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엄마가 안고 나가거나 업고 나가면, 동네 사람들이 모두
"아이구! 공주님 나왔네? "
"심해 엄만 좋겠수! 장래 미스꼬랴할, 이뿐 딸 있으이..."
"어데예~ 아입니더~"
하면서도 울 엄마! 그 소리가 듣기 좋아 입은 귀에 걸렸고,
툭~하면 어린 나를 안고는, 공연히 집앞 가겔 나간다든지, 시장
엘 간다든지, 동네 미용실에 마실가거나 이웃집 아줌마에게 가
서 수다를 떨었다네여.
요즘...아파서 방에 누웠으면서두 화장하고 눕는다는 거 아님까?
'울 엄마는 못말리는 왕비병!' -.-;;;
그 엄마에 그 딸이라더니...
칭구 뇬들이 저더러 그러대여. 못 말리는 '주병'이라구여.
'공주병'. 것두...중증! ^^
저요...집을 나서면 뭇 남자들의 시선 때문에 나가기가 싫다니까여!
'아아~ 이뿐 것이 일케 피곤한 일인지 몰랐어! 엄마가 날 좀 안
생기게 낳아주지..쩝..그래도 우야노? 이미 이렇게 이삔 것을...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젤 이뿌니?
당근...한...심...해....?~ 그치이?
시상에...우째 이리 이뿌게 생??으까이...' *^^*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도 엄마는 늘 깔끔하고 비싼 옷을 제
게 입혔고, 혹 식사 때가 되어 밥상에 앉으면, 맛난 반찬을 제
밥숫갈에 얹어주던 울 엄마!
공과금 체납하는 한이 있어도, 옷은 공주 빠숑으로 입혔고,
최신 유행하는 신발에 엑스서리에 헤어에, 화장품도 최고급만 사
주는...^^
그 허영심이 쌓이다 보니, 울 집 다 팔아묵고, 지끔 울 엄마 생
병나서 누웠다능 거 아님까? -.-+
"뇨잔 꾸며야능겨! 아무리 빽 존 집안이라도, 퍽탄임...어느 남
자가 좋아하냐?
가방끈 길어도 글타! 니...알재? 내 말?"
처녀시절 무지 이뻤다는 울 엄마!
한 주먹하는 울 아부지와 이 세상에서 젤 이뽀야 한다는 자아도
취에 빠져 평생 맘고생하다 이젠 아파 누워 있으니,
(울 아부지...엄마아님 강에 뛰어 내리겠다고 협박해서...울며
결혼했다는 울 엄마!
인간하나 구제한다는 심정으루...-.-;;)
엄마의 단 한가지 소망이자 희망은 내가 부잣집 남자 만나서 시
집가능거...
'엄마! 쬐매만 지둘리슈! 이 한심해의 미모루다가 시상 남자들
을 다 녹여놓을틴게...' *^^*
월척을 낚기 위해선 미끼를 던져야는 법!
나으 계란형 얼굴에 잘 어울리는 최신 헤어와 메이컵... 계절을
앞서가는 뺘숑에다 액스서리...
끈내주는 토탈 코디당~
물 존 넘을 낚으려면 물 존 곳으로 가야는 법!
설 압구정에 가보까나? 물 좋기는 거그가 젤이지? 암만... ^0^
근디...일케 좌악~ 뽑은 것 보구 달겨 들었다가 나으 이뿐 입에
서 나오는 갱상도 사투릴 들으믄?
'재섭다'면서 구둣발로 뻥~ 차일지두 몰러!-.-;;
내가 설 가믄 울 엄마는 우야노?
근께...무쒸칸 갱상도 '머시마'라두 저아! 나에게루... 와죠잉~~~*^^*
날마다 밤이면 물좋다는 곳(***로바다야끼, **?脊箸? **나이
트) 골라 댕김서, 샤-푸한 뇨자의 육감 총출동!
(고슴도치 마냥 안테나 바짝 세우구...감시 레이다 빙빙 돌림
서...)
킹카 헌팅 작전을 세웠져. ㅠㅠ
근디...킹카들이 다 워데 갔냐? 여그가 아닝게벼? 미끼가 시원
찮았남? 잉~ ㅠㅠ
제 4화 가위손
[가위손] '조니 뎁'인가? 그 남자배우 나오는...태어날 때 부텀
손에 가위가 달린...
그 영화를 본 후 어쩜 그리 미용사...아니...헤어드자이너들이
머씻게 뵐까여?
면도기로 이잉~~이잉~~가위로 싹뚝싹뚝~ 재깍재깍~
마술사의 손같은 나으 손을 거치믄...퍽탄두 퀸카가 되구...할매
두 아짐마가 된당~ ^.^
고맙다구 팁을 파악팍? 음...그 팁을 모아 이뿐 카를 사구...
이뿐 카를 몰며 까만 썬글래슬 끼는고야. 이 퀸카를 보구 킹카들
이 굴비 두름 엮이듯이 주르르 엮여오겠징?
음...그 중에서 가장 물 존 킹카를 골라 낚는 고얏! *^^*
딴딴따따~ 웨딩마취 울리며 멜러 영화 포스타를 찍는 거쥐~!'
