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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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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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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이슬비 2001-05-29

"나,,다시 태어나 꼭..당신을 찾겠어요..꼭.."

"그땐..늦지 마세요..이렇게..늦진 마요.."

내 품에서 죽어가는 한 남자를 보며 흐느끼는 나를 느끼면서 꿈에서 깨어난다.

꿈인지를 알면서도..애틋한 마음은 꿈에서 깨어났지만 가시지 않는다.

사춘기시절 부터 가끔씩 꿨던 꿈..

어릴적부터 좋아했던 만화책의 영향이리라..

하지만 꿈은 사진처럼 정지된 장면에서 이런저런 배경까지 겹쳐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또 지각이다.



그녀..이하빈 나이 25살.

비서학과 출신으로 현재 미래증권의 비서실에 근무중이다.

그녀는 언제나 활달하다.

그녀가 만들어낸 그녀만의 모습에 많은 이들은 감격해한다.

어려웠던 가정형편때문에 갖은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모아 대학에 진학했던 그녀였다.

여자가 무슨 대학이냐며..윽박지르는 아버지 밑에서도 웃음을 띄며 열심히 살았던 그녀이다.

아래로 남동생 둘이 있었기에..더욱 더 열심히 공부해야했고 더 열심히 일을 해 돈을 모아야 했다.

대학이 주는 아름다운 경험보다는 아르바이트가 바빴고

미팅이라는 설레임보다는 과외수당이 올라가는것에 더 설레여했던 그녀..

"하빈이 왔니? 지각할뻔했다 너..후후.."

"언니 미안해요.."

"아냐..먼데서 출퇴근하기도 힘들지? 그러니까 내 원룸으로 들어와.같이 출퇴근하고 얼마나 좋니?"

"언니도 참..마음만으로 고마워요.."

천만원의 보즘금으로 서울 근교에 집을 구한다는것 자체가,,무리였으므로..

하지만 그 돈은 어머니가 힘들게 아버지 몰래 20여년 동안 모아왔던..돈 5백만원이 있는것이다.

그녀는 그런 어머니의 사랑탓에..힘들지만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굳이 증권회사를 고집하는것에..교수님은 의아해하셨다.

"자네 실력이면..왠만한 그룹 비서실은 되는데..그쪽은 사원복지 차원이..훨씬 좋아"

사원아파트까지 달린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건..집구하기조차 힘든 내가,,원하는 바였다.

하지만,,내게 주어질 약간의 편안함을 위해 선택 할수만은 없었다.

돈을 벌려면 돈이 노는데 가라는 말이 있듯이..증권회사야 말로 원하는 모든것이 갖춰진 곳이다.

"잘 생각해봐,,안그래도 시집갈 나이 넘겨서 혼자 산다고 청승떤다는 엄마 잔소리도 지겹고.."

가끔씩 농담처럼 던지는 그녀의 말을..믿고 싶을때도 있다.

새벽5시30분에 일어나서 준비해도 늦을때가 있다는 사실..

막차 시간때문에 회식자리 한번 마음놓고 가본적 없고..

겨울이면 불어닥치는 냉기에..감기를 달고 살아야 할때..

"너..계약기간도 끝나가지 않니? 나랑 같이 살자..응?"

그렇구나,,벌써 부모님의 곁을 떠나 생활한지..2년이 다되어 가는구나..

"음..언니 나한테 청소 빨래 식사까지 다 맡기려고 그러죠?"

"야..너도 알다시피 너보단 내가 한수 아래잔니..좋잔아..언니도 돕고 너도 편하고.."

"훗..그럼 생각해볼께요.."

"정말..? 꼭..긍정적인 결과 부탁해~"

그녀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귀여운 사람이다.

이제 곧 30대에 들어선다면서 가끔 거울에서 잔주름을 찾아내는 그녀..

"참,,그리고 어제 네가 말한 주식..정말 올랐더라..비결이 뭐니?"

난 오후 4시면 퇴근한다.

그리고 가까운 PC방에 들러서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정보를 수집한다.

의외로 내가 가끔 내 자신에게서 놀라는건..

어떤 주식에 관해 강한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가상투자밖에 하지 못한다.

정말,,내가 이 모의투자대회에서 대상으로 선정된다면..

주어지는 1천만원으로 실제 투자를 하고 싶다.

지금은 수익률 65%로..3위다.

87%의 1위..아이디 엔..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알수 없는 익명의 가상공간에서 엔은..신화적인 존재다.

2위의 제우스의69% 와는 엄청난 차이..

아직은 3개월의 시간이 더 있다.

꼭..1위를 해야한다..난..더이상 내어줄것 없는 내 인생..이젠 찾고 싶다.

삐삑~

핸드폰 문자 메세지..

<토요일 오후 4시에 1위에서 10위간의 실시간 체팅을 준비하였습니다.

현재 3위인 아이디:빈 님께서도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

토요일..4시라...

모의투자 대회 개최후 처음있는 이벤트..였다.

엔..과 제우스..그들을 만나보고 싶다.

그들이 누군지를 모르는것 때문인가..? 왠지 설레인다.

그렇게 기다렸던 토요일이 왔다.

하지만 막상 체팅으로 들어간 나는 실망했다.

그들은..보이기가 두려운것인가?

내가 가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나 자신이 더 노력하게 된다는건..그들은 모르는 걸까?

그들의 잡담으로 화면이 메워지고 있다.

갑갑한 마음에 콜라 생각이 간절하기에 자판기로 갔다.

