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2일-봄볕에 새순 움찔움찔
태양이 남반구보다 북반구에
더 많은 햇살을 비추기 시작하는 춘분이 막 지났다.
이맘때 산과 들에 스며드는 햇살은
추운 날 주머니 속으로 파고들던 연인의 손길 같다.
그 촉감에 방망이질 치는 가슴처럼 벚나무는
그 두근거림을 꽃망울로 터뜨린다.
그러나 같은 마당의 벚나무도 일조시간에 따라
꽃이 피는 때가 같지 않으니!
조급해하지 마라,
그대가 꽃 피우는 그때가 진짜 봄이다!
나이를 먹으면 입맛이 바뀌듯
계절에 대한 취향도 달라지나 보다.
젊었을 땐 낭만적인 가을이 선망의 계절.
몸서리나게 추운 겨울도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을 떠올리면 견딜 만했다.
하지만 갈수록 살가운 미풍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봄이 최고다.
다시 시작할 수 없음이
시나브로 안타까워지는 때문일까.
남부 지방에 비 내리면 새싹이 한 치는 더 자라겠다.
이달 중순까지 기승을 부렸던 꽃샘추위가 마침내 물러갈 모양이다.
오늘부터 전국적으로 평년 기온을 회복하는 가운데 날씨가 맑겠다.
따뜻한 날씨는 주말까지 계속된다.
일요일에는 봄비가 내려
메마른 산하를 촉촉하게 적셔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