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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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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병\'으로 입원한 여자...


BY 모란동백 2013-11-26

몇개월 전부터 나의 몸이 정말 이상했다.

가사일은 물론이고 나의 입에다 밥넣기도 힘들었다.

남편의 식탁은 더더군다나 못차렸다.

 

어딘가 고장이 난건 분명하고...

혹 ?? 나도 암~~~ !!

안된다. 아니된다. 울컥거리는 목걸림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호흡하기도 힘들었고 그야말로 누워있는 산송장 같은 몸으로 지내고 있었다.

남편은 그넘의 신경정신과 약을 또 들먹인다. 쳐다만 보아도 구역질이나는 약봉지.

내가 왜 이런약을 먹어야하나 ?? 왜에 ??

우울증땜에 약먹다 약때문에 자살한다더니... 

무슨 난치병이 있는것도 아닌데 이런약으로 남은 인생을 보낼수는 없었다.

 

50대의 마지막 절규였다.

내년이면 계급장 올라가는데 이대로 별하나 더달수도 없꼬....

약을 무조건 끊기위해 몸부림을 치다가 한방의 도움을 받기위해 입원을 선택했다.

홧병도 혼쾌히 입원을 허락하여 주었다.

 

이렇게 병실생활이 시작되었고...

아~ 시끄러웠다.  천둥번개치는 소리같이 코를고는 여사님, 이빨을 뽀드득 갈아대는 여사님,

입원실을 좌지우지하는 왕방장 잔소리꾼 60대 언니여사님, 말한마디 안하던 어여쁜 아가씨,

14세에 와사풍이 와버린 어린환자....등등

 

2~3일동안은 적응을 못해 힘들었다. 내마음의치유를위해 참아내야했다.

못먹던 밥도 먹기 시작했고 때가 되면 배꼽시계가 \'꼬르륵\' 울린다. 아! 살았구나~

감사의 눈물이 났다. 시끄러운 병동을 즐기기 시작했다.

가만히 누워있던 이여자가 떴다. 제일 시끄러운 왕언니부터 웃겨주었다.

입원실은 개그콘서트장이 되었고 주체 못하는 나의 유머 기질을 맘껏 발휘하였다.

 

여사님들 \"세상에 , 이런 여자가 오떻게 우울증이고 홧병이냐고 ? 꾀병 아니가 ?\"

그렇게 놀려댔다.어찌되었던 울컥거리던 목걸림은 조금씩 나아지고 신경도 안정되고..

무엇보다 쳐다도보기 싫은 서방 옆에 없으니 혈압도 정상이 되었고....

산고를 치르는것 같은 식은땀 흘리게하는 침도 있었다. 그러나 살아나기 위한 나의 몸부림을

의사선생님은 아시는것 같았다.

 

새벽녁에 떠지는 눈에서 통한과회한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눈물도 때로는 영혼을 치료하는 작은 기도라하기에...

많이도 울었다. 흘러내리는 눈물속에 지나간 모든 나쁜기억들과 나를 억누르고 있었던

앙금들을 실어서 보내버렸다.

 

막혔다는 혈자리를 뚫어주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뿐하다.

어제 퇴원해서 이렇게 아컴에 출근하여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키보드를 두들기니

무엇을 썼는지 모르겠고 병원입원실에서

새로운 학년을 맞이하기위한 힐링을 했다는 얘기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