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와 미숙 은수는 가끔 어울렸다 하지만 누구한사람
서로의 맘을 터놓진 못했다
"우리누나 결혼한다..." "!!!!"
순간적으로 준희는 숨을 삼켰다
드디어 올것이 온것이다
"축하한다" "고마워" 아무도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서로의 맘을 너무나 잘 알기에
미숙이 흘긋 준희를 바라보았다
"괜챦니?" "기집애 그럼..괜챦지 않고"
"...." 한동안의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서로 생각에 잠겼다 커피숍에선 음악만이 흐르고 한동안의
정적은 세사람의 각기다른 생각을 감춰주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준희는 레코드점에 들렸다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이곡저곡 들어보았다
그러다 찾아낸곡 하나 조성모의 다짐...
빠르면서도 슬픈 노랫말이 준희는 자기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씨디점을 나오면서 준희는 핸드폰을 꺼냈다
입학기념으로 엄마가 사주신 핸드폰
준희는 전화다이얼을 돌렸다
몇번의 신호음이 들리고 상대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동안 준희는 말을 못하다가 은우가 나오자 약속을 정했다
커피숍안에서 준희는 은우를 기다렸다
"어!" 그가 들어서자 환히 커피숍안이 밝아진다
"오랫만이다" "왔어요?" "그래. 학교생활은 어때?"
"많이 익숙해졌어요" "오니 별거 아니지" 대답대신 준희가 마주보고 웃었다
"오빤 결혼식 준비 잘 되어가요?" "뭐 그럭저럭."
"네...다행이네요" "힘들다...무지 힘들어 결혼이 이렇게 피곤한줄 몰랐어 할일두 많고 머릿속이 넘 복잡해" "그래두 행복한거죠"
"그래 그렇지 오래동안 기다리던 일인걸"
"언닌 행복하겠네요 정말...할수있다면 정말 그럴수만 있다면
대신하고 싶어요" "헛 모르는소리 지숙이두 지금은 머릿속이
복잡할텐데...이런걸 왜하나 싶다 요샌"
"그럼 물려요" "뭐?" 어이없어 그가 되물었다
"오빠 나는 안돼요 도저히 안되나요?" "무슨소리야 그게 농담도 지나치면 못쓴다" "늘 그래왔어요 그죠...어린아이처럼 그렇게..
하지만 나두 이젠 스무살이고 사랑을 알나인걸요"
"그래 꼬마아가씨~알구말구 난 좋은 오빤걸"
"오빠..싫어요 그런거 안하고 싶어요 나는..."
준희는 심호흡을 했다 지금이 아니면 못해 도저히...
마지막 고백조차 난 하지 못할것이다
"차향기가 좋지~~~" "아니요!!!"
그녀의 강한 억양에 은우가 놀라 바라보았다
"지금 안하면 지금 못하면 평생 못할거 같아요 동생은 싫어요
나는 오빨 좋아해요!" "물론이야 나두..좋아해"
"그런게 아니에요 모르겠어요 난 사랑한다구요!"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준희야..."
"믿지 않겠지만 사실이에요 그랬어요 나 맘이 넘 아퍼요
정말 정말 아퍼요 "두줄기 눈물이 볼을 타고서 떨어져내렸다
"처음이에요 이런거 그래서 나두많이 당황스럽지만..사실이에요
축하해주어야 하는데...누구보다 많이 잘살라고 빌어주어야 하는데
그럴수가 없었어요 난..난 나쁜앤가봐요 그냥 바라보고 오빨 보는것만으로 좋았는데...그런데 자꾸 욕심이 생겨나요
내안에서 나두 모르는 내가 더 가까이 가라고 하고
그리고 이젠 내가 지숙언니였으면 하는 욕심이 생겨요 나참 바보죠"
"준희야...누구나 한때 그런감을 갖는단다
아마도 가장 예민한 시기에 내가 하필 그자리에 있어서
그런 감정을 느꼈을거야 사실 오빤 별거 아니란다
이다음 진정으로 준희를 아끼고 사랑할 사람 준희도 만날거란다"
"싫...싫어요 그런거 원하지 않아...언제나..언제나 내곁엔 오빠가 있었어요 항상 날 지켜주었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오빠가 멀어지고
보이지 않고 내게서 멀어져 갔어요 그런감정...정말이지 싫어요
더이상 이런아픔 견딜수 없어...정말이지 할수있다면 도려내고 싶어요" "...."견딜수 없어 준희는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탁자위엔 준희가 올려놓았던 씨디만이 덩그란이 놓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