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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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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BY 올리비아 2006-01-09

드디어 치과 치료를 마치는 날.
그동안 병원의자에 누워 수 없이 외치던 말.

 

\'마~이 아파..\'

 

치료를 모두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며칠전부터 둘째딸이 적극 추천한
왕의 남자를 보기로 했다.

 

요즘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를

비디오로 빌려 보기 시작했다.

 

섹시커플인 브레드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으로 나온
스미스와 간큰 가족이라는 두편의 비디오를 보았다.

 

영화가 걸작이든 졸작이든
볼거리는 충분히 있는 것이다..

 

\"엄마~ 왕의 남자 언제 볼거야?\"
\"글쎄...비디오로 나오면 보지뭐..

 

\"그 영화 비디오로 나오려면 멀~~었네요~\"
\"너가 봤음됐지 왜 자꾸 보라고 그러는건데~\"

 

\"같이 공감하고 싶어서 그러지..ㅎㅎ\"

 

평소에 영화를 좋아하는 둘째딸은
늘 영화를 보고 오면 티켓을 모으고
자기 홈피에 영화평을 즐긴다.

 

치과를 나와 두시간을 앞두고 영화표를 예매 하는데
벌써 자리가 꽉 차 앞자리 밖에 없다고 한다.

 

커피 한잔과 팝콘을 들고
앞에서 세째줄에 앉은 우리 부부.

 

영화가 시작되니 순간 
왕의 남자가 아닌 왕의 여자가 되어
커다란 화면속 궁궐로 들어 가버릴 것만 같았다...^^*

 

정진영이라는 배우는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보곤 그의 매력에
더욱 더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평소에 카리스마가 약하다고 생각했던 감우성도
이 영화속에서 충분히 변신에 성공한듯 하다.

 

일명 톱스타 없이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작품성을 높히 평가한 관람객들의 수준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광대들의 놀음과 조선시대 궁중 모습..
해외에 진출해도 충분히 승산 있다고 본다.

 

딸은 우리에게 영화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다고..
직접 보고 느끼라고..

 

그래서 나도 영화 내용을 이곳에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외줄타기에서 허공에 떠있는
두 광대의 마지막 스톱모션은
뇌리에 지워지지 않을만큼 인상적이었다.

 

징한 놈의 이 세상.. 한판 놀고 가면 그뿐..

 

주인공 광대의 명대사 역시
기억에 오래오래 남는다.

 

쓰레기들을 자리에서 챙기며..
나도 잠시 주인공 흉내를 내본다.

 

그려..이 세상..한판 놀고 가면 그뿐인겨..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온 내게
딸아이는 호들갑스럽게 반기며 묻는다.

 

\"엄마 영화 어땠어? 멋있지? 재밌지?그치??\"

 

나는 대답대신 소리를 버럭 질렀다.

 

\"얌마! 근디 너가 몇살인데 그 영화를 본겨??\"
\"어..그 영화 15세 관람간데~\"

 

\"그....그러냐..\"
\"엄마 나 17살인거 몰러..ㅋ\"

 

(쪼메 야하던디 어째 15세 관람일까나..--;)

 

\"그려.. 마~이 컸따!!\"

 

그날 밤 난 마~이 큰 딸과 함께
왕의 남자들에 대한 얘기를 오래오래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