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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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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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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풍경.


BY lala47 2012-08-29

 

이제는 경로석에 앉지 않는다.

내가 자리를 양보해야할만큼 연세 드신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로석이 내 차지까지 올수가 없음은 그만큼 노인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며칠전 지하철을 탔다.

맨 끝자리에 앉았기때문에 출입문 바로 옆이었다.

출입문 앞에 서 있는 젊은이 한쌍이 몸을 서로 부비며 서 있다.

무심코 올려다보니 그들이 입을 맞추고 있었다.

별꼴이군...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지하철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자쪽에서 더 적극적이었다.

팔을 남자의 목에 두르고 이야기 하면서 자주 자주 입을 맞추곤 했다.

경로석 노인들이 눈살을 찌프리며 그들을 바라보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남자에게 교태를 부리든가 남자의 무릎에 앉는 여자들을 가끔 보지만 키스장면은

처음 목격하는것이라 눈이 자꾸 그리로 갔다.

대부분 못생긴 여자들이 그런 교태를 부리곤 했지만 이번 경우의 여자는 이쁘기까지 했다.

남자도 키가 크고 잘 생겼다.

차림새도 세련되었다.

잘 사는 집안의 자식인가보다.

눈에 뵈는게 없을만큼 잘 사나.. 그런 생각을 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주위에 계신 어른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에게 투명인간인 모양이다.

무시 당하는것 같아 불쾌하기 시작했다.

고성방가나 노상방뇨만 경범죄로 처벌하는것이 아니라 이런 행위도 경범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몰래 숨어서 해야 하는 행동을 내놓고 사람들 앞에서 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이 되었으니

키스가 아니라 더한 짓도 할수 있는 젊은이들도 등장할지 모르겠다.

세대차이라고 주장한다면 동방예의지국을 주장하며 나도 대응할 생각이다.

여기는 아메리카가 아니란 말이다.

 

험한 말을 내뱉는 젊은이가 많은지라 아무도 그들의 행위에 대해서 참견하지 못하고 눈살만 찌프리고

있으려니 속이 부글 부글했다.

내리기 위해서 입구쪽으로 나온 어느 할아버지가 그들을 목격하셨다.

교장선생님처럼 풍채가 좋고 검은 안경을 쓰신 할아버지가 소리를 지르셨다.

\"야! 너희들 지금 뭐하는거야? 여기가 어디라고 그따위 짓이야? 너희는 에미 에비도 없냐?

뭇된것 같으니라구! 어디서 그따위 짓이야? 나쁜것들! 너희들 몇살이야?\"

할아버지가 소리를 지르시자 경로석에서 참고 있던 할머니 한분이 소리를 지르신다.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정말 못봐주겠어. 정 하고 싶으면 집에 가서 해. 여기가 어디라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두 나무랐지만 그들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다음 정류장에서 내릴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시 하겠다는 태도다.

그들이 갑자기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잘못 참견을 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겠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인격은 사라지고 기술만 남는다면 우리가 설 자리가 어디인지 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