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6일-잡념도 씻길까
가을비 내리는 날.
올겨울은 예년보다 춥다더니
동(冬)장군의 행차 예고부터 거하다.
주말에 또 비가 내린단다.
저번주에 이어 또 비 오는 주말이다.
비 그친 뒤엔
다시 영하의 추위가 올 거란 예보.
이맘때엔 계절의 힘겨루기로
3∼5일 간격으로 날씨가 변하면서 비가 오는데
올해는 하필이면 매 주말이 그 변곡점이다.
하늘을 탓해 봐야 소용없지만
기다렸던 상쾌한 초겨울 주말을 훼방 놓는 비가
야속한 건 어쩔 수 없다.
쌀쌀한 데다 비까지 내려 을씨년스럽지만
이런 날씨가 상념에 잠기기엔 오히려 낫다.
스산하게 비 내리는 가을이 긴 독일에서
세계적인 철학자를 많이 배출한 것도
날씨 때문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
찬비에 몸은 움츠러들어도
상쾌한 공기는 머리를 맑게 한다.
집중력을 빼앗는 수많은 잡소리도
후드득 빗소리에 묻힌다.
책 읽으며
사색에 빠지기 좋은 주말이다.
독서는 다만 지식의 재료를 공급할 뿐
그것이 자기의 것이 되게하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
-로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