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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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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나 하려나 몰라


BY 만석 2020-04-14

영감이 옥상에서 부추를 서너 주먹 베어왔다.
부추를 보면 며느님 생각이 난다. 부추김치를 아주 좋아하니까.
그건 내 맘이고. 그런데 내가 버무린 걸 며느님이 좋아할까?

요새로 심심하기도 하고 눈을 좀 아끼느라, <읽어주는 유투브>를 즐겨 듣는다.
시어미에 대한 못마땅한 사연이 판을 친다.
에구~. 숱한 며느님들의 <썰>을 듣다 보니, 내 며느님이 더 어려워진다.

행여 '나도 깔끔치 못한 시어미'로 낙점이 찍힌 건 아닐까.
부추를 다듬다가 돋보기를 찾아서 걸치고는 재차 다듬기를 한다.
'행여 누런 떡잎이라도 들었을라.'

다시 점검을 하고 또 다시 점검을 하고, 그래도 맘이 놓이지 않아서 또... .
맑은 젓갈에 풍성하게 양념을 풀어 부추에 버무린다.
나는 워낙 '주방과'가 아니어서 재대로  됐는지도 걱정이다.

"대문 좀 열테야? 옥상에서 부추를 베어 오셨기에 무쳤다."
"약을 주지 않았으니..." 그래도,
"네가 좋아하니까." 소리는 하지 못하겠다. 꼴 난 것으로 생색을 내는 것 같아서.

"잘 먹겠습니다~."반색을 한다.
"그래. 잘 먹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어느 며느님처럼 버리지는 말아라." 소리는 차마 하지 못하고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