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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우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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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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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10-02-25

비가 아침부터 봄을 가까이 오게 합니다

그 춥던 된서리 내리던 날도 이젠 잊은듯 오늘 이 비가 즐겁습니다

무릎까지내리던 하얀 눈에 설래던 내 맘도 오늘은 봄을 재촉하는 향기 날거 같은비에 맘이 와 있습니다

창가에  빈 꽃병을 놓고 싶습니다

마른가지를 나도 모르게 자세히봅니다

멈칫 성급한 맘에 나무를 쓰다듬으면서 주위를 봅니다

혼자 씁쓸히 웃습니다

바지가랭이는 우비옷에 떨어지는 빗 방울에 다 젖었습니다

아무도 오늘은 운동하는 사람들을 볼수 없습니다

주황색 비옷입은 나 혼자만이 덩그마니 혼자 서 있습니다

한 두번 혼자 서 있는것도 아닌데 오늘처럼 비 오는날 서 있으면 눈물이 납니다

겨울 철새인 천둥오리도 안보이고 이름모를 철새들도 오늘은 보이질 않습니다

하늘도 회색빛으로 비 구름에 싸여 보이질 않습니다

혼자 개울뚝을 지나 소방서앞을 지나갑니다

개울물은 여전히 흐르고 아무도 없긴 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데군데 고인 물이 흙탕물로 차가 지나갈때면 난 얼굴을 가리는게 여느날과 달라졌습니다

머릿속은 무겁게 나 혼자세상에 무거워 집니다

멀리 운암정 다리가 보입니다

다리난간에 나 사는고장의 선전문구가 보입니다

버스와 택시 그리고 트럭과 봉고차 자가용이 파란불에 일제히 서서 부릉거립니다

다리 건너 철판으로 만든 샛길계단을 내려가면 운암정 산책길이 나옵니다

이른시간에 비가와서 아무도 없습니다

떨어진 나뭇잎과 풀들이 겨울인걸 알게 합니다

그 위로 적셔진 빗물에 난 또 봄이올거란걸 알게 합니다

작은 바위로 그리고 언덕으로 모래 밭으로 이름모를 밭으로 나뭇뿌리 위로 그리고 베어다 만든 나무다리를 건너 강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봅니다

매일 다니던 운암정 산을 난 이제 못올라갑니다

그래서 산을 오르고 싶은맘에 이렇게 산기슭을 지나갑니다

우뚝솟은 소나무 는 여전하고 떡갈나무 도 지금은 옷을벗고 있지만 여전합니다

흐르는물은 지금도 유유히 조용히 흘러 내려갑니다

참 조용합니다

빗방울에 섬강물이 가뭇가뭇 소금쟁이 떠 있듯이 어지럽습니다

아무리 서 있어도 아무도 오질 않는 오늘 아침입니다

반쯤 땅에 묻혀버린 불퉁바위에 혼자 서 있습니다

\"이젠 산은 안됩니다 병이 척추뼈까지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이런상태로 산은 절대 안됩니다 평지만 걸어야 되요 많이아플텐데 참 잘 다니네요 잘 참고 지내네요 대단합니다 하루도 안아플날이 없을건데 정말 보기좋습니다\"

의사가 내게 용기와 격려와 실망을 한꺼번에 합니다

산을 오를때 난 정말 아팠습니다

하지만 약도 치료도 없는난 멀 달이 어찌 할게 없어서 그냥 참고 산에 왔습니다

하지만 다리가 움직여 지지 않아 산에 오르는게 훨씬 시간이 늦어져 버렸습니다 그래도 난 운동량이 작아서 그런줄 알고 더 빨리 움직이려 했지만 그래도 다리는 내 맘대로 안되었지요 그게 다 허리와 근육에 이상이 있어 그런줄 모르고 내 탓만 했습니다

어찌할까요 나 어찌 하면 살아갈수 있는방법이 있을까요 그냥 차라리 주저 앉아 버릴까요 아무리 애써도 할것도 없어요 난 누굴 위해 멀 할수도 없고 돈도 벌수 없습니다 난 나 혼자도 힘에 벅찹니다 이렇게 의사한테 오늘처럼 말을 들으면 십년의 용기가 없어집니다 지금 난 혼자 울고 있습니다

26년간 살면서 우는것만 늘었습니다 섬강이빗물에 어지럽듯 내 몸이 내 눈물에 그렇습니다 난 소나기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그래도 걷습니다

습관처럼 운동을 합니다

신랑이 날위해 출근하듯 난 그렇게 운동을 합니다

모자위에서 빗물이 떨어져 얼굴위로 흘러 내립니다

잘됐습니다 누군가 보면 우는걸로 안보일테니 말이죠..

이렇게 울고 나면 난 다시 또 바보처럼 살아온것처럼 살아갈것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정말 좋은건 \"망각\"입니다

오랫동안 기억을 못하고 잊어버리니 얼마나 나에겐 다행인지 모릅니다

약을 먹어서 기억을 잘 못하는 데다가 망각이란 것까지 나한테 선물?주셧으니 참 행복합니다

울고 울어도 난 바보처럼 웃습니다

지난밤 꿈속에서 비행기 못타서 안절부절 울던 내 모습을 갑자기 생각나서 울다 지금 웃습니다

이런 내가 이 모습이 부럽지요?

단계별로 심해지는 날 지켜보면서 이렇게 울다 웃으면서 하루 한달 살아 갑니다  왜냐구요? 난 이제 자살하지않을거니까요 또 왜냐구 물으면 나 그냥 웃지요

돌아오는 길에 난 내 남편이 보고 싶습니다

나한테는 완전한 나처럼 날 대해주는 내 남편이 좋습니다

내 남편은 날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런게 더 많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모른척 하고 난 좋아합니다 내 남편을

빗방울이 더 굵어지고 바람도 불어댑니다

아무생각도 할수 없게 합니다

서둘러 집으로 향합니다

비는 더 굵게 세차게 내리고 난 이미 집에 와 있습니다

이러니 행복한것을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