* * * * *
뻥공장을 관두고 가심아픈 추억을 마무리 해 갈 무렵, 소문만 듣
던, 우리의 왕날라리 언니!
학교를 그만두고 기술을 배워서 미용실을 한다는 그 언닐 찾아갔
어여.
'끼이익~'
"안냐세여? 왕언니~"
언니가 신설 학교의 1회였고, 날라리파의 '짱'였으므로, 우
리 '쫄'들은 언냐를 글케 불렀져.
'왕언니' 혹은 '짱언니'라고...
"아~ 그래! 심해 왔나? 어여 와라! 덥재? 여 션한 에컨 있는데
루 앉아라....뭐 주꼬?"
"언냐! 걍 션한 얼음물이나 한 잔..."
5년 선배인 언니는 벌써 자리를 잡아서 변두리지만 기다리는 손
님이 언제나 바글바글함다.
(알고보니 다른 데 보다 1-2천원 싸게 받는다는 군여)
(그럼 글치...+-.-+)
왕언니의 배가? 오잉?
태산을 배에 지고 있는, 만삭인 언니는 온갖 떵폼 다 잡으믄서
커트를 한다, (퍼머)롯트를 감는다, 드라이를 한다, 샴푸를 하면
서도 입은 쉬지 않구 손님과 야그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언니!
(뎡말 스테미나두 됴은가바! -.-+ )
'언냐! 예술이당~ 배 뽈록~ 궁디 뽈록~ 가심 뽈록~ -.-+
온갖 전위 예술적인 자세루다가...
언냐의 눈과 손끝에서는, 할매들의 뽀글이 빠마, 초딩들의 스포
츠, 중고딩의 단발, 아지매들의 커트, 쭉쭉빵빵 처자들의 드라
이...가 마술처럼 처억척 맹글어지는 검다.
언냐가 넘 바빠서 샴푸 손님에게 대신 샴푸도 해주구...드라이
준비도 해주구...그랬져.
"야! 니...요새 뭐하노?
"저...백조야용...호호홍~ " ^^
"구래? 니 여기와서 언냐도 도우고 일도 배우고 그래라~ 내가 니
한테 걍 일시키겠나?"
"언~~~니~~~야~~~진짜가? 정말이재? 거짓말 아이재?"
눈이 땡그래지고 입이 바가지만큼 찢어져선,
가위질을 열심히 하고 있는 언냐에게 달려가 언냐의 등을 얼싸안
았져.
* * * * *
이 한심해! 실은 뻥차 어빠를 머얼리 보내고 실연의 나날을 하염
없이 눈멀로 보내다가...
어느 하늘에선가 날 내려다보며 슬퍼할 업빠를 생각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져.
'그래! 내 맘 속에 어빠가 있는 한, 어빤 언제나 나랑 함께 있
는 고야! 어빠야~ 나를 내려다보구 있을 거지?
나...열쒸미 살께! 어빠생각 하믄서...ㅜㅜ'
며칠 후, 평소에 관심이 많던 뷰티(미용)학원에 거금을 들여 등
록을 했고, 오로지 가위손 마술을 전수받기 위해 옆뒤 안돌아보
고 살았었져. 약 6개월동안...
미용학원에서 새론 인생이 시작됐슴다.
면도기와 가위와 손과 드라이어가 엮어내는 마술!
* * *
짱언니에게 사실대로 얘기하니 언니 너무 잘됐다면서 와락~ 끌
어 안는거 있져? 그 뿔룩한 배와 가슴땜에
저...숨막혀서...콜록콜록...휴우~~~질식하는 줄 알았서여.
오전에 손님이 뜸할 땐, 언니의 첫사랑 얘길 들으며 서로 눈물
콧물 훔치고, 온냐 아찌랑 아웅다웅 사는 야그듣고...
손님 오기 전에 미용실 청소, 미용기구 정리, 타올 개기...자질
구레한 일과 피부 마사지부터, 퍼머 감는 법, 커트에 이르기까지...
하루하루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웠져. 학원에서 미쳐 느끼고 배우
지 못했던 거 꺼정...
필살기(?) 가위손 기술을 실습하는 시간들은 우째 그리 ?o우웅~
가는지...
일주일이 하루같고...한달이 일줄같고...
이뿌고 쎄련된 화장과 패숀 감각을 자랑하는 언냐는 날랜 손놀림
과 센스있는 미적 감각, 손님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
존경시러븐 짱온니!
눈치빠르게 말 안해두 필요한 것 척척 대령하구, 동작 빠릿빠릿
하구, 손님에게 사근사근하니 잘한다구 언니는 총알(?)을 쏘아가
며 나를 뱅기 태움다.
'으~~~~~~~~~~온냐! 어지러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엄따니깐...'
드라이 손님, 커트 손님, 퍼머 손님, 염색 손님.
오전엔 아줌마들이, 오후가 되자 20대 쭉쭉빵빵들이, 저녁 무렵
이 되자 중딩, 고딩들이 빈자리 없이 왔다가곤 함다.
