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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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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을 쓰다.


BY 그대향기 2010-06-16

 

 

한밤 중에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디야?

이불도 없고 베개도 없고....

 

거실 불은 환~하게 켜져있고

텔레비젼은 저 혼자 떠들어대고

컴퓨터도 윙~~~

 

이게 꿈인지...

도무지 왜 침대에 없고

거실바닥에서 널부러져있는지?

 

정확하게 몇시에 잤던지도 기억에 없다.

그냥....그냥....아주 잠깐 누웠다가

일어나야지...했는데 새벽 1시나 2시.

 

꾸무럭거리며 일어나서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침대로 올라가는데

어라????

남편도 없네???

 

신새벽에 ...아니지 한밤중에 남편찾아 삼만리.

거실 내 옆에는 없던데 어딜갔지?

이 깊은 밤중에.

 

씻나?

거실에 있는 욕실을 열어봐도 없고

주방에서 야참을 만들어 먹나?

없는데?

 

서재 문을 빼꼼 열어보는데

책상 위의 스텐드 불빛은 마냥 책을 밝히고 있고

푹신한 쇼파형 의자에 깊숙히

몸을 파 뭍고 남편은 잠들어 있다.

 

아까 아까 내가 끓여 다 준 커피잔은 싸늘히 식어있고

노트북 화면은 보호색으로 돌고 돌고 또 돌고...

남편을 흔들어 깨운다.

 

핏발 선 남편의 눈이 둥그렇다.

어~~~??

내가 왜 여기서 잠들었지?

나도 거실에서 잠자다가 깼는데 뭐...ㅋㅋㅋㅋ

 

다음 주에 아주 큰 행사가 있는 관계로

몇 달 전부터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어 하는 우리 부부라

밤만 되면 아무데서나 나동그라져서 잠이 든다.

수 십 개나 되는 숙소의 이불만도 수백장.

4천평 너른 땅에 숙소며 조경, 꽃밭의 잡초까지.

세탁과 거둬들이는 일, 방 배치하는 일까지

모두 다 몸으로 해야하는 일이라 피곤이 겹쳐서

입가장자리가 다 헤져있고 몰골이 장난아니게 험하다.

 

얼굴은 썬크림은 발랐다지만 내리쬐는 자외선에 굽혀 시커먼스가 된지 오래고

스타일은 완전 몸빼수준이고

털털거리는 플라스틱 물신을 질질끌고 또순이같이 돌아다니다간

밤만되면 잠깐만 하다가 그냥 잠들어 버린다.

내쳐 자다가 새벽까지는 가질 못하고 일어나는데

그 때 씻고 도로 잠들기 참 어렵더라는 거.

얼마나 아깝고 억울하던지.....

다음 주 한주 내내 바쁘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해 오던 노하우가 있잖아.

여름방학 수련회도 줄줄이 줄줄이....

 

오늘도 이러고 있어도 엄청 빡쎄게 일하고 자야하는데

일단 컴퓨터 앞에 앉으면 또 ...ㅋㅋㅋㅋ

중독이야 중독.

즐거운 중독.

내일 새벽에 부산까지 출장가야 하는데 그만 자야지.

오늘은 각방 안 써야지~~

일찌감치 씻고(이미 늦었네 뭐...ㅎㅎㅎ) 자..자...자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