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07

윤아, 하늘나라는 어때?


BY 생수 2009-09-16

  윤아?

지금도 널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네 엄마는 오죽할까?

어떻게 잊어버리겠니?

8월 마지막주 일요일 오후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려는데 전화가 왔더구나.

바로 네 엄마이자 나의 동생이었지.

\" 언니야, 이 아저씨가 이상한 말을 한다. 윤이가 하늘나라로 갔다고 하네\"

\"야가 점심을 잘못 먹었나,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말해라\" 그러자

\"여보세요, 성주파출소 경찰입니다. 전화받으시는 분은 누구시조?\"

그때부터 이모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경찰이 왜요? 무슨일인데요? 언니입니다.\"

\" 아, 그러십니까! 조금전에 권혁윤군이 사망했습니다\"

\"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립니까. 다시 말해보세요. 누가 사망했다고요?\"

윤아, 그렇게 너의 죽음을 전해듣고 미친년처럼 대구로 올라갔단다.

영안실에 도착하니 너는 탁자위에 새파랗게 변해버린 얼굴로 누워있더구나.

이모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단다.

어떻게 아니 어떻게 네가 그 곳에 그런 모습으로 누워 있단 말이니?

아무리 땅바닥을 치며 목이 터져라 울어도 너는 안 일어나더구나.

너의 엄마를 너의 아빠를 죽이고 싶을만치 미웠다.

어떻게 자식이 물에 빠져 죽는 것도 모르고 밖에 앉아 있었다니!

물에서 허우적대면서 엄마 아빠를 향해 살려달라 허우적 대는걸 장난치는 걸로 알았다니!

정말, 죽이고 싶었단다.

하지만 이모가 아무리 슬픈들 너의 부모님의 슬픔에 비할 수 있겠니.

너를 가슴에 묻고 평생을 살아야 하는 너의 부모님은 무거운 형벌을 받고 있는거겠지.

너무나 순하고 여리고 심성 곱던 열다섯살 내 조카 윤아?

엄마는 너를 보내고 먹지도 자지도 않고 미친년처럼 너를 찾아 실신하기를 여러차례하는걸 병원에 수면제 넣어서 재울 수 밖에 없었단다.

너를 보내고 부산에 왔다가 다시 너의 집에 가보니 너의 엄마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씻지도 않고 늘어져 있더구나.

그래서 이모가 욕실로 끌어당겨서 씻겨서 안먹으면 죽인다고 협박해서 죽도 먹게 했단다.

아깝고 아까운 너를 보내고 우리는 살아야 한다고 밥을 먹고 웃고 떠들고 그렇게 살고 있단다.

오늘 할머니 생신날 찍은 비디오를 보았단다. 그속에 넌 그렇게 환하게 웃고 있는데...

여름방학때마다 이모집에 와서 개울에서, 바닷가에서 재미있게 보내다 가곤 했는데, 올해 이모가 직장일로 너무 피곤해서 오고 싶어하는 너를 못오게 한 것이 이렇게 가슴을 치며 통곡하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니?

윤아, 이모를 용서해다오.

이모집에 올거라고 기대하고 있었을텐테...

윤아, 평생 가슴에 담고 미안해하면서 살아갈게.

다시 태어나는 세상에서는 화목하고 좋은 부모 만나기를 이모가 가슴속으로 항상 빌고 있단다.

언제쯤이면 너를 담담하게 회상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눈물없이 너를 생각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먹먹한 이 가슴이 괜찮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