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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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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9-01-08

많은 시간이 흘러 갔겠지 ......

옥이가 머리맡에 가래 뱉어낸 냄새에 킁킁 거리며 버러지 처럼 버둥거린다

옆으로 구부려 누워 보기도 하고 똑바로 누워보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반대로 돌아 눕는다.

가래가 기도를 막아 숨도 막히고 또 뱉어내야 하니 오래 눕지도 못한다

진통제가 듣질 않아 차라리 안 먹는다.

어느새 신랑이 화장지를 정확하게 단수 맞춰 끊어서 항상 같은 모습으로 반듯하게 접어 옥이 머리맡에 수북히 놓은것이 옥이 아플때마다 도와주던 신랑의 사랑이 이젠 습관처럼 기계 적으로 해 놓는다.

등이 이젠 허리까지 아픈모양이다.

어느새 옥이 모습은 왼쪽 으로 기우뚱하게 기울어져 있다.

왼쪽이 더 무거워 보인다.

며칠만에 산에 오르고 있는 옥이 모습이 조금 수월해 보인다.

길도 그대로고,나무들도 이미 다 벗은 그대로 있는데,방울만한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이마냥 겨울산속을 부산하게 한다.

입을 마스크 사이로 벌써 크게 벌리고 헉~헉 거린다.

땀이 이마에서 흘러내리고 옥이 다리가 부리리~~떨려온다

그래도 옥이는 모른척 올라간다

돌 계단으로 나무 계단으로 다시 빈둥길로 터름한 나뭇잎 썩어 부서진 길을 옥이가 혼자 오른다.

쭉~뻗은 길이 없는 산행로에서 옥이가 되돌아 서서 올라온길을 내려다 본다.

(저길 올라왔네..구불구불 ㅎㅎㅎㅎ 나두 참 구불구불 거리고 올라왔구나 쭉~뻗어서 나두 살고 싶었는데 이렇게 ,이렇게 올라온것처럼 살아 왔고 살아가는구나)

옥이가 혼자 조용히 하늘을 본다.

땀이 목으로 흘러 내린다.

벌써 사람들이 다 지나갔는지 아무도 없는 산을 옥이 혼자서 독차지다.

눈은 휑하니 들어갔고 모자로 며칠 안감은 머리는 뒤죽박죽 집어넣어 버리고 겨우 눈만 내놓고 앞을 보고 코로 숨을 쉴수 없어 입을 조금 벌리고 있다

코로 숨을 쉬면 입안 헐은 곳곳이 찬 바람에 죄이듯 아파온다.

(어째야 쓸까...어째야 쓸까..)

옥이가 주문같이 그런다.

풀~풀~ 날리는 돌계단에 앉아 또 왼쪽목을 감싸쥔다.

통증이 오나부다.

가래가 다시 생기고 참을수 없어 옥이가 가래를 위,아래 사람이 있나 없나을 확인한 뒤에야 컥~컥~ 몇번을 해서 모아 뱉는다.

7~8년된 다 떨어진 등산화 로 바로 문질러 뱉은 흔적을 없앤다.

그리곤 고개 를 숙이곤 한참을 움직임이 없다

시간도 없고 사람도 없고 올려다 보지 않는한 움직임이 없는 산속에서 옥이도 같이 묻어 간다.

귀가 먹먹한것같이 적막하다

간간이 속세의 차량 소리가 모기소리처럼 들려온다.

다시 일어나 옥이가 오르기 시작한다

정상에 올라 숨도 고르고 체조 도 한다.

(세상 사람들아 나 여기 올랐다. 내 발아래 있는 건강한 사람들아 ..당신네가 날 안쓰럽게 생각해주듯이 나도 ,나도 당신네들 안쓰러울때가 있다,여봐라 나두 다 할수 있다 머든지 할수 있다 할수 있다 머....든.....지..)

옥이가 나무 의자에 앉아 소리 치려다 속으로만 외치고 겉으로 눈물을 보인다

\"나두 할수 있는데 ...내가 그랬잖아요..다른사람 하는거 다 할테니 월급은 그 사람의 반만 달라고  ㅎㅎㅎ\"

옥이가 혼잣말을 하고 눈을 감는다.

얼마전에 일거리가 있어 갔다가 했던말을 혼자 하고 있다.

얼마나 아픈지 귀 까지 더근더근하다

허리 돌리기 100 번 ,옆구리 돌리기 100 번 앉았다 일어나기 팔 휘둘리기,푸샷 20 ,억지로 채우고 돌아 내려온다 올라온것보다 운동한것이 더 힘든지 땀이 다시 흐른다.

\"훌루룽 조롱지~\"

폰소리다

\"여보 .......왜\"
\"어디야?병원은 입원했어?\"
\"ㅎㅎㅎ아니 좀 참을만 해서 지금 산에 왔어\"
\"머? 이 사람이 근데 지금 머하는거야? 병원가서 입원하랫더니 어디라고?산?\"
\"정 아프면 들어갈게 준비는 다했어\"
\"밥은 ?\"
\"못 먹고 미역국만 마시고\"
\"그랬어 누구 오라해서 같이 먹어봐 그럼 밥도 먹을텐데...아니면 나가서 좀 먹을만한거 사 먹어보던가\"
\"알았어요 안 죽어 걱정마 산에 왔잖아 그럼 된거지\"
\"오늘 퇴근길에 스프 좀 사가지고 갈테니 먹어보자  일이 바빠서 끊어야 겠다.\"
\"응 그래요 \"
다시 돌계단을 되돌아 밟고 내려오면서 옥이는 무슨 임무 완수 한것처럼 가볍다.

산 초입새에 당뇨로 눈도,팔 다리도 못쓰시는 할머니 집을 돌아 내려오며 옥이가 생각한다.

(올해는 할머니 보지 못했는데 돌아가신건 아니겠지? 굴뚝에연기 보니까 ㅎㅎ살아 게시나 부다 . 할머니 올해도 지금처럼 꼭 지금처럼 지내세요 )

옥이가 두발을 모으고 합장을 한채 잠시 고개 숙여 할머니 건강안녕을 빌어 드린다.

산속에 개가 죽어 짖어대고 차량의 굉음이 요란하다

다 내려온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