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을 간단히 소개하면은요
남편과 저 그리고
사춘기의 조카
저희 큰아이와
이제 아가티를 벗어나는 둘째 아이 이럽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을 구별하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때론 사람하나 잘못 만나서
가정이 흔들리기도 하고
때론 평생을 함께갈 동반자가 되기도 하고
어려운때에 힘이 되어줄 친구가 되기도 하지요.
전 아직도 무조건 잘해주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가족은 절대적인 저의 아군이라 생각하고
철저하게 방어하려는 습관이 있구요.
낯선 민족들과 살다보니
한국 사람이라면 무조건 친절해지는
그리고 자꾸 사귀고 싶어지는 점도 있구요.
주변에서 오랜 생활을 하신 분들은
때론 같은 민족 안에서 더 질이 나쁘게 변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합니다.
전 그때만 맞아 맞아 하고는
잊어버리고 또 반가운 얼굴을 만난듯 무조건 잘합니다.
그런데 남편이나 조카에게서
낯선 느낌을 발견하면
전 너무나 서글픈 패잔병처럼 느껴질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제가
오해받을 상황이 되어
내 본심과는 다른 결론이 나왔을때
남편은 절 나무랍니다.
생각이 짧다고,
그리고 실망했다고.
하지만 전 그러면 더 슬퍼질때가 많습니다.
그래요,
저라고 완벽라기만 하겠습니까?
그래도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기에 급급한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한번이라도 남편이 제게
정말 그런 생각으로 했어? 라고
물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저희 조카에게도
저의 대열에 함께 발을 맞춰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구요.
가족들처럼 오해가 쉽게 풀리면 얼마나
살기좋은 세상이 되겠습니까?
전 아직도 친구 하나 사귀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고
나의 마음을 바로 읽어 주는 이를 찾기가 눈물겹습니다.
어데에
나의 영원한 아군이 숨어있는지
아니면 저의 생각이 짧아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인지..
살아갈수록
"지란지교"라는 글이
허상으로만 그칠까 걱정이 됩니다.
오늘도 어제도
많은 얼굴을 대했는데
아직도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제 인생의 길이가 짧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오늘도 한번 버티어 볼랍니다.
어디엔가는 제가 알지못하는
삶의 비밀이 숨어있을지
모르지 않습니까?