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강의 잘하고 왔습니다. 코엑스 인줄 알았는데 현대백화점 코엑스점이었습니다. 코엑스에서 강의 하는 줄 알고 떨려서 리허설까지 했는데 ㅎㅎ 제가 이래요.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거리는 거 제가 이미 말했죠? 무역센타 현대백화점 10층 에메랄드홀도 만만치 않은 장소였어요. 350명 객석이 가득찼더라고요. 강의 시작 전 친구 두 분이 국화꽃과 빵을 들고 오셨어요. 사진도 찍어주고 함께 재잘대는 시간 가져준 바람에 긴장되어 있는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제주 다녀오신 후 더 기운이 생생해지신 매니저 엄마가 또 오셨지 뭐예요. 옛날 나 어렸을 때 새벽에 깨워 받아쓰기 시켜 학교 보내고 학교 가다오면 덕장에서 노가리 널다가 장갑벗고 배운 거 다섯개 물어보시더니 여전히 그대롭니다. 강의 듣고 지적할 거 발견하시면 지적하시고 좋은 내용 있으면 적어 놨다가 그거 좋으니 다음 번 강의장에서 빠뜨리지 말고 이야기 하라고 코치하십니다. 아무래도 연 말에 연봉을 좀 드려야 할 거 같아요. 그리고 강의 끝나고 다른 강사 두 분 강의 듣고 가자 하십니다. 유능한 강사가 되려면 남의 강의를 듣고 배울 점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고. 완전 최고의 매니저 십니다. 엄마 옆엔 또 제 든든한 후원자 두 분이 바쁜 시간 내어 오셨습니다. 동호회 남자후배..강단에서 강의를 하며 힐끔힐끔 그 쪽을 보았는데 양팔을 깍지낀 늘 그 진지한 모습 그대로 어찌나 열심히 경청을 하시는지. 입가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래서 강의 시작 전 받는 기운과 응원 강의 중 받는 따뜻한 격려의 미소에 힘입어 여느 강의장에서보다 열띤 강의를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웠던 건 두 시간 정도는 해야 할 말을 하는데 한시간만 떠들라고 해서 가뜩이나 속사포인데 말이 더 빨랐던 것. 그래도 중간 중간 걱정돼서 체크는 했습니다. \"자~수강생 여러분~내 말 모두 잘~알아듣고 있나요~\"물었더니 모두 \"녜~~\" 씩씩하게 대답하더라고요.ㅎ 행복했습니다. 너른 강당의 모두와 한 가족이 된 듯한 느낌. 내가 가진 능력 많지 않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나의 것 나누어주며 그렇게 사람속에서 부대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강의 끝나고 객석에 앉아 두 분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여성의 은퇴후의 경제에 관한 두 번째 강사님의 강의도 훌륭했고 마지막 강사셨던 황수관박사님의 강의를 듣고는 감동했습니다. 강의는 저렇게 재미있고 여유있게 그리고 심금을 울리며 하는 구나 많이 배우고 깨달았습니다. 건강에 관한 여러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늘 알면서 지키지 못하는 것들을 공책에 적어가며 가슴에 새겼습니다. 내 강의를 듣는 사람들도 본래 다들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을 한번씩 내가 일깨워주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의 끝나고 엄마께 이른 저녁식사 대접이라도 해서 보내 드리려고 식당에 내려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비빔밥이어서 그 코너로 갔는데 두 가지 종류가 있었습니다. 돌솥 비빔밥과 전주 비빔밥. 평소라면 돌솥 비빔밥을 먹었을 텐데 전주 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조금 전 황수관박사님이 뜨거운 음식은 식도와 위에 치명적 손상을 주어 위염과 위암을 유발한다고 강의하셔서 공책에 잘 적어 놨거든요. 강의 듣고 그대로 실천을 안하면 강의들으나 마나니까요. 내 강의를 들은 사람들도 오늘 집에가서 꿀맛선생님이 일기장에 댓글 달아주며 사랑으로 자녀를 이끌라 그랬는데 오늘부터 꼭 실천해야겠다 생각하겠지.. 그 생각을 밥 먹으면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