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12월 주면 5월로 바꿔주지 않을런지?
온통 싱그런 새잎에 색색의 꽃들까지 황홀한 5월이다.
이리봐도 푸르름이요, 저리 보면 또 꽃이 만말이다.
요즘은 야산에 아카시아가 절정이라 숨만 쉬어도 향수냄새를 맡는 것 같다.
과연 계절의 여왕다운 면모다.
좋아도 너무 좋은 5월
하루하루 지나가는게 너무 아깝다.
5월을 밀봉해 뒀다가 울적한 날 겨울에 쬐끔씩 꺼내보면서 살순 없을까?
기운 떨어지고 세상만사가 다 시들해 지는 날
5월의 힘과 싱그러움으로 충전이 된다면
이거 상품으로 만들어 팔까?
지금 이 빛깔, 이 향기, 이 충만한 생명력을.
요즘 나는 너무 행복하다.
뭐 자잘한 고민거리야 누구나 다 있는거고
삶의 소스 같은거라 여기기로 했으니 그리 속 상할 거는 없다.
너무 밋밋하면 활력이 떨어지니까.
겨울을 잘 이긴 꽃나무들은 앞 다투어 꽃으로 인사하고
못 이기는 척 생일선물(내 생일은 12월인데..ㅋㅋㅋ)이라며 화분 몇개를 선물해 주는 남편에
어버이날에 받은 현금 봉투도 있겠다~
건강에 적신호가 좀 오긴 했어도 대체로 행복하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오십견..정확하게는 회전근개 석회화근염.
왼팔 어깨쪽 인대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간다네......
그것도 중증이라니.
몇년 전 부터 어깨가 자꾸 아프더라니...
그래도 미련곰탱이처럼 병원에도 안 가고 버텼다
일을 많이 해서 피곤한거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아니었다.
초기증세는 지나서 중증.
팔이 뒤로 안 넘어간다.
"악" 소리가 날 지경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미련을 대고 있었으니.
일단 보험이 안되는 주사 이기는 해도 비싼 주사 좀 맞고(실비보험 들어놨으니 걱정없고)
매일매일 레이져 좀 맞으며 깨면 깨질수도 있다니
물리치료 병행하면 호전되기도 한다니 실행.
그래도 안되면 인대수술로.
그렇게는 안되게 부지런히 물리치료 받으러 가야겠다.
아직 젊은데..
인생 70부턴데.
100세 시대에 아직은 골골대면 안되지.
이제 예쁜 외손녀는 다 업어줬다.
앞으로든 뒤로든 아이 업는 일은 당분간 스톱~!
무거운 짐 들기도 스톱.
행사가 문제로다.
어찌어찌 치료를 잘 받고 회복했다가 장래일을 신중히 생각할 문제다.
모두의 기대나 믿음을 저버리면 안되겠기에
내 행보가 심각해진다.
아직은 젊은데 말이지.
의사가 그랬다.
100세 시대에 벌써 이러면 안되지요.
얼른 고쳐서 건강하고 씩씩하게 즐기면서 살아야지요.
누가 모른답니까? 몰라요?
자식들 공부시키고 조금은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하려니 그렇지
누군 놀 줄 모르고 쉴 줄 몰라서 그런감?
내가 자꾸 아프면 남편은 더 힘들어 한다.
누가 누구를 책임지기 전에 나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
열심히
부지런히 치료해서
내 행복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건강도 사랑도 내 꽃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