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햇쌀이 곱던날.
뜨거운 차 한잔을들고 창밖을 바라봅니다.
창밖의 어린 단풍나무는 봄부터 그렇게 늘 저와 대화를 나눕니다.
때로는 성난 모습으로 으르렁거리기도하고 때로는 꼬리를 흔들어대며 아양을 떨어댑니다.
핸드폰이 아베마리아를 토해냅니다.
저 멀리서 꿈결처럼 그렇게 자꾸만 내아들 내아들이 하늘나라로 갔다고합니다.
무슨소리인지 다그쳐 묻지도못하고 서둘러 사무실을정리하고 운전을할수없어
차를 집에두고 역전을향합니다.
대전까지 두시간 구미까지 한시간 네시간 가까운거리가 두려움에 짧기만합니다.
우습죠?
장례예식장.
전 문상객으로 만 가는 곳인줄 알았습니다.
그곳에 6개월 짧은생을 살면서 많은 가족에게 수없이 많은기쁨과 행복을주고 돌아선
작은몸이 발가벗겨진채 냉동실에 있었답니다.
아이 아빠의 피맺힌절규는 남에게 방해가 된다며 절재를 해야했고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크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는 아이엄마의 웅얼거림은 갈대숲에
바람소리처럼 쓸쓸하고 스산했습니다.
푹신한 아이 침대에 엎드려재웠고 우유가 토해져 나와 기도를 막았다는군요.
혹시 아이키우시는 젊은 엄마가 이글을보신다면 꼭,꼭,조심하시기바랍니다.
어제까지 기고 웃고 온갖 재롱을 떨어대던 그귀여운아이가 냉동실이라니요.
작은관에 담겨져 그렇게 화장터를 향했고 미안함에 죄책감에 그렇게 영구차를
따르는 가족들의 차량은 길게 줄을이었답니다.
정말 작은 한줌재가 되어 하얀국화송이 하나하나에 뿌려져 그렇게 물결따라
흘러갔어요!
보낼수 없다며 가슴에 묻겠노라 재를 입에 털어넣는 동생을보며 어찌 살아내려는지....
오늘 창밖을 우두커니 보고 서있다 이제 앙상하게 가지만남은 나무에게 중얼거려봅니다.
"아가야!난 너에 고모였단다."
고운 사다리를 타고 하늘나라로 오르다 뒤돌아 보며 고모라고 한번쯤 불러줄려는지....
사람의 목숨도 유리그릇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순간에 와장창 깨저 버리는....
이렇게 아까울수가요!
이렇게 허망할수가요!
이렇게 서러울수가요!
제가 가진 고민들이 제가 가진 어려움이 정말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