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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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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 도우미의 마지막날에.


BY 찔레꽃. 2007-08-15

2주간의 산모 도우미로써 마지막 날이다.

산모와 애기는 잠을 잔다.

전날밤 애기가ㅡ잠을 자지않아서 새벽녘에 잠들었다면서

차려준 미역국에 억지로 밥을 말아 먹고는 다시 잠을잔다.

두 모자가 잠을 자는사이 전날 해 두었던 빨래를 걷어 개어서 정리해두고

머리맡에 놓여져 있는 네개의 우유병을 삶아 건져두고 방도 한번 닦아두었다.

사실 산모 도우미는 가사 일은 하지않아도 된다 산모와 애기만 돌보면 되지만

산모가 일을 못하니 그냥 해 두것이다.

방이라 해보았자 원륨 한 칸에서 모든 생활이 이루어진다 방이 아주크다.

한쪽 벽엔 장농을 놓고 베란다 쪽 크다란 유리창 아래엔 침대를 놓았다.

유리창 너머로 바깔 세상이 보인다.

길 건너편에 소나무가 우거진 산이 보이고 산 밑 길 옆엔 돌을 가지고 경계선을

만들어 이만큼은 니땅, 요만큼은 내땅 .그렇게 만들어진 밭에선 빠알간 고추가 익어가고

있었다.한쪽밭엔  키큰 참깨나무에 청개구리 등딱지 같은 참깨열매가 다닥 다닥

달라붙어 매달려서는 햋볕좋은날 어느순간에 입을 쩌억 벌리고 토실토실한

하얀 분신물을 토해내리라.

어릴적 학교갔다와서 염소를몰고 풀먹이려 나가서는 염소는 지맘대로 풀뜯어

먹어라하고는 아이들은 아카시아 줄기를 꺽어 가위 바위보를 하면서 이기면

아카시아 잎을 한잎씩 떼어어내던 정감어린 추억이 있었다.

아~~참     참깨 꽃잎을 따서 띵구멍을 입에대고 쭈~~욱 빨아들이면 달짝한 꽃물이

못젓을 타고 내려가던 그 느낌이란 참 맛이 있었는데.^&^

 

처음 이 원륨으로 도우미로 왔을때 이 원륨아래 길에서는 그물을 깔고 빨알간 고추를

그물위에서 말리고 있었다.

누구네 고치인지 때깔좋고 큼직하기도 했었다. ^&^

원륨 한쪽벽에 문갑과 서럽장을 놓고 그 문갑위에 아기자기 여려가지 인형들을 얹혀

놓았는데 그 옆에 산모가 애기를 낳기전 불룩한 배를 들여내 놓고 남편이랑 함께 할짝웃으며

사진을 찍어 놓았는데 불룩한 배가 참 이뿌다는 생각을 하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저렇게도 하는구나 우리때는 감히 생각도 못했는데 나는 늣둥이를 가져서 6개월이 될때까지도

남들이 알지못하게 하느라 마음썼는데 세상이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이러한 공간이다보니 방안이 넓을리가 없다.

누워있는 산모의 자리를 피하고보니 거짓말 보태서 내 손바닥 네번 편것만큼하다

그래도 방을 닦으니 땀은 흐른다.

오늘 이곳 남부지방에는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온다하던데 아침에 집을

나설때부터 굵직한 빗밧울이 간간히 떨어지던니 지금은 억수로 온다

일정한 간격과 일정한  굵기로 내리 퍼붓고 있다.

함께 바람도 분다 .창너머로 보이는 소나무가 흔들리고 아카시아 나무가

휘어지도록 흔들린다 .

맑은날 길가에 늘어두었던 빨알간 고추도 비를피해 들어가 ㄱ마루나 방안에서

비 개이기를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처음 아기를 대면 했을때 세상에 태어난지 3일째 되던 아기였는데 벌써 이주가 되었다.

이젠 얼굴에 살이 오르는 모습도 보이고 귀지개를 어찌나 힘차게 하는지

온 몸이 발갛게 물들어 버린다.

어느날은 목욕을 시키다 오줌 세레를 받았고 기저기를 채우다 똥 벼락도 맞았지만 그래도 이뿌다.  새삼스례 아기를 안아보고 목욕을 시키고 기저기를 채운다는것이 새롭고 즐겁다.

새로히 태어난 고귀한 생명과 매일 알아듣지 못할 말들을 아기에게 하면서

볼을 만져보고 일부려 안아보기도 하는것이 꼭 내 아이를 안아보는 기분이다.

다음에 내 아이들이 결혼을 하여 애기를 낳는다면 참으로 이뿔것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함께 교육을 받았고 같은날 같은 동네로 도우미로 오게된 친구의 산모집에는

남편이 인테리어를 하고 시댁과 친정도 사는게 여유롭더라고 첯딸을 낳았을때도

축하금으로 거금을 주던니 이번에는 아들을 낳았다고 더 많은 축하금을 주시더란

말을 하더란다 그 말을 듣고 난 빈부의 격차를 실감한다.

먹을것도 풍족하고 산모에게 좋다하는것은 망설임 없이 해준다는데 내가

도우미로 있는 산모는 원륨 한칸에 살고있다.

자세히 말은 안 하지만 시댁도 친정도 그렇게 넉너한 편은 아닌가보다.

애기 아빠는 분식집을 한다고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산모가 먹을 반찬이 없다.

만들어 주고싶어도 만들 재료들이 없다 .

첯날 달랑 미역국 한가지로밥을 먹기에 다음날 집에서 반찬 한 가를 가져와서

산모랑 함께 먹는데 산모도 잘먹는다.

다 먹고나면 다시 한ㅁ가지 가져와 먹고 이렇게 서너번 가져가게됐다.

산모에게 먹고 싶은 반찬이  있냐고 물으면 별로 없다 하지만 남편에게 호박을 사오라하여

볶아주었던니 어떻게 했는냐고 맛있단다.

산모는 별로 말을 많이 하는편이 아니었다 나역시 말이 많은것은 아니고 그래도 이틀 정도 지나자 이모라고 편하게 불려주는것이 정겨웠다.

반찬을 가져와서 잘 먹었다는 말는 하지않아도 괜찮다 꼭이 그런말을 들을려고 가져간 것은 아니니  말하지 않는 그마음을 알것같으니.

오늘 마지막 일을 마치고 가려하니 마음이 쨘안하다.

꼭  내 피붙이를 떼어놓고 가는것처럼 마음이 아릴것같다.

해 줄수있다면 조금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것은 마음뿐이다.

열어둔 창문틈으로 바람이 불어온다.

시원함에 기분이 좋다.

산모는 조금전 일어나 다시 미역국에 밥을먹고는 컴에서 아기 용품을 찿아보고 있다.

아기는 가끔 귀지개켜는 소리를 내면서 여전히 자고있다.

자면서도 씨익 웃기도하고 눈썹을 세우고 찡그리기도 하는 모습까지도 이뿌다.

오늘 이후 이 산모와 아기를 다시 만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소중한 인연을 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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