한 유럽여행을 꿈꾸었는데
내가 엄마의 삶을 살고 있었다 아직 변변한 겨울코드 없으실 친정어머니
생각에 코끝이 찡해지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세일 매장에 들러 어머니에게 어울릴 만한 코트를 하나 사고
자판기 커피 한잔을 마시는걸로 자신에 대한 호사를 한 은수는 어머니에게 들렸다

교회 권사님들과 김치를 버무리시던 어머니가 나의 방문에 입한가득
물고 계시던 배추를 삼키시며 반색을 하셨다

"네가 웬일이니"
춥다며 잡아주시는 어머니이 손은 찬물에 배추를 헹궈야 배추가 쉬 물러지지 않는다며 찬물에 배추를 씻으셔서 인지 내손보다 훨씬 차가웠지만
내색을 못하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교회 사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버진요"
"응 장로님들하고 환자심방가셨다"
"이거 받으세요"

의아한 눈길로 백화점 봉투에서 코트를 꺼내드신 어머니는 내차림을 보더니 도로 봉투에 넣으신다

"왜요 마음에 않드세요"
"에미야 네 옷하고 바꿔라"
"엄~마"
"네 행색이 그래가지고 에미 옷사다주면 이에미가 좋아라 입을줄
알았더냐 네가 어떻게 알뜰하게 모아서 사는줄 내가 다아는데"

이내 고개를 돌리시며 눈시울을 적시는 70줄에 들어서시는 어머니의
머리가 유난히 하얗게 보여서 가슴이 아파와 은수는 가만히
어머니의 손을 잡는다

"엄마 난 엄마가 모른척 받아주셨으면 해요
내가 입는거보다 엄마가 입으셔서 따듯하시면 난 입은거나
진배 없어요 난 이다음에 진성이나 은비가 사주겠지 뭐"

애써 밝은 얼굴로 봉투에서 코트를 꺼내 어머니에게 억지로 입혀드리고
마침 차를 가지고 들어서는 어머니를 도와주는 집사님에게

"우리 어머니 잘어울리시지요"
"아유 고와라 사모님 너무 잘어울리세요 안그래도 심방 다니실때
옷이 너무 얇아서 감기드실까 걱정했는데 역시 딸박에 없네요"

그소리를 들으신 어머니 얼굴에 붉은 홍조가 돈다
은수는 잡지사와 약속때문에 점심을 들고 가라는 어머니의 청을
다음에 와서 먹겠다며 서둘러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잡지사 앞에
도착하니 꽤나 높은 빌딩에 자리잡은 잡지사는 대그룹 계열사답게
화려한 분위기라 들어서면서 은수는 기가 죽는다

"어서오세요 민서영이예요"
커트머리에 사람좋게 생긴 서영은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진보다 훨씬 젊어 보이시는데요"

은수는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힌다
일부러 못나온 사진을 보낸건 순전히 혹시나 정말로 당첨되어서
실제와 비교할때 실망할까봐라고 설명을 하자
서영은 호탕하게 웃으며

"저희가 잘선택 한것 갔습니다 역시 저희 보스가 사람보는 안목이 있네요"
"무슨 말씀이세요?"
"아~ 아니에요 자 인터뷰를 시작할까요"
이어서 사진기자인 정화란 기자가 들어와 사진을 찍으며
얼굴이 작아서 사진을 잘받겠다며 몇장찍고는 나간다 그녀 역시 자그마한
키에 당찬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 보기좋은 아가씨였다

그리고 예의의 인터뷰 하며
민서영은 자신들의 계획을 들려주었는데 그것은 은수가 생각했던것 보다도
훨씬 화려한 유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