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이가 조금만 젊었으면 꼴난 집이지만 이쁘게 꾸미고 살 것을.
이사를 왔더니 어찌나 손질을 하지 않고 살았는지.
꽃을 좀 뽄데 있게 가꾸고 싶었는데 마당이 없더란 말이다.
그래도 뿌리만 밖으면 살 것 같은데....
햇살 좋고 부지런히 물만 먹이면 이리 삭막하지는 않을 것인데.
아무래도 뭐라도 꽂아봐야겠기에 대문 옆 손바닥만한 땅에다 능소화를 꽂고 매일 들여다 봤지.
우하하. 으하하. 작년엔 꼴적어서 공연히 심었나 했더니, 올해는 제법 꽃을 달고 이쁜짓을 하더라는 말씀이지. 올해는 대문 밖을 부지런히 쓰레질을 해야겠다는 말이 아니겠어. 아니면 떨어지는 꽃송이가 골목을 메운단 말이지. 이사 오기 전의 집은 담쟁이가 담을 싹 쓸어 덮었었는데..
(만석이네 대문 위를 미국능소화가 제법 모양을 부리며 덮었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