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신랑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한국의 아내들은 어리광이 많아서 탈이라고
흥 ~!!
하고 혼자 콧소리를 내었지만 ..슬픈? 크리스마스에 나는 그걸 내 입으로 말해야만 했다
모처럼 기말고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큰아들은 코엑스로 친구를 만나러 나가고
나도 오후에 신랑과의 약속을 위해 일찍 헬스장엘 갔다
운동을 가볍게 하고 찜질방에 들어갔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기숙사에서 짐을 착불로 부치고 저는 아무런 걱정없이 놀러 나간 큰녀석의 전화였다
택배를 배달하는 아저씨가 집앞에서 기다리신다는 ........
내참 ..온몸은 땀에 젓어있고 머리도 수건을 뒤집어쓴 상태여서 @!#$!
에거거 ..수건을 벗어던지자 숨어있던 흰머리가 유난히 빛나보인다 @@@
집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아저씨 2분안에 갈게요 ...죄송 해요 죄송 (나참 내가 왜 죄송해야할까 물은 큰아들이 엎어 놓은 건데 ..."
있는 힘을 다해 뛰어가서 착불된 요금을 지불하고 짐을 들여 놓는데
신랑에게 전화가 왔다
저녁 모임에 나오지 말라는 거다 ..
자세한 설명도 없이 ..
더구나 한 숨을 돌리고 짐을 정리하는데
작은 녀석이 남겨놓고 간 메모가 눈에 띈다
"엄마 저 친구들하고 태릉으로 스케이트 타러갑니다 ..돈도 가져갑니다 ^^*"
햐 ..나 홀로 남았다
아무도 날 부르지 않을 이 시간에
연말이다 크리스마스다 들떠서 다들 얼굴에 떡칠을 하던 헬스장 화장대가 부산했는데 ....
순간 배신감이 슬픈 생각들만 떠오르게 했다
그래 언제나 신랑은 바빴다 아이들이 어릴때에도
오늘은 친구들이 한잔하자고 하고
오늘은 상관이 불러내니 어쩔 수 없고
오늘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을 해야하고
늘 이래서 저래서 365일이 모자란 듯이 보이는
바로 어제만 해도 대학 선배와 동기들과 밤 한시까지 놀다가 택시가 안잡힌다고
전화를 해대지 않았나 ..............으이구
말로는 폐품을 버려주고 설거지도 잘해주고 --가끔 신랑 친구들이 확인차 전화도 한다
일주일에 세번은 꼭 자기가 설거지를 한다고 떠들고 돌아다니니 ..
--내참 일주일에 세번을 집에 안오는데? 어떻게 일주일에 세번씩 설거지를 한단말이냐 ---
연속 이주일 일요일마다 운동을 하고 자기 골프백을 남의 부인에게 맡겨서
그것을 찾아오는 일까지 내게 맡기고 큰아들녀석은 큰아들녀석대로
그런 자질구레한 일은 집에 있는 엄마가 당연히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고
도데체 나는 무어란 말인가
갑자기 신랑에게 전화를 걸어서 억지를 부린다
"나 오늘 저녁 모임에 못가게 하면 가출해 버린다 두 가지중에 한가지 ..나도 한다면 한다<<<<<<<<"
늘 이해심 많은 척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예고 없이 뚜껑이 열리면 그 다음에 조금도
굽힘도 이해도 성립되지 않는다 ..더구나 초대받지 않은 손님 신세가 되고 싶지는 않으니
갑자기 선전포고 하듯이 내뱉어 버렸지만
집 말고는 어느 곳에도 목적없이 가본 적이 없는 내가 도데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어느 곳을 딱히 생각해도 연말이고 크리스마스고 다들 가족과 즐겁게
지낼 텐데하면 그 누구도 쉽게 생각나지도 않는다
설령 생각이 났을지라도 이생각 저생각을 해보면 내 스스로가 쪼다가 되는 것 같아
쉽게 어떻게 해야할 생각이 나지 않는
이것도 외로움에 왕따가 된 듯한 기분속에서의 결정은 더욱 쉽지 않고
용기조차 모두 숨어버렸다 핸펀에 이쁜 카드들이 뜨는차에 문득 들어온 전화가 있었다
큰녀석이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학교 친구엄마였다
그녀는 나의 어리광섞인 상황설명에
즉각 호의섞인 제안을 해준다
"브릿지 존스의 일기 그 영화 볼래요그거 참 재미있다는데 지금 건영으로 나와요.."
"아니 제가 미리가서 예매하고 전화할게요 .."
그녀는 자기의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나에게 전화를 준다
자기 우물안에서 자폐에 가깝게 이것은 이래서 싫고 저것은 저래서 귀찮아하는
나의 멍청함에 얼마나 훌륭하고 적극적인 제안인가
............................허나 날이 날이니만큼 영화표는 모두 매진되었다
그녀는 중계동에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나를 초대했다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당신이 아니어도 나는 얼마든지 애인이 있어 그렇게 혼자 잘났다고 바쁜체 하지마
당신은 언제나!그랬어 ...더구나 내가 필요할 때는 더욱 "
나는 신랑의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나혼자 소리 지르면서 분노하고 흥분했다
어차피 전화로는 나의 분노를 삮이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한 신랑은
계속해서 문자를 보내고 설득을 하려했지만
나는 차의 시동을 켜는 소리를 요란하게 내면서
신랑의 전화를 끊어버렸다 (조금 통쾌했다)
그녀는 그날 내게 이왕 이렇게 된거 신랑 편안히 해주고 오지 그랬냐면서
나를 어린 아이보듯이 달랬다 그대의 눈물을 내가 닦아 주어서 흐믓하다고 했다
그래 ..그눈물을 닦아 줄 그 누군가가그 찰나에 내게 있어 정말로 고맙고 또 고마웠다
혼자서 썰렁한 거실에서 채널을 이리저리 옮기는 바보같은 나를 설정해놓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
신랑은 그날밤 @@로 가서 밤이 새도록 회의를 하고
아침 7시쯤 간단히 눈을 붙인후 9시쯤 팩스를 받고 나서야 집으로 귀가할 거같다고
문자가 왔다
나는 아침신문을 읽고야 그 사실을 인정했다
군검찰과 육군의 대치상황 같은 거였는데 ..............
헉 ..
신랑은 밤을 세우면서 일을 했는데
나는 어리광을 부리면서 징징댔으니 그것도 나이가 몇살인데
"나 지금 출발해요 아침을 안 먹었어요 ..."
그 목소리안에 내가 지은 죄?가 다 들어 있었다
부지런히 쌀을 씻어 않히고 청소를 시작했다
(얼마나 미안하고 부끄럽던지 ....)
청소기를 막 넣어두려는 차에 그가 들어섰다
"청소했어? 내가 할 건데 뭐하러 했어 "
@#$@#$ 밤을 세우고 와서 ..--그것도 일 때문에 -- 청소를 뭣하러 했냐는데
헉 나는 정말 꼬랑지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꼭 누가 해야 하느냐를 가려야 할 필요는 없지만
굳이 판결을 내리라면 내가 해야하는 일 아닌가???
으윽 나는 어리광 많은 아내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외식을 싫어하는 그가 외식을 제안했지만
연 이틀동안 식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면서 근신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아아 ...나의 효용가치를 높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