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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BY 수다 2021-01-03

노을

내가 만보 걷기 하는 
우리 동네 공원은 육교를 건너 다녀야 한다. 
만보 걷기 하고 집에 오는데 육교 위에서 보이는
해지는 저녁노을이 아름답다.
사진을 찍고 잘 찍혔나 확인하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말라뮤트가
내 가슴에 코를 디밀고 벌렁거린다.
공격하려는 듯 보이지 않는다.
날 탐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난 놀랬지만 호들갑 떨면
이 녀석도 놀래 날 공격할까 봐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잠자코 있었다.
곁에 있던 주인 왈 아주 작은 소리로
"놀래잖아 이리 와"
그리고 그냥 데리고 간다.
뭐라 하고 싶었지만 실랑이하느라
개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지 않았다.
개한테 얼른 멀어지고 싶어서 가만히 있었다.
이런 시베리아허스키(육두문자) 같은 주인아!
큰 개를 데리고 나오려면 입마개 하고 나와야지
또 줄을 짧게 잡고 개를 길가 쪽으로 보내고
댁이 중앙 쪽에서 통제를 해야지
개는 궁금했을 뿐이고 사람이 놀란다는 사실을 몰라
주인인 당신은 알고 있잖아
당신이 낯선 사람 탐색하지 않도록 교육해야지
만약 내가 놀래서 호들갑 떨었어 봐
개도 놀래 그럼 나를 물었을지도 몰라
그러다 사람 문 개라고 안락사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왜 애꿎은 개만 희생당하는 불행한 사태를 만들려고 하지?
그리고 나를 놀라게 했으면
나한테 사과 한마디는 하고 가야지?
어디 개 키울 준비도 안되었으면서 개를 키워?
"민폐 인간", "견폐 인간"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