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때가 있었다.
견디기 힘든 이 시간들이
이리 더디 가는게 아니고
영화 속 장면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듯
그렇게 갔으면 싶을때 말이다.
왜 있쟎아. 그런 장면.
괴로움을 극복하는게
사람 힘으로 안될때는
결국엔 세월이 약이다 해서
그렇게 힘들어 하던 주인공이
눈 동자에 아무것도 안 담고
마음을 비우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생활 하는 장면이 클로즈업이 되면서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더란 말이지.
어떻게 ?
이렇게...
꽁꽁 언 개울의 얼음 속에서 물이 돌돌 흐르고
녹음이 우거진 숲에 장마비가 지나고
그 녹음이 다시 붉은 단풍이 되어 온 산을 뒤덮고
그 산에 눈이 쌓여 발자국도 지워지는 장면
뭐 이런거.
이러면서 계절도 지나가고
아픔의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더란 말이지.
그래서 다시 등장한 여자 주인공은
머리를 쌍둥 잘랐거나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거리를 걷고 있고...
뭐 이런거.
내도 그럴때가 있었다.
내 힘으로는 도무지 이겨낼 수도 없어서
그저 시간이 약일 수 밖에 없는 극단적 처방을 내렸는데
근데 그 시간이 이놈의 영화속 장면처럼
후다닥 흘러가 줘야 되는데
니~ 미
안가더란 말이지.
안가는게 아니고 가긴가지.
너무 더디게 가더란 말이지.
하루가 여삼추야.
미치겄어.
나도 영화속 여 주인공처럼 머리 쌍둥 자르고
좀 더 성숙하던지, 경쾌하던지 하는 변화가 있어야 되는데
시간도 아니 갈 뿐 아니라
나는 더 깊이 나락으로 빠지고 있더란 말이지.
이럴땐 참말로
환장하지~
그거 겪어본 사람만 알지.
지금은 어떠냐구?
글쎄.
그건 담에 얘기 해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