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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묻는다


BY 이루나 2019-10-24


 
내가 없는 세상!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나도 상상해 보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 하지 못했던 아쉬움, 모두에게 더 잘 해 주지 못한 미안함, 남겨질 가족들의 경제적인 자립과 일상으로의 복귀 등 머릿속으로 많은 것들이 스쳐 가다가 마지막에 떠오르는 것은 내가 세상과 이별 했을 때 누가 가장 많이 울어줄까?그리고 나를 가장 오래도록 잊지 않고 기억해 줄 사람은 누구일까?
반대로 내가 있는 세상에서는 무엇 무엇을 해야 하고 오늘은 이 사람을 만나야 하고 내일은 저기를 가야 한다. 모두가 내가 할 일이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나만이 할 수 있고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은 세상에 없다. 그것은 모두 나의 착각일 뿐이다.
오직 자신만이 민중을 구원 할 수 있다 여겼던 우리나라의 초대 대통령은 3선 개헌을 하면서 사사오입 이라는 희한한 공식까지 내 세우며 불법 선거를 자행 했지만 거대한 민중 봉기에 굴복했었다. 유신 헌법이라는 악법을 만들어서 장기집권의 기틀을 만들어 놓고 독재정치를 펼쳤던 서슬 퍼런 박정희 대통령도 믿었던 참모의 손에 유명을 달리 하셨다. 그 분들이 갑작스레 자리를 비웠어도 세상은 또 다른 누군가의 지휘 아래 새로운 질서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굴러갔다. 어떤 사람이 하던 일은 또 다른 누군가로 대체 가능하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이것은 나만이 할 수 있고 내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고집하면서 그것이 믿음처럼 종교처럼 퍼져 나가는 현상을 보았다.
나는 무신론자 이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는데 사람들은 신이 있다고 한다. 기독교인들은" 주여 당신을 믿습니다." 주기도문을 외우고 어떤 이들은 울부짖으며 아버지를 절규하듯 부른다. 불자들은 양손을 모아 합장하며 절을 하고 그들만의 의식을 행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그 들의 신에게 예를 다한다.
하느님은 세상이 만들어 질 때 태초부터 존재해 있었다 하였다. 부처님은 인도의 태자인데 인간의 생. . . 사를 극복 하고자 29세에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했다 한다. 두 분의 신들은 모두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버렸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 된 인물 들 이지만 아직도 사람들을 울게 만들고 믿게 만들 수 있는 이 두 사람이야 말로 대체 불가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신인 것이다.
나는 요 몇 년 동안에 우리나라에 혹시 신이 있는 건가? 헛갈린다.
몇 년 전 박 근 혜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구속될 때 사람들이 바닥을 뒹굴고 울부짖으며 소동을 피우더니 이번에 조국 사태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두 사람 다 드러나는 의혹을 소명하지 못하는데도 막무가내로 집단행동을 한다.
더러는 그들의 편에서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혹시 그가 집권 할 때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글쟁이는 글을 쓰면 되고 가수는 노래하면 되는데 고래고래 소리 질러 가며 대중들을 선동 하고 편싸움을 부추긴다. 누군가의 허물을 애써 덮으면서 무조건 믿는 사람들의 막무가내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얼마 전 과천 은혜로 교회의 신 목사가 사람들을 낙토의 땅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하면서 헌금을 받고 가족끼리 때리는 "타작마당"이란 것을 만들어서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개 패듯 패는 패륜 영상을 보았다. 가족을 패고 서로 미워하면서 천국을 간다고 하는 이상한 믿음이나, 지금까지 이어져온 적폐수사에는 말이 없다가 갑자기 검찰개혁을 들고 나와서 물꼬를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버린 것이나 이상하긴 매 한가지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이런 이상한 믿음이 내게는 전혀 믿기지 않고 이상 현상으로만 받아 들여 진다. 내가 이상한건가? 아니면 세상이 미쳐가고 있는 건가? 그런 일들을 자신이 직접 행하고 또는 자신이 목격하고도 신 목사를 굳게 믿는 신념이나 또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의 믿음이 혹시 같은 것일까? 사람들은 교묘한 위선자들을 신처럼 믿기도 하고 신처럼 의지하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주장에 갇혀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마음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심리로 나타나서 눈에 보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살아있는 신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에는 신이 너무 많다. 신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고 오직 느낄 뿐이어야 진정 신비로운 존재인데 이렇게 이상하게 신격화 되어있는 많은 존재들을 보면서 대체 불가한 절대자께선 뭐라 고 정의 하실지 진정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