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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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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큰 숙제 끝냈어요


BY 만석 2021-09-18


막내딸아이가 회사에 사정이 있어서 추석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한답니다요.
그래서 경상도의 제 시댁에 다녀오고는 바로 우리 집에 다녀가지 못한다고요.
오늘 미리 다녀가겠다고 해서 오지 못해도 괜찮다 해도 굳이 다녀간다네요.
다녀가야 제 마음이 편하다고 해서 오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아빠가 양주의 추모공원에 할아버지랑 할머니 뵈러 가시려면 내일 다녀오면 좋겠다고요. 큰아들 내외가 오늘 백신접종일이라서 추모공원에 모시지 못한다고 단톡방에 올렸다네요. 작은 아들은 오늘 바쁜 일로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한다네요.  그리고 추석 다음 날은 일본을 가야하고요. 그래서 급히 두 내외가 할아버지 할머니 모신 추모공원을 다녀왔다고요. 아들들 대신해서 딸 네가 모시고 다녀오겠다 해서 고맙게 신세를 졌네요. 

백신 접종을 한 며느님과 배부른 며느님을 데리고 추석 준비를 할 수가 없어서요.
제가 혼자서 준비를 한다 하면, 아랫층에서 모르는 척할 수도 없고 걱정이겠지요.
영감과 상의를 하니 썩 반기지는 않더니, 심사숙고 끝에 마음을 움직이더이다.
그래서 우리 내외가 시부모님 모신 추모공원엘 다녀오는 걸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추모관 속에 아직도 고운 자태로 계신 시어머님이,
"너도 이젠 늙었구나."하시더이다 ㅎ~.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5분이상은 허락지 않는다는 걸, 눈치를 보며 10여 분 머무르고 왔습니다.
아주 커다란 숙제를 끝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돌아가신 시어른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 더 큽니다.

오는 길에 송추계곡의 야외 카페에서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늘은 맑고 구름은 높이 흐르고, 째즈의 선률에 젖어 그동안의 답답함을 모두 흘려보내고 왔습니다. 오는 길에 육대장 포장해 와서 간단하게 저녁도 해결하고 막내딸 내외를 보냈습니다.
추석 대신인데 제일 어려운 손님(사위)을 가볍게 대접한 것 같아서, 마음이 편안치 않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