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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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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BY 그대향기 2015-11-24

오늘은 휴일이었다.

우리는 주중에 주일만 빼고 아무 날이나 편한 날 쉰다.

행사만 빼고 주중 아무 때나 편하게 쉬는 날을 잡는다.

그 날이 오늘이었다.

남편은 이것저것 볼일이 많은 모양이었다.

나는 모처럼 집안 대청소를 할 요량으로 방콕을 선언했다.

계절 옷을 정리하고 ​냉장고도 한번 뒤집어야겠고

구석구석 콕콕 쳐 박아 둔 쇼핑백이며​ 비닐봉투도 버려야겠다.

남편한테 밥은 밖에서 해결하라고 하고 작업복 차림으로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시장가면 받아 오는 쇼핑백과 비닐봉투는 버려도 버려도 남아있다.

깨끗한 비닐봉투는 사실 버리기 아깝다.

깨끗한 물에 헹궈서 말린 다음 차곡차곡 모아두다보니 늘 넘치는 수준이다.

냉장고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막상 버릴 것은 없는데 뭔가 지저분하다.

냉동고에는 이런저런 떡이 다양하게 많다.

할머니들하고 같이 생활하다보니 떡 선물이 잦다.

금방 다 못 먹으면 냉동고로 들어가 몇달을 얼어있다.

휴일에 가끔 꺼내서 밥 대신 먹으려고 하면 남편이 밥을 먹지 왜 떡을 먹냐고 핀잔을 준다.

그래도 아까워서 전자렌지에 돌려 밥 대용으로 먹을 때도 있다.

홈쇼핑에서 산 납작이정리함을 딸한테도 한세트 주고

나도 한세트 씻어서 냉장실이며 냉동고를 홀딱 뒤집어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들오면 구워 주려고 냉동시켜 둔 전복이며 얼린 망고에 복숭아 꿀에 재워 얼려 둔 것.

모두 꺼내서 납작이 정리함에 다시 담아서 가지런가지런하게 정리해 나갔다.

김치도 한번 먹을 양 만큼씩 작은 정리함에 담아 쌓아두니 어쩜 깔끔하고 예뻐라~

크기가 일정하니 더 깔끔하다.

그 동안 크고 작고 둥글고 네모나고 길쭉하고 홀쭉하고 유리에 플라스틱 $#락까지

다양한 정리함들을 샀는데 납작이까지 사 들여 정리를 했다.

사실 정리함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때 그 때 정리해 가면서 사는 습관이다

하루 미루고 이틀 미루고 사흘 넘어가면 하기 싫어진다.

그 즉시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한데 힘들다고 안하고 귀찮다고 안하고....

오늘 작정하고 정리를 했더니 남편이 그런다.

"늘 오늘만 같아라구~진작 이렇게 해 두지."

그렇다고 가만 있을 내가 아니다

"음료수며 요구르트 잔뜩 사 와서 어질러 놓지나 말아 줘~

 먹을만큼 조금씩만 사 와.

 가스렌지 유리알처럼 닦아 놨으니 라면 끓이면서 흘려 놓지 말구~​"

냉장고 안은 좀 어질러 놓는 편인데 가스렌지는 늘 반짝반짝 닦아두는 편이다.

그런데 남편이 라면을 끓이면서 오징어를 구우면서 더럽혀 두기 일쑤

그래 또 잔소리가 터지고야만다.

불 조절을 좀 약하게 하면 좋으련만 언제나 높은 온도에 뭘 하다보니

끓어넘치기 다반사요 뒷치닥거리는 언제나 내 몫이다.

오늘 맘 다 잡고 방콕해서 겨울맞이 대청소만 잘했다.

침대도 청소하고 거실 카페트먼지며 거실 장식장 먼지에 세탁실 선반까지

하루 온 종일에 걸쳐 꼼꼼하게 대청소를 했더니 뻐근하긴해도 기분은 상쾌하다.

주말쯤 추워진다니 이젠 초록이들을 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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