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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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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BY 이슬비 2001-05-03

그녀와 함께 밤을 보냈다.

아니.. 그녀의 밤을 지켰다.

어린아이처럼 울다가 잠들어 가끔..설움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지 허~억이며 자는 그녀를..

잠든 그녀를 보며..이런저런 생각에 빠졌던건..사실이다.

이런저런 말도 안될 상상에..머리만 복잡해 왔다.

한가지 사실은..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그것이면 된다.

그리고..가영이가 나를 필요로 하고 날 사랑하는걸..느낀다.

그녀를 위해 준비하는 아침이라 그런지..

왠지 신난다.

콧노래가 나오는걸 보니..

그녀가 내 등에 얼굴을 묻는듯 했다. 부끄러워서인가??

"일어 났니?"

"오빠..나 때문에..힘들었죠? 미안하고..고마워요.."

"음..자는 널 지키는게 힘들었던건 사실인데..지금 오믈렛이 타는데.."

"오빠 등이 너무 따뜻해서요..잠시만 이렇게 있을께요.."

그는 피식 웃더니 가스렌지 불을 꺼 버렸다.

"아,,나도 모르겠다. 너 배고프다고 하지마..그리구..내 가슴이 더 따뜻해.."

정말,,그의 가슴은..편안하고 따뜻했다.

한참을 아무말없이 있어도..침묵이 어색하지 않았다.

"참,,오빠 집에서 걱정하실텐데..연락은.."

"네가 몸이 안좋아서 네옆에 있겠다고..연락 드렸어.그런 걱정은 하지마"

"오빠,,참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사이.."

"우리사이가,,뭐? 난 처음 봤을때부터 우리가 이렇게 되리라,,믿었어"

"정말요?"

"응..널 사랑하는게 어려운건 아냐..넌 마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같으니까,,"

"치..그런말이 어디 있어요? 그래도..들으니 기분은 좋아요..훗.."

"가영아..내가 널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난 모르겠다.넌 알수 있니?"

우리가 이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작은 행복에 겨워할때..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희야.."

그녀는..내게 말을 하고 싶지 않은지..

돌아 누웠다.

그냥,,그녀를 내버려 두는게 나은건지..아닌지..

잠시 머뭇거리다 방을 빠져 나왔다.

햇살이 눈부시다..

가영이의 밝은 미소처럼...




어떻게..그를 마주대해야 할지..난감했다.

그렇게 뛰쳐간 그는 잠시후..돌아와 나를 부축해 집으로 왔다.

그리곤 피곤할텐데 쉬라며 서재로 향했다.

왜..그렇게 경솔했는냐고..

한번쯤은..따질것이라 생각했다.

머리로는 받아들여도 가슴으론 받아들일수 없던 사실을..확인하고 싶었는데..

그는 슬픈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는것 뿐이였다.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건..아닌지..

이렇게 그를..잃고 싶진 않다..




나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도..아니였다.

그저..지켜야한다는 의무 아닌 의무감으로 이렇게 살아온건..아닌가?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가,,어딘가에 있을 오아시스 때문이라면..

내 삶이 아름답게 느껴졌던건..가영이 때문이였을까?

이룰수 없는 꿈은 악몽이라고..

어쩌면 난 지금까지 악몽속을 헤메인건..아닌지..

나의 왼손에서 빛나는 결혼반지..

주희와의 사랑이라..그녀의 사랑만은 지켜주고 싶다는 어설픈 노력..

주희에게..이런 나를 설명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내가 가져선 안될 느낌은 접어야 한다.

정말,,가질수 없기에 더욱 아름다운...

"민기씨.."

"응..? 일어 났니? 속은..괜찮아?"

"이런..담배 연기좀 봐.."

그녀는 창문을 열었고 난 담배를 껐다.

그리곤 책상에 걸터 앉고는 내손을 잡아 끌었다.

그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뭔가,,확인하고 싶닫는듯..내 눈을..내 마음을 보는것 같다.




민기씨..나 사랑해? 이렇게 묻고 싶었다.

혹시나 그가 잠시라도 머뭇거릴까봐 싫었다. 아니 두려웠다.

별것 아니라고 덮어두기엔..나를 컨트롤할수가 없었다.

"미안해.나 때문에..자기 속상하지? 그래도 나 사랑하니까..조금만 더 이해해줘.."

"그래..너 힘든거..알아.."

"사랑해 민기씨..알지? 난 자기뿐인거..."

"그래..알아..알아...나도..그래"

"날씨도 좋은데..우리 나갈까?"

그는 지나가는 말로 잠시 물었다.

가영이에 대해 어떻게..언제 알았냐고...

그녀의 약혼식에서 알았다고..말했고 다시 그는 가영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그는 내게 자상한 남편으로 자리잡아가려 노력하는것 같았다.

아니..내가 이상하게 생각해서였지..그는 늘 내게 자상했다.




조금씩..밝아지는 주희를 느낀다..

내가 지켜야할 사랑..민주희..

가질수 없는 사랑은 가슴 깊이 묻어두고..그녀를 아프게도 외롭게도 말아야겠다는 생각..

그녀에게 아니 내가 선택한 인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랑이 모든걸 가능케하는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내 감정은..사랑이라 불려질수도 없는 것이니까...




"참,,좋다.."

"얼굴에 팩하니까,,좋아요?"

"아니..이렇게 여유있는거..난 휴일이라도 6시면 눈이 떠지더라..그래서 하루가 긴것 같았는데.."

"그런데요? 오늘은.."

"시간이 빨리 흐르는것 같아...이러고 있으니 너무 잠온다.."

"조금만 더 기다리다 씻구 자요..어제 잠도 제대로 못자서 피곤하죠?"

얼굴팩을 씻고 나와서는 내 무릎을 베고는 엉뚱한 주문을 했다.

"가영아..노래 하나 불러줄래?"

"잘 못하는데.."

그녀가 나의 부탁에 부른 노래는 조용한 팝송이였다.

You light up my life...

"잘하네..인생의 빛..언제까지나 네 인생의 빛이 되줄께.."

"네..고마워요.."

"가영아,,나..결혼식 빨리 했음하는데.."

"오빠,,일두 마무리해야 할것도 많고.."

이런저런 이유가 핑계처럼 되어간다.

"나..널 가까이 두고..있기가 힘들어..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