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95

가족


BY 낸시 2008-06-18

새벽 두시 넘어 잠이 깨어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어찌해야하나,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무릎 꿇어 기도도 하고, 노트에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도 보고, 이리저리 계산도 해보고...

새벽 여섯시 반 드디어 참지 못하고 아들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짜증 낼지도 몰라, 섭섭해 하지 말아야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잠자나보다.

수화기를 놓았다.

따르릉...수화기를 내려놓기가 바쁘게 전화벨이 울린다.

이 시간에 전화할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아들녀석이 잠을 잔게 아니었나보다.

왜, 으~응 네가 달라스로 간다니까 잠이 안오네. 난 네가 옆에서 도와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네가 도와주지 않으면 힘든 것도 많고...하지만 같이 일을 하면서 그전처럼 또 싸우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이말은 네가 잘못한다거나 내가 잘못한다거나 아빠가 잘못한다거나 그런 말이 아니고, 누구 탓이건 서로 모난 부분들이 많아서 서로 부딪친다는 말이야...

약속했잖아, 앞으로 화내지 않겠다고, 아들아, 그것은 이미 여러번 서로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한 것들이잖아...그런데 난 싸우는 것은 이제 정말 싫어. 그래서 이번에도 나도 너처럼 아빠가 21불에 오퍼하자는것이 지나치다는 생각을 했지만, 되면 되고 말면 말고 그런 마음으로 아빠가 하자는 대로 한거야. 그런데 그게 통할 것 같잖아. 우리가 싸웠더라면 시작도 못해보고 그만두었어야 했을텐데...

앞으로는 엄마 아빠 생각하고 내 생각이 달라도 화내지 않을께...

...생략....

엄마 두번째 가게를 하려면 컴퓨터 시스템을 바꾸어야 해. 우리가 지금 쓰는 시스템을 개발한 사람이 그것은 우리를 위해 개발한 것이니까 프로그램을 준다고 했는데...

엄마 그것은 계산하는 사람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돈을 빼낼 수가 있다고...하지만 아빠는 새로운 시스템에 돈을 쓸 때가 아니라고 하는데  그 일로 또 싸우게 되면 어떡하니...

알았어, 그럼 아빠가 하자는 대로 하자.

날 닮아 고집불퉁 아들녀석, 제 아빨 닮아 화를 잘 내는 녀석, 아들하고 대화하는 것은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그 녀석이 이번에는 많이 많이 양보한다.

제 나름대로 생각이 많았던가보다.

 

여보,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아들은 우리 아들이야. 그 애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내가 힘들어서 싫어. 우리 가게를 그 애보고 맡아 하라고 하면 어떨까. 난 이렇게 서로 맘이 상한 채 아들을  달라스로 보내고 싶지 않은데...당신 말 듣고 나도 많이 생각해 봤어. 그런데 그 녀석이 돈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싫어. 뭐든 고장나면 무조건 버리고 다시 사자 하고, 고치는 사람 부르면 얼마나 비싼데 무조건 사람불러 고치자 하고, 아니 건물 주인이 달라는 대로 다 주고 계약을 하자하는 녀석이 어딨어.

그거야 당신은 고칠 줄 아니 그렇지 그애는 고칠 줄 모르고...처음부터 고칠 줄 아는 사람이 어디있어. 살펴보고 배워야지.

아직 어려서 그래. 당신도 나랑 결혼했을 때 아무것도 못했잖아. 삯월세 방 얻어 살면서 전공 불러 전기 꽂을 곳을 만들었잖아...몰라, 기억도 없어.

그럼 그 애를 꼭 보내야겠어?... 정 그 애한테 가게를 맡기려면 조건을 걸어. 매상을 늘려야한다고, 수익을 늘려야한다고...

남편도 이번에는 많이 많이 양보한다.

아이들과 숱한 갈등을 겪고  달라졌다.

 

아들도 달라지고, 남편도 달라지고, 나도 달라져야지...

날마다 싸우고 살지만 우린 가족인데...

다신 널 안 볼꺼야, 미운 마음에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돌아서면 내 마음이 더 아픈 걸.

나만 아픈게 아니고 아들녀석도 아프고 남편도 아팠던 거다.

사람이 달라지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달라진 걸 보면...

그래, 또 서로 모난 부분이 부딪쳐 아플 때 아플지라도 우린 가족인데 힘을 합쳐 또 일을 해보는 거다.

그러면서 나도 둥글어지고 남편도 둥글어지고 아들도 둥글어지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