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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때문이라고요?


BY 봄비 2020-10-16

수요일부터 생리양이 많아져서 덜컥 겁이 났다.
뭐지? 길어지는 것도 모자라서 양도 많아지네?
정말 한달이상을 해야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멈출 수 있는 처방이 있다면 약을 먹고 싶기도 했다.
폐경기에 있을 수 있는 단순 생리불순일거라는 자가진단에 확신이 들었지만,
별거 아닌 것도 잘 모르면 불안을 키운다는 낸시님 말씀도 생각나고
생각해보니 51이라는 나이를 먹고도 지금까지 자궁초음파(질)를 해 보지 않았다는 것도너무 미련해 보여서 오늘 오전 산부인과를 다녀왔다.

복부초음파는 30대때 해 봤었는데 젊었으니 아무 이상 없었다.
질염등으로 산부인과에서 검사받고 항생제 주사를 맞았던 것 말고는 산부인과에 도통 가지를 않았다. 이 참에 한 번 다녀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무엇보다 걱정으로 주말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마침 올해 자궁경부암 검진대상이라 되려 잘됐다 싶은 마음으로 갔다.

병원에 오게 된 증상과 자궁경부암 검진 때문에 왔음을 알리고, 질문지 작성을 하고 대기했다.
로비를 왔다갔다하는 의사들이 남자의사들이여서
제발 여자의사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호명을 듣고 들어갔다.
친절해보이는 여자의사. 당연히 첫마디가 초음파 하시죠! 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네!

자궁근종일까봐 걱정을 했다. 사실 부인과질환으로 자궁근종은 너무 흔하고 많이 들었지만 나는 아닐 것이라 생각해왔다.  더 정확하게는 아니어야한다! 아니야! 아닐거야! 알고 싶지 않아! 라고 애써 외면해 왔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난소쪽에 문제가 있는 것이 더 안 좋다는데 나는 잘 아는 바가 없어서 막연히 부인과진료에서 가장 큰 문제를 막연히 자궁근종으로만 인식을 해 왔는데 자궁근종이 맞단다. 사이즈도 작은 편이 아닌가보다.

그런데 이상하게 담담했다. 왜 그랬을까?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고, 강하게 부정해 오면서 맞을거야, 그 흔한 질환이 내게 없을까, 나도 해당될꺼야...하고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친정언니가 난소쪽에 혹이 생겨서 난소제거 수술을 받은 적이 있기에 더 그랬다.
담담하게 의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달마다 해야하는 생리양이 다 들어있네요. 최근에 약 같은 거 먹은 거 있나요? 건강보조식품 이런거?

아뇨...


평소 생리통과 아랫배 뻐근함이 있었을 것 같은데...


생리통은 전혀 없었고 아랫배는 자주 그랬어요.


여기 근종 보이시죠? 음...근데 정말 약 같은 거 드신 적 없는지....


비타민 먹고...최근 홍삼을 한 2주 먹었어요.


아, 홍삼 때문입니다. 이제 내려오시죠.

의사 이야기는 이렇다.

폐경으로 가고 있어서 생리가 오락가락하는데 홍삼이나 기타 부인과에 좋다는 석류, 화*락 등을 먹으면 몸이 헷갈려해서 이렇게 갑작스런 생리를 그것도 많이 하게 된다고 한다. 현재 내가 하는 출혈은 질환으로 인한 것이 아닌 정상적인 생리로 곧 멈출 예정이라고 한다. 하루이틀전부터 양이 많아지지 않았냐고, 그 전 일주일 정도 한 건 본격 생리가 아니라 수요일부터 하는 것이 진짜 생리고 원래 본인이 하던 패턴대로 하다가 멈출거라고. 자궁근종은 위치가 좋고 폐경으로 가게 되면 사이즈가 줄고 없어지기도 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난소는 문제가 있으면 초음파로 보이는데 난소쪽 문제는 없어보인단다. 자궁경부암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고 한다.

음....

그러니까, 질환으로인한 출혈은 아니고, 홍삼으로 인해서 갑작스럽게 하는 게 생리라는 것이다.
덕분에(?) 내 몸에 근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6개월뒤 다시 초음파 해 보면서 사이즈 추이를 보자고는 하는데 더 커지는 경우라면 수술을 해야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안심을 시켜준다.

홍삼 같은 건 절대 안 먹는 타입인데, 추석선물로 회사에서 보내줘서 30포를 남편과 15포씩 나눠먹었다. 홍삼은 남편만 가끔 사주고 명절 선물로 들어오면 혼자 먹게 뒀는데 올 추석에는 뭔 변덕인지 나도 먹고 싶었다. 근데 이게 문제가 될 줄이야...의사가 너무나 확신에 차서 홍삼 때문이다! 라고 할 때 황당한 기분까지 들었다. 석류즙을 시켜 먹을까 했는데 내 몸이 이런 식으로 반응한다면 글쎄다....  분명한 건 생리를 하는 쪽이 안 할 때보다 훨씬 몸 컨디션이 좋다. 붓기도 없고, 근육통도 없고, 몸 무거운 것도 없고, 짜증도 덜하고..그래서 석류나 갱년기에 좋다는 보조제를 먹어서라도 생리를 더 하는 모양인데, 아~ 2주, 한 달 이런식이라면 노땡큐다.

아무튼, 원인도 알았고 내 몸의 상태도 알았으니 속은 시원하다. 잘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