점심을 겨우 라면 한 젓가락 먹구, 종일 서서 헤어가운을 입히
고 커팅 준비를 한다. 퍼머액 준비, 중화제 준비,
중화제를 살포하고, 샴푸를 한다, 타올 드라이를 한다...
이 손을 거쳐간 손님을 손꼽을 수 없이 많이 받았다 보낸 후,
아~ 다리허리어깨팔무릎머리손가락발바닥이야~
안 아푼데가 없슴다. 돈 벌기 딘따로 디기디기 힘들대이~
어무이 T.T
퇴근을 겨우 2시간 남기고 지친 몸을 겨우겨우 이끌고 저녁을
한 술 먹으려는데, 손님이람다.
곱슬레이트 손님!
으~~~ 이제서야 말이지만 '곱슬'이란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림다.
짱언냐 말에 의하믄,
시상에나...시상에나...글케나 지독한 곱슬은 첨 봤담다.
이 미용실 문짝엔 만약 맘에 들지 않으면 맘에 들때꺼정 시술해
준다는 문구가 떠억~하니 빠알간 글자로 붙어있었져.
이걸 보구 왔담다. 그 지긋지긋한 곱슬의 쥔인 퍽탄이...
생긴 거나 머리카락이나 처억~ 보믄 암다.
'너두 승질하나 빠꼼 찬란하게 생겼다야!'
'글케 생겨갖고 어데 시집가겻냐? 니도 일찌감치 화려한 솔로의
길을 준비혀야겠구먼...츱츱...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다만...
노총각하나 또 생기것네?'
오후 6시 반에 시술 들어간 곱슬클리닉이 장장 3시간 만에 끝이
났는데...
퇴근은 커녕 밤을 샜다능거 아님까? ㅠㅠ
정말 대단한 곱슬이었슴다.
옹니가 아닌지, 또 성씨가 뭔지 무척 궁금했슴다.
30분 정도 늦은 저녁이 입으로 드가는지 코로 드가는지 한 술 뜨
고, 10시부터 2차 곱슬 시술에 들어가서 더욱 칼(?)테크닉을 발
휘했건만, 그 넘의 머리카락은 철사로 맹글었는지, 스프링으로
맹글었는지, 도무지 펴질 생각을 않는 검다.
'아~~~함~~~'
시계는 버얼써 1시를 넘기고...
무시무시한 곱슬의 쥔도 졸리는지 끄덕끄덕 좀다.
우리의 짱언니 피로와 분노와 오기가 나서 눈에 불이 훨훨 타오
름다.
2차 시술을 마치고도 여전히 꼬불거리는 머리카락, 머리카락들...
우~~~~~~~~~~~~~~~우~~~~~~~~~~~~~~~우~~~~~~~~~~~~~~
한마리, 아니 두마리의 암 늑대가 비장한 울음소리를 내며 울부
짖슴다.
팔다리허리도 허리지만, 눈이 감겨서리...
면봉으로 바치고,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제자리 뛰기를 하고, 오
는 잠을 쫓으려고 몸부림에다 별의별 짓을 다 했져.
꾸벅꾸벅 졸며 3차 시술을 마치니, 시상에나... 만상에나...
날이 부옇게 밝아오는 것이?
밤을 꼴딱 새고 나서야...
약 12시간 동안 3차례의 갖은 테크닉에다 스트레이트 약으로 범
벅을 하고, 세 사람을 거의 파김치+녹초로 만들고 나서야...
그 지긋지긋하고 몸서리 나는 멀커디는..
아니 철수세미는...곧은 철사가 되었져.
사람잡는 곱슬이 아닐수 없슴다. T.T
눈은 세 사람 모두 퇴끼눈처럼 뻐얼개 갖곤 계산을 하고 그 스프
링(?)의 쥔은 가게문을 열고 나갔슴다.
"흐~~~매! 모 저런 가시나가 다 있노? 그것도 멀커디라고 달고
댕기나?
나같음... 아예 백구를 치고 가발쓰고 댕기겠다!"
이를 뿌득뿌득 갈며 짱언냐와 소파에 벌러덩 드러눠 눈을 잠시
쉬었슴다.
낮에 몸이 뿌사지도록 일하는 것은 암것도 아님다.
밤샘 작업! 이거 말이 쉽지. 사람 잡슴다.
해 본 사람만 암다.
삭신이 안 쑤시는 곳이 없구, 뼈마디 안 아푼데 없슴다.
온 몸이 삐거덕 삐걱 난림다. 못 견디겠다고...
천만 다행으로 화욜이라 쉬는 날이었기에 망정이지...
으~~~~~~~~생각만 해두 끔직함다.
눈탱이가 버얼개 갖구 아침에 집에 드갔더니...울 엄마!
밤새 술 펐는줄 암다.
"니... 실연이라도 당했나?"
속 뒤비는 소리해도 암 대꾸않고, 옷 입은 채로 방바닥에 디비
(?)잤져. 꼼짝도 않고...(시체놀이?)
그 날 오후 2시꺼정...밥도 물런...안 묵고...^^
제 5화 가위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