시원한 콜라가 목구멍을 따갑게도 스쳐지나간후에 난 체팅룸을 빠져나올 생각으로 다시 컴퓨터 앞으로 왔다.

<빈님..재우스님..제가 좀 늦었습니다. 들러주시겠습니까?>

엔의..초대장이였다.

망설임도 없이 초대장의 들어가기 버튼을 클릭했다.

<엔>: 어서오세요.

<제우스>: 반가~

<빈>: 네..모두들..안녕하세요?

<엔>: 네.

<제우스>: 빈님...별 말씀도 없이 계시더군요..

<빈>: 아뇨..뭐..그냥,,별 할얘기가 없어서요..

<엔>: 두분..이런 모의투자,,경험 있으세요?

<제우스>: 작년에 대민증권에서 개최할때 한번요...빈님은요?

<빈>: 작년에 대민에서도 이런행사가 있었어요? 난 몰랐는데..

<엔>: 아..그 행사는 도중하차했지요..그래서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빈>: 네..잘 아시는군요.

증권투자에 대한 얘기가 한시간째 계속 되어가고 있었지만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엔과,,제우스..그들은 말투로 봐서는 남자들이였다.

<엔>: 이런 죄송합니다. 먼저 자리를 비워야할것 같은데요..

<빈>: 네..그럼 잘가세요. 좋은 주말 되세요~

<엔>: 빈님도요..제우스님..다음 기회에..뵙죠.

엔이 나간 후..막상 그 방을 나오기가 아쉬웠다.

<제우스>: 빈님...나이를 물어봐도 될까요?

<빈>: ^^; 먼저 자신을 알리고 물어보시는게 예의 아닌가요?

<제우스>: 네..전 25살의 건강한 한국청년 김 휘문입니다.

<빈>: ^^ 전 25살. 이름은..이하빈이에요.

<제우스>: 이야..정말요? 그럼..동갑이네요? 그럼 동갑인데..말 틀까요?

<빈>: 넘..빠르시네요..

<제우스>: 후후..제 취미가 아는척하기 특기는 친한척하기인걸요?

그는..( 정말 그인지 의문이지만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였다.

그렇게 그와의 체팅은..2시간재 접어들고 있었다.

<제우스>: 그럼 빈님은...아니 하빈이라고 불러도 되요?

<빈>: 음...아뇨 그냥 빈이라고 불러주시면 고맙겠어요.

<제우스>: 후후..사람을 무척 경계하시나 봐요..

<빈>: 세상이 험하니..어쩔수 없죠..

<제우스>: 어디..? 집이에요?

<빈>: 아뇨..회사근처 PC방요..

<제우스>: 이 주소 적어둬요..엔을 비롯해서 저도 많이 가는 사이트에요. 가끔 증권방에서 쳇할때가 있으니..한번씩 들러요.

<빈>: 네..고마워요..엔님이랑은..아시는 사이에요?

<제우스>: 증권방에서 본것외에는.. 그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라는 사실은 알죠 ^^;

<빈>: 이런..저녁시간이네요..식사 하셔야죠? 그럼..

<제우스>: 어..가실려구요? 경계하지 말구요 다음에 볼땐..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줘요..

<빈>: 노력해 보죠..^^

<제우스>: 이메일주소..아이디랑 같나요?

<빈>: 네..그건 왜..?

<제우스>: 좋은 정보 있으면 같이 공유해야죠..그래야 서로 발전할수도 있죠..

<빈>: 그건 공감이에여..그럼..다음 기회에 뵙죠..이만..


체팅을 끝내고 일주일간의 피곤함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꾸벅거리며 졸다가 간신히 집으로 왔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다.

그저..이부자리를 펴고 잠시만..쉬고 싶다.



"빈낭자..당신이 내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물어도 되겠소?"

"과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으며..결혼할수도 없습니다.."

"결혼할수 없다는건..핑계에 지나지 않소..당신을 지켜본지 3년이오..3년.."

"인연이 이루어지려면 8000번의 인연이 스쳐야 하는법입니다. 도련님..우린 인연이 아닙니다."

"당신의..괴변에 질렸소 정말..하지만 더 싫은게 뭔지 아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당신을 사랑하는 나자신이오"



띠리리..핸드폰 소리..

꿈이였구나..꿈속의 남자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의 목소리가..귓가에 맴돈다..

"여보세요.."

"하빈아..엄마야..잘 지내지?"

"응..엄마는? 성빈이 동빈이 잘있지? 아빠..도?"

"..그래..다 잘 지내.."

"엄마..목소리가 왜 그래? 우는거야? 엄마?"

"아냐..감기가 좀..잘지내니 다행이다.그냥 전화 한거야,,동전이 다됐다..그럼 이만 끊으마.."

"엄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시간도 없이 떨어지는 동전이 아까우셔서..전화를 끊으신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난리를 피우셨나..?

한때 아버지의 집은 지금 사시는 그 동네에선 꽤나 부유한 집이였다.

술에 취한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경상도 거지들중에 아버지 집에서 밥을 빌어먹지 않은 거지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집에는 쥐뿔도 없더라도 늘 너스레를 떨며 사람들에게 선심을 쓰곤 했다.

술이 많이 취하기만 하시면..이놈의 신세..아이고..하면 신세타령이셨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나는 절대..내 신세 타령이나 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그 운명에 맞설 힘을 키우겠다고..

운명은 강한자에게는 끌려 온다는것을..믿으며..모진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