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몇 달만에 씨꺼먼 구름이 하늘을 덮는가 싶더니
비가 오는둥 마는둥 고작 물방울 몇방울 떨어지고 말더니만.
오늘은 오후에 잔디가 살짝 젖을 정도로 비가 왔다.
그래도 오늘 밤에는 단 몇시간 만이라도 비가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씨꺼먼 하늘을 바라다 본다.
한 겨울. 밖같보다는 안이 더 추운 이곳. 종일 가스난로를 켜놓고
지내어야 하는 것은 한국처럼 방 어느구석 하나 따뜻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날씨도 춥고 마음도 추운 날. 오랫만에 딸아이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시드니로 올라와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니?” 아빠의 물음에
말을 못하고 있는 딸아이. 지금 그아이의 심정도 말이 아닌데.
지난달 시험기간 동안 한날, 아침에 배가 많이 아프다고 화장실을
계속간다고 전화가 왔다. 오늘 보는 과목이 어려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구나 생각되어 짧게 기도하여 주고
너가 중요하지 시험이 중요한것 아니니 편안한 마음으로 보라고
말하여 주었는데 그 과목이 점수미달이 되어 재시험을 보겠느냐고
연락이 되었나 보다.
아예 많이 모자라면 다시 하여야 하는데 불과 2점 차이라
기회를 주는것 같았다. 재시험 비용도 다른 학과는 3,4백불이면 되는데
법과목은 완전 2배가 훨씬 넘어 비용 또한 엄청났다.
얼마전 40넘은 아는 아줌마가 네트워크 엔지니어링 공부를 하고 있는데
마지막 시험보러 가는 중에 차에 기름이 떨어져 깡통들고 주유
소로 뛰고하였지만 시간에 늦어 시험을 보지 못하여
3일을 속상해 하였고 재시험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차에 기름이 없으면 빨간불이 들어와 신호를 주는데 고물차라 다음 주유
소까지 가려니 하였는데 갑자기 멈추어 버린것이다.
남의 이야기지만 참으로 안타까워 하였었는데.
금새 딸아이의 이야기로 번져온 것이다.
한국은 대학 들어가기만 하면 어떻하던 졸업은 하다는데 여기는
들어가는것 보다도 졸업하기가 훨신 쉽지 않아 졸업 못하는
퍼센테이지가 한국아이들이 가장 높다고 한다.
그것은 가장 우선순위인 본인이 하고 싶은 과를 들어가야 하는데
점수나오는 대로 과를 선택하는 것이고
그리고 고등학교땐 학원등에서 열심히 과외공부등 도움을 받는데
들어가서는 혼자 하려니 힘이 드는것이다.
딸아이는 문학을 한다고 결정하였는데 끝무렵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법과 같이 복수 전공을 택하였다.
집에 와있는 동안 피곤하다며 계속잠만 자고 들락날락 거리면서
계속 먹어대는 것이.. 많이 힘들었구나 싶어 안스럽기도 하였지만 …
이제 시작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숙사에 있지만 그곳에서 나오는 밥은 싫고 시간도 맞추기 쉽지않아
본인이 밥을 하여먹는 곳에 있는데 이곳 보다도 훨씬 추운날 손수하여
먹기가 싶지 않으니 마냥 쉬운것으로 때우고 하는 것이 안스러워 남편은
이곳으로 옮겨오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어차피 뜻을 세우고 갔는데.
가족들이야 처가집 식구들만 여기있고 모두 한국에 있으니 그나마 달랑
아이둘에 큰아이는 머리가 클수록 더욱 바쁘게 나돌아 다녀 얼굴보기도
쉽지 않고 딸아이에 가는 연민의 정은 남편이 훨씬 더 큰가보다.
학교마다 방학기간도 달라 그곳은 이곳보다 또 한주간 빨리 시작하여
다음주일에 내려가려 하였는데 다음주 주중 아직 결정되지 않은 시험
날짜때문에 이번 주일 할머니 생신지나고 월요일에 아침에
내려가겠노라고. 다음 주간에 다른 계획들이 있었지만 억지로
되는것이 아니니 하는수 없는일.
꽁꽁얼려 갖고 갈수 있게 불고기감가 장조림감을 사갖고 왔다.
있으면 편리하게 먹을수 있으나 많은 양을 갖고 갈수도 없고
공동 부엌을 사용하기에 김치는 냄새가 나서 갖고가지 못하고.
방안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방이 적은 탓에 냄새가 베이고.
정 먹고 싶으면 가게에서 한두번 먹을수 있는 양의 김치를
비싼가격에 사먹는다고 했다. 켄베라는 한인의 수가 적어 한개의
한국식품점이 있지만 너무 비싸고. 중국식품점이 그래도 싸다고..
정상적으로 잘 마쳐야 5년 코스인데.
우린 서로가 너무 싶게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공부가 싶지도 않고 그기에다 여행비용을 마련하느라
아라바이트도 하여야 하고. 또한 좁은 공간의 불편함도 감수하여야 하고.
참으로 세상사는 쉬운일은 없는가 보다.
그래도 오늘도 알차게를 외치며서 두아이들 돌보면서 재시험에 대비하고
있는, 결과가 나오면 마스타 코스에 진학할 위대한 40대 아줌마와 그리고
딸아이가 이 계기를 좋은 경험으로 삼아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며 힘든 고비들을 잘넘길수 있기를 바라고 항상 건강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