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7일-사무실에 가을꽃 한송이를
이번주부터는 가을의 네 번째 절기인 추분(秋分).
가을이 깊어간다.
이제부터는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일만 남았다.
이렇게 계절의 변화는 무섭다.
이젠 아침과 저녁 기온이 15도 안팎이어서
다소 쌀쌀하게 느껴진다.
어느 날 갑자기 “너 싫다”고 차갑게 등 돌리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애인처럼.
사랑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다지만,
이별은 단지 깨닫지 못했을 뿐
차곡차곡 준비된 결과일 확률이 높다.
가을에는 누구나 약간은 더 외롭다.
의학계에선 햇빛의 양이 줄면서
멜라토닌이라는 인체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감정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미국의 한 대학에선
외로움이 질병을 부른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외로운 사람끼리 상처라도 주지 않기를.
히포크라테스는 건강은
자연 환경과 함께할 때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원예치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식물을 기르는 것은 정서적으로 안정을 준다.
가을엔 시클라멘을 추천할 만하다.
다른 식물과 달리 여름철이 휴면기인 시클라멘은
겨울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식물.
올가을엔 건조한 사무실에
푸른 자연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나저나 잔혹한 직장생활.
꽉 막힌 도로, 사람을 집어삼키는 지하철, 제출해야 할 기획안….
이 좋은 가을날 일하자니 유달리 출근길이 멀고 험하다.
호기도 부릴 겸 일터로 들어가기 전
잠시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시라.
잠시나마 위안이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