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가 18살이던가..
옥이는 허름한 옷차림으로 집앞에 있는 공장에 다니고 있었다
그 공장은 100%로 실크로 옛날 비단틀로 천을 만들어 내고 있었고 고위급 장관들 그리고 의사 부인들 교육직 부인들 또 사장 등등 많은 여인네들의 그 사치함과 사는 부유를 나타내듯 아주 잘 사는 양반가의 아낙네들의 호기심 을 유발하는데 최고인듯 그렇게좋은 물건들만 만들어 내고 있는 공장이다
거길 옥이가\" 제품실\" 이란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 제품실은 미국 비행기 승무원들 넥타이나 아니면 머릎러를 만들어 내고 있었고 원단자체로 서울로 올라가 시판하고 있었다
옥이는 그 공장에 다니면서 집에 자취하고 있는 남자아이를 알고 지냈다
강원대 법학과 다니고 있었고 영월이고향이고 재수한 학생이다
수수하고 집이 가난하니 별로 내세울게 없는 남자아이
키는 작고 얼굴은 동그랗고 주근깨가 많은아이
쌍거풀도 없고 눈은 작고 약간의 촌스런 사투리가 다였다
옥이도 마찬가지다 겨울에 산 자주색 바지가 일년넘도록 입도 다닌다 계절도 없이 일요일날 빨아서 입고 또 일요일날 빨아서 입고 그렇게 옥이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어서 둘은 빨리 가까워 졌고 해가 짧은 일요일도 길어진 여름날도 둘은 어디 갈줄을 모른다
집에서 그냥 같이 웃고 같이 먹고 옥이 동생들하고 지내고 그게 다다 옥이 엄마는 둘 사이를 눈치 채고는 그저 빙그레 웃고 모른척한다
둘이 언젠가 춘천 시내 육림극장에 가기로했다
더운날 동네가 멀어지자 서로 손잡고 걸어서 시내를 갔다
땀도 나고 덥기도 하지만 옥이와 ㅇㅇ는 서로 웃어가며 극장앞에 왔다
ㅇㅇ가 먼저 말한다
\"저거 우리 선배가 보고 왔다는데 제미 없데 벌들이 인간 습격하는건데 나중엔 인간승리래 많이 죽긴햇지만 그래도 보고싶어?\"
옥이가 간판그림을 올려다 보고 말을 한다
\"응..그래 벌은 매일 보는데 멀 사람한테 벌침 쏘고 그래서 사람들 죽고 그러는거겟다 그치? 그리고 사람들은 그 벌을 죽이려고 머리쓰고 맞지?\"
\"응 그래 맞어 ㅎㅎㅎ 우리 이제 집에 갈래?\"
\"그래 가자 볼것도 없네\"
옥이와 ㅇㅇ는 서로 아쉬운듯하고 정말 보고 싶지만 그냥 간판보고 둘이 짧게 대화한걸로 영화 한편 뚝딱해치우고 돌아선다
ㅇㅇ가 말한다
\"옥이야 우리 하드 하나씩 먹을까 더운데 ..하나씩 먹으면서 집에 가자 \"
\"ㅎㅎ그래 무지 덥가 그치?\"
둘은 가게로 들어가 최고 싼걸로 하나씩 집는다
분홍색의 쭈쭈바 다
입으로 비닐을비틀어 물어 뜯어 버리고 쭉쭉 빨아 먹는다
서로 웃음에 한바가지 고인다
고갯길 넘고 신장로를 건너 둘은 일부러 산 오솔길로 접어 들어 지름길로 집을 향한다
뜨겁던 태양도 서서히 넘어 가고 있고 어느새 둘이 집에 오고 집엔 아무도 없다
둘다 펌프질을 해서 시원한 물을 한바가지 마시고 나서야 마루에 걸터 앉았다
\"엄마 어디 갓지?\"
\"어디 놀러 가셨겠지 담배집에 ㅎㅎ 거기 잘 가시잔아 보름달 빵 드시러 ㅎㅎ\"
\"맞어 그 보름달 ㅎㅎㅎ\"
\"먹고 싶다 그치?\"
\"우리 먹을까 하나사수 반 나눠 먹음 되잔어\"
둘이 그럴수 없단걸 알면서 고개는끄덕이고 웃음은 반이다
그렇게 둘은 좋아졋고 세월은 흘러 그 아이는 군대를 갔다
전화가 없으니 연락은 편지로 오고가고 한다
근데 언제부턴가 편지도 뜸해지고 나중엔 옥이가아무리 편지를 해도 답장이오질 않는다
한낮의 자건거 소리에 우체부 인가 나와보기도 하고 \"우리집에 편지온거 없어요 아저씨 ?\"하고 물어보기도 하지만 전혀 없다
혼자 울기도 하고 왜 그러냐고 편지를매일 부친적도 있지만 소식은 없고 세월은 가슴을후비며 옥이옆을 흘러 가슴 한켬에 불꽃만 꺼지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옥이는 나이를 먹어 25살이되고 중매로 지금의 신랑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얀드레스에 처음 화장한 옥이 얼굴이 이쁘다
집에서 나와 친구들이 드레스를 올려 잡고 뒤에서 따라오고 긴 골목을 걸어나오는데 멀리 남자 아이가 걸어온다
분명 ㅇㅇ였다
옥이 가슴이 순감 멈추었고 걸음도 멈추었다
쿵쾅거리는 가슴에 옥이는 금방이라도 어디 숨고 싶었고 드레스을 벗고 싶었다
그 남자아이도 날 보았다
우뚝선채로 날 처다보았다
둘이 아무말없이 몆초간 응시하다가 남자아이가 바로돌아서서 뛰어 갔다
옥이는 부르지도 못하고 손만 저었다
멀리 버스가 다가오고 그 아이는 그버스에 올랐다
옥이가 뛰어 갔다
버스에 다다라 그 아이가 탄 유리창을 손을로 뻗치자 그 남자 아이도 울면서 손바닥으로 유치창을 문지르면 웃고 있었다
옥이가 \"가지마 \"하고 외치자 그 아이가 입을 열엇다
\"잘 살아 너 보고 싶어 왔는데..내가 늦었나부다 잘 가 건강하고...\"
서서히버스는 가고 옥이가 걸음을 옮기면서 따라가지만 버스는 더 빨리 달리고 옥이는 뒤에서서 손만 흔든다
(진작오지 ..왜 이제 왔어 내가 얼마나 기다리고 시집 안가려고 애를썻는데 바보 이제 오고...)
안보이는버스길을 바라보며 하얀드레스에 또르르(((눈물이 떨어진다
옥이처럼 순수하고 착한 사랑이엇는데..매일밤 울면서 스텐드 작은거 켜놓고 몰래 이불쓰고 편지쓰던 사랑이엇는데... 그렇게 옥이가 새하얀 드레스 입고 시집가던날 그 첫 사랑을 만났고 단 몇분 사이에 둘은 울면서 헤어지고 나서 지금껏 만나본적이 없다
옥이는 그날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늘 가슴에 첫 사랑으로 간직한다
아련한 여름날의 붉은 사랑을.......
어디서 멀할까...
자장면하나 사먹지못하고 지내면서 그래도 늘 행복해서 웃던 그 첫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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