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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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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소녀 맞는데..


BY 밤톨냥v 2005-03-07

월욜아침은 언제나 분주하다.

그전날 손 많이 갈 일 대충 해놓아도

이상하게 허둥지둥 정신없네..

 

얄미울만치 차분하게 지 할일 챙기는 신랑에게 눈 한번 흘겨주고

여유없는 시간 목욕탕에서 꼼지락거리는 아이

"뭐하는겨??  늦었구만..이그~~~"

 

"예..다 했네요..헤헤"

 

저넘의 가스나가  지 혼자 여유부린다..

친구들 기다릴거구만...

 

꼼꼼하게 스킨 로션 바르고 썬크림 까지..

틈틈이 머리카락 훌떡 뒤집기(완전히 말려서 나가야 뻗치지 않는다며)

그러더니 혼잣말인지 들으라는 소린지

"에이..요 이쁜 얼굴에 왜 자꾸 불청객이 찾아 오는거야.."

켁..웃겨..증말

 

"야~~~~가스나..너 증말 거울 앞에서 안물러나냐??"

"에잉~엄마는 이팔청춘 꽃다운 나이를 왜 자꾸 외면 하신다요..홍홍"

이건 또 무슨 수작?

 

"아잉~~~나비들 노니는 곳에 꽃망울 터트리러 가는데 어찌 그냥 간다요..히히"

 

아고... 조넘의 가스나가 언제부터 조리 능구렁이가 됐다요..

에미 가지고 노는 폼새가 보통은 넘네..

 

"너 증말~~~~"

냅따 소리 질러 댔드만

혼비백산 식탁에 앉아 생글생글 웃으며

"엄마..내 가방 한번만 점검해주라..이상하게 내가 하면 꼭 빠트리는게 있네..히히"

 

에구 에구 조 조 조걸 우짠데..

싫은 내색 하면서도 슬쩍 훝어보고

 

밥먹는 아이 코앞에 앉아

"국에 말아 먹을래? 아니다..요거 먹어라..쥬스 줄까?"

 

빤히 쳐다보던 아이..

"으~~~소식온다..엄마야..."

후다닥 화장실로 줄행랑 치더니 한참을 안나오네..

"아..가스나 너 또 책보고 있지.."

"아니야...시원하게 안끈겨.."   '큭'

 

가서보니 얼굴 벌겋에 되어선 끙끙 힘주는 폼새가 어지간히 고집센 놈 만난 요량이라..

"안되겠다..차거운 쥬스 줄까?"

"그러든지.."

 

한번 해본 소린데 어지간히 급했는지

"빨리 빨리 지금 소식 오니까..지금이 찬스야.."

컵 가득 포도쥬스 갔다 줬더만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벌컥벌컥 마셔대드니

 

 

"으와~~~~~~시원하다...성공이다.."

이 뭔 중계방송 까지..

 

금방 차분하니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아이

시치미 뚝따고 가방 챙기기에

"너 조심혀.."  "뭘?"

큭큭큭..

" 너 몰랐지? 엄마가 아까 다 찍어 논거..너의 그 엽기적인 모습을.."

"뭐 뭐 뭐시라??"

 

"엉덩이 허옇게 까고 변기에 앉아

눈 튀어 나올것 같은 벌건 얼굴로 쥬스 벌컥벌컥 들이키던 니 모습..

혼자 보긴 아까워서리..우헤헤.."

 

"우와와~~~~~~~큭큭큭..."

"엄마 올려봐..바루 포샵해서 엄마얼굴로 바꿔 놓을테니.."

"헉.."

컴터 실력이야 아이가 월등하니 나는 발꿈치도 못따라 가는데

이룬 이룬..

오늘도 내가 한방 먹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낭랑하게 소리 내지르고

재게 발놀리는 아이 뒷모습에서

싱싱한 봄내음이 물씬 피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