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번이 양동이에 조개탄과 나무를 가져오면
선생님은 교실 한가운데 있는 난로에
신문지와 나무를 적당히 넣고 신문지에 불을 붙인다.
신문지에서 나무로 불이 붙으면 조개탄을 넣고 뚜껑을 닫는다.
그 위에 물을 가득담은 커다란 양은 주전자를 올려놓는다.
주둥이에서 김이 나면 지역 간 불평등의 시작이다.
난로 가까운 학생들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지만
난로에서 먼 학생들의 손과 발은 여전히 시리다.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돌아가며 자리를 바꾸기도 하였다.
또,난로 위에 집에서 싸온 양은 도시락을 올려놓는다.
이 또한 지역 간 불균형이다. 맨 아래는 타고 맨 위는 따뜻하지 않다.
불균형 해소를 위해 쉬는 시간 마다 위치를 바꾸었다.
그러다 실수라도 하면 도시락 탑이 무너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적당히 잘 조절해 바꾸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에 누룽지가 옵션이었으니
춥고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그 시절 옛 항수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