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느껴보는 공포였다.
하루 일을 다 끝내 놓은 느긋한 저녁시간
거실에 누워 한가하게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는데
거실바닥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현관문이 덜컹거렸다.
큰 도로에 컨테이너를 실은 츄레일러가 자주 다니는지라
그래서 도로가 흔들리는 걸로만 알았다.
그런데 강도나 흔들리는 시간이 달랐다.
어어어어~~~
민지아빠~민지아빠~~
남편을 부르는데 몸은 붙박이다.
거실 형광등이 어지럽게 보였다.
이러다가 애들도 못 보고 땅으로 꺼지는거 아닌지~~??
처음 흔들림(전진)에 놀란 가슴을 채 진정시키기도 전에
더 큰 흔들림이 또 왔다.
본진이라고 했다.
놀람은 곧 공포로 바뀌었다.
더 길게 더 크게 흔들리면 이데로 죽을수도 있겠다라는 공포
베란다 큰 창문이 덜컹거리고 중문이 덜컹덜컹
누가 일부러 세게 흔드는 것 같기도 하고 .
텔레비젼에 속보가 떴다.
경주에서 시작된 강도 5.1과 5.8의 지진
경주에는 오빠들 넷이 다 살고계신다.
경주서 창녕까지는 차로 두시간거리인데 이렇게 크게 흔들리다니
전화를 해도 안되고 카톡도 안된다.
창녕에 있는 애들한테도 영주의 아들한테도 다~~~먹통이다.
연이어 전화를 넣어봐도 먹통이더니 한참 있다가 무사하다고 연락이 왔다.
휴......
아들이 건축소방행정학과 졸업반이다.
우리나라 상당수의 건축물이 지진에 대한 설계가 약하단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허술하단다.
고층빌딩도 그렇다는데 일반 주택이야 오죽하랴.
그 동안 한국에는 큰 지진이 없어서
그 분야에 대한 규제도 허술했던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달라야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에 일본과 같은 강도의 지진이 온다면
피해상황은 상상을 초월할거라고....
무섭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안전지대로만 알고 편하게 살았다.
일본과 중국이 어지간한 지진은 다 막아줘서
우리는 안전할거라고 안일하게 살았다.
그런데 경주라니~
천년을 버틴 국보급 문화재가 많이 망가졌다고 난리다.
그게 문제가 아니다.
까딱하다가는 이 나라 이 백성이 다 망가질 판이다.
우리집에는 큰 비가 와 봐야 피해를 알겠다.
눈으로 봤을 때는 피해가 안 보이는데
건축이 길고 크다 보니 실금이 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건물이야 고치고 다시 지으면 된다지만
사람은......
읍내 슈퍼나 쇼윈도의 장식품들이 넘어지고 깨어진 피해가 속축했다.
점포 큰 유리창이 깨어지고...
이제부터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서부터 지진에 대한 교육이 필수가 되어야 하나?
땅이 흔들리면 정확하게 지진이 일어나면
선생님을 따라 큰 운동장으로 빨리 달아나라고~
책상밑에 들어가라는 지시는 좀 못 믿어워....
건물이 무너지면 매몰되고 말건데...
좀 더 자세한 대피요령과 대피소의 마련도 강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언제 어느 시에 또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을지...
단순한 공포로만 그치면 얼마나 좋으랴만
땅 속의 일을 그 누가 알수가 있을까.
예측한다고는 해도 정확도가 얼마일지
이 분야에 좀 더 많은 예산지원을 해 줘야 한다.
좁은 나라이니 한번 큰 지진이 온다고 가정하면 아...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