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일이 있어 화장을 했다.
구분없이 스킨, 로션, 아이크림을 적당히 바르고
폐경 후 특히 얼굴이 너무 건조해서 샘플로 얻은 화장품을 발랐다.
마지막으로 비비크림(할 건 다 했네) 으로 열심히 변장하고
약속 장소로 갔다.
시간이 지나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선배가 선물 꾸러미를 내민다.
예쁘게 꾸민 장갑과 조명이 달린 돋보기다.
돋보기가 반가웠다.
다초점 안경을 쓰고도 볼 수 없는 글씨들이 많았다.
특히 샘플로 얻은 화장품에 붙어있는 글씨나 상표는 도무지
알아볼 수 없어 대충 넘겨버리는데 잘됐다 싶었다.
집에 오자마자 돋보기 시험해볼 요량으로 아침에 정체도 잘 모른채
바르고 나간 샘플을 먼저 들여다보았다.
아뿔싸!!!!!!!!!!!!!!!!
확대되어 내 눈에 들어온 다섯 글자 클렌징크림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기가막혀 할 말이 없었다.
틀림없이 샘플 받을 때 클렌징크림이라 들었을텐데
그 기억은 어디로 사라지고 ...
눈 탓만 하랴, 클렌징크림 탓을 하랴
하긴 예전에는 냉장고에 넣어둔 좌약을 먹는 약으로 착각하고 먹기도 했었는데 무슨 말을 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