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늙어지면 못노나니//////////

 

이런 노래도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무슨 베짱이 심사냐고 손가락질 할 사람도 있을터///

그렇지만 실상은 다르다는것을 느꼈다

 

어제는 억새풀로 유명한 경남 창녕의 하왕산행 을 했다

가을산이 아무리 빨강 노랑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놓은듯 해도 시간 지나면 낙엽지고

두툼한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웅크리고 있을터인데

이리저리 시간 흘려버리지말자고 마음다잡고 등산화 끈을 질끈메고

평소 산행을 즐기는 친구랑 네명이서 출발을 했다

 

이른아침이라 제법 쌀쌀하기도 했지만  집안을 뛰쳐나온 여자들은 즐겁기만 하다

한시간 반 정도를 달리는 국도변의 들가에는 황금물결이 넘실대며  파도를 이루어

농부의 굵은 땀방울 을 생각케한다

 

키작은 코스모스들이 바람결에 살랑이며 가을을 노래하고

이따금씩 지나가는 경운기 소리도 유쾌하다 탕탕탕....

 

산행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산행을 좋아하고 어우러지기 좋아하는 여자들은 산을 오르기전에 따스한 커피한잔으로 가을 아침을 마셨다

 

먼데 높은산은 아직도 게으르게  안개홑이불을  두르고 잠에 취한듯 고요하기만 하다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올라가는 길이 세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조금 가기쉬운길 도 있고 바위가 많아서 힘든길도 있다

우린 대담하게 힘든 바윗길을 선택하고 오르기 시작 했다

 

얼마를 올라가니 땀이 맺혀서 이마에 쪼르르 흘러내린다

땀을 훔치면서 발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느꼈다

 

\"이렇게 이쁜 세상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깨끗한 산공기 마음껏 마시며 오르고 올랏다

힘이들면 쉬어가고

힘이들면 좋아하는 노래도 하고

 

그렇게 정상을 올랐다

 

하향게 펼쳐진 억새의 솜털들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환성이 터져 나온다

 

세상에 이렇게 이쁠수가

이쁜 외국여자 의 은발 머리결을 닮은  갈대의 행렬은 끝이 없는 카펫으로변했다

어쩌면 흰 꽃 바다같기도 하고.........

 

우리는 사진 찍느라 색시녀 마릴리몬느가 되기도 하고 효리가되기도 하면서

갈대숲을 헤메며 추억을 한장씩 한장씩 디카에 담았다

 

우리의 맑은 웃음은 가을 하늘로 드 높히 올라간다

가을 하늘이 너무 파래서 장대로 툭치면 파란물이 쏟아질것만같다

 

웃고 떠들다 보니 배가 고프다

가져간 배낭속에는 끝없이 먹거리가 쏟아진다

 

김밥에 족발에 과일에 호박떡에 그리고 소주도//////

 

\"영원한 찰떡같은 우정을 위하여 건배\"

 캬아^^

술맛 직인다

 

우리는 한동안 수다를 뜰고

 

눈도마음도 즐겁지만 산행 기분을 조금 내려놓고

아쉽지만 하산을   시작했다

 

어려운 등산로를 택해서 올라온 우리에게 내려가는 길은 탄력이 붙어서

식은죽 먹기였다

 

 

 

\"안녕하세요 인자 다 왔습니다

쪼매만 가마 됩니다

힘내이소\"

 

경상도 아지매 특유의  사투리로 인사를 건넨다

 

힘들게 올라오시는 등산객들도 웃으며 화답한다

 

\" 예 조심하이소   잘 내려가이소\"

 

산 중턱쯤 내려오니  아지매들이 무리를 지어 올라오시더니

 

\"아지매요  여 내리가다가 할매 한분 보거든 올라오지 말고 내려가던동 거기서 쉬던동 하라고 좀 전해주소  우리 일행인데 할매가 다리가 아파서 몬 올라온다 안카요///\"

 

\"에 보마 그래 전할게요\"

 

부탁을 받은지라 우리는 내려가면서 할매가 계시나 살폈는데 한참을 내려가니  아니나 다를까  할매한분이 길 옆 바위에 걸터앉아계셨다

 

\"할매요 일행들이 먼저 올라갔어예 \"

\"그래 새댁이들 만났나\"

\"에 그런데 할매 올라오지말고 쉬던동 내리가던동 하라카데예

우얄랍니까\"

\"아이고 새댁아 내사마 다리가 아파서 올라가도 내리가도 몬하겄다 우야마좋노\"

\"그라마 할매요 우리랑 함께 내려가입시더

천천히 내려 가마 되지예\"

\"그라마 새댁이가 내좀 잡아주거래이\"

 

우리는 이리하여 62세가 된 할머니를 모시고 내려 오게 되었다

할매도 처음에는 자신있게   산을 올랐는데 도저히 다리가 아파서 올라 갈수가

없다고 하셨다

할머니를 부축하고 안전하게 하산을 하고 남은 음식을 함께 먹었다

 

할매는 거듭고맙다고 인사를 하신다

\'새댁들아 정말로 고맙데이  젊어서 놀러도 댕기고 해라

늙으마 놀고 싶어도 못논다\"

 

\" 예 할매요 저희들  먼저 갑니다 일행들 오시면 같이 버스타세요\"

 

할머니닌들 청춘이 없고 꿈많던 소녀적이 없었겠는가

할머니로 인해 가을 처럼 나이 들어가는 인생사가 서글퍼졌다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가세 가세 더 늙기전에 산